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정교회의 굴욕… 5750만 달러로 가톨릭에 매각

워싱턴=권나라 기자  nrkwon@chdaily.com   |  

3년간 현 건물 임대 조건… 이후 근처로 이전 계획

▲교회 파산 이후 최근 가톨릭에 매각이 결정된 수정교회 예배당.

▲교회 파산 이후 최근 가톨릭에 매각이 결정된 수정교회 예배당.

가든그로브 수정교회 부동산이 가톨릭 OC 교구에 매각된다. 17일(이하 현지시각) 샌타애나 연방 파산법원 로버트 콴 판사는 수정교회 부동산 매입자를 가톨릭 OC교구로 최종 결정했고, 이에 따라 OC교구는 총 5,750만 달러에 수정교회 본당과 부속 건물을 매입하게 됐다.

당초 수정교회를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던 채프먼대학교에 대해 교회 창립자인 로버트 H. 슐러 목사(85세)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채프먼대학교에는 건물을 팔 생각이 없다”며 “언젠가 비종교적인 목적으로 건물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OC교구 측은 수정교회에 제시한 매입 조건에 교회 기존 시설을 최대한 보존하는 한편, 도서관과 방문센터를 만들어 수정교회 창립자 로버트 슐러 목사의 업적을 널리 알리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슐러 목사의 딸이자 현재 수정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콜맨 목사는 성명서에서 “가톨릭에 건물을 매각하는 것이 매우 마음이 아픈 일”이라면서도 “여전히 하나님께서 기적을 행하실 시간은 충분히 있다”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번 매각으로 수정교회는 건물의 대부분을 재임대할 수 있는 옵션을 획득하게 됐고, 앞으로 3년 내에 새 건물을 찾아 이전해야 한다.

수정교회 교인인 밥 캔필드 씨는 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교회 행정위원회의 결정은 우리의 사역을 찢어놓고 있다”며 “결국에는 모두 돈 문제인데, 그걸로 인해 교인들은 사역을 잃게 됐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로버트 H. 슐러 목사가 설립한 수정교회는 작년 10월 파산 신청 이래로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채무를 지불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예배당 가운데 하나인 수정교회 본당 건물은 그 이름처럼 온통 유리로 뒤덮인 벽면과 세계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으로 널리 알려져 왔으며, 지난 50년간 방송되며 수많은 시청자들을 모으고 있는 주간 TV 설교 ‘능력의 시간(Hour Of Power)’이 촬영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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