9개 교단의 한기총 성토 모임, “공식 입장 아니다”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교단장들, 대부분 참석 않았고 논의된 내용도 모르거나 반대

지난달 28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이하 한기총) 실행위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된 개혁안(정관·운영세칙·선거관리규정)과 관련, 9개 회원교단이 모여 강력히 반대할 것을 결의했다는 일각의 보도가 있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의 보도에 따르면 8일 오전 예장 통합·백석·대신·개혁·합신·고신·기하성(여의도)·기하성(서대문)·예성 등 9개 교단이 모여 한기총 정관 등을 원상회복 않을 시 회비 납부를 유보하겠다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취재 결과 특히 9개 교단 중 이날 모임에 교단장이 참석한 곳은 거의 없었으며, 교단장이 직접 참석한 교단의 경우에도 아직 공식 입장이 정해진 곳은 없었다.

먼저 통합측 박위근 총회장, 백석측 유중현 총회장, 대신측 강경원 총회장, 합신측 권태진 총회장, 고신측 정근두 총회장, 기하성 여의도측 이영훈 총회장, 기하성 서대문측 박성배 총회장은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을 뿐더러, 이날 논의된 내용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백석 유중현 총회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으며, 고신 임종수 사무총장도 “우리 교단과는 전혀 관계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한 교단 관계자도 “총회장님이 출타중이셔서 다른 임원이 대신 참석했으며, 그 역시 참석 요청이 와서 갔을 뿐 우리 교단은 정치적인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총회장이 직접 참석한 개혁측(총회장 황인찬 목사)과 예성(총회장 석광근 목사)의 경우에도 아직은 교단 차원의 공식 입장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두 교단 관계자들은 “아직은 개인적인 생각이며, 회비 납부 유보 등의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임원회를 거쳐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교단들의 경우 “총회장의 개인 행동일 뿐”이라는 내부 여론도 있어, 교단 공식 입장을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한기총 관계자는 이같은 일부의 주장에 대해 “실행위 당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의견을 개진하지 않고, 이미 압도적인 지지로 정관 등 개정안이 통과된 뒤에 여론몰이식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며 “허위사실 유포나 비방으로 현 지도부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한국교회의 혼란을 부추기는 일련의 행위들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움직임은 내년 대표회장 선거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모임을 주도한 것은 대부분 내년도 대표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이 속해 있는 교단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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