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철저한 대처 의지… 공개 사과 없인 뒤집기 어려울 듯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이하 한기총)가 확고한 이단 대처 의지를 보여줬다. 한기총은 18일 긴급 임원회를 갖고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단 문제에 미온적이라는 일각의 비난을 일축하고, (이단들을) 철저히 조사한 뒤 그 결과를 밝히겠다고 선포했다.
특히 한기총은 ‘통합측 최삼경 목사와 삼신론·월경잉태론 이단의 건’에 대해 “최삼경 목사에 대해서는 삼신론과 마리아 월경잉태론을 주장했으므로 엄벌해 달라는 진정서가 7개 교단에서 들어왔다”며 “이에 임원회의 위임을 받은 질서위에서는 그간 논란이 된 최삼경 목사의 글과 강의 내용 등의 모든 자료를 입수해 조사한 결과, 심각한 이단이자 신성모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다음 주부터 본격 소환해 청문회를 갖고 이를 추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삼경 목사는 과거 지방교회측과의 논쟁 도중에는 삼신론 이단 사상을, 평강제일교회측과의 논쟁 도중에는 월경잉태론 이단 사상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문제가 된 그의 주장은 “하나님은 한 영이 아니라 세 영들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이 (마리아의) 월경 없이 태어났다는 말 속에는 예수님의 인성이 부정되고 만다” 등이다.
삼신론과 월경잉태론 논란은 기독교 신앙의 근간과 관련된 중대하고 민감한 사안이기에, 범교계적으로도 비판 서적이 출간되고 세미나가 개최되는 등 많은 논란이 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목사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거나 자신의 입장을 철회한 바가 없다. 오히려 자신에 대해 비판하는 이들은 모두 이단 혹은 이단옹호자들로 치부하며 논란 자체를 차단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또한 그가 속한 예장 통합측은 타 교단 인사들의 이단성 의혹에는 엄격했던 반면, 최삼경 목사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관대한 모습을 보여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통합측은 최삼경 목사의 삼신론과 월경잉태론 주장에 대해 지금까지도 큰 문제를 삼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를 이대위원장으로 세우기도 했다.
최삼경 목사에 대해 비판 서적을 출간하기도 했던 한 목회자는 그 원인을 “(최삼경 목사를 내치면) 최 목사와 함께했던 모든 일들이 모조리 부정되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손해배상까지 해 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기총은 이번 성명에서 “통합측은 무슨 압력에 의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교회에서 원성이 자자한 최삼경 목사를 이대위원장으로 세워 비호하고 있다”며 “차제에 통합측 자체 내에서도 전직 정치부장과 이대위원장 및 이단상담소장이 공식 문제 제기한 바 있는 최삼경 목사를 해직하여, 한국교회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 문제를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삼경 목사는 이번 한기총의 입장 표명과 관련, “왜 소명 기회를 주지 않았느냐”고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이다. 최 목사는 일찍이 자신에게 이단정죄를 당한 이들이 그같은 항의를 했을 때, “이단은 거짓말을 잘하기 때문에 만나는 것보다 자료를 통해 조사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사전에 당사자를 만나게 되면 오히려 연구의 순수성이 의심받을 위험이 있다. 무엇보다도 책과 테이프만큼 객관적인 자료가 어디에 있겠는가? 문제를 삼으려면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서 문제를 삼아야 옳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답한 바 있다.
한편 이같은 상황에서 21일(월) 열리는 한기총 질서확립대책위의 최삼경 목사 소환 청문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삼경 목사가 문제의 주장들을 한 것 자체는 이미 명백하기에, 그가 이를 공개 사과하고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 이상, “심각한 이단이자 신성모독에 해당한다”는 한기총의 판단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