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교회는 창조적 소수, 미국사회 모델 돼야”

김앤더슨 기자  jgryoo@chtoday.co.kr   |  

연구 및 교류 위해 콜럼비아신학대학원 방문 중인 이규민 교수

지난 8월 콜럼비아신학대학원을 방문, 6개월간 학문 연구 및 교류 과정을 갖고 있는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이규민 교수(사진)를 만났다.

프린스턴신학대학원 석사·박사 과정을 마치고 계명대학교 신학과장과 호남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등에서 활동하다 20여년 만에 미국을 방문한 이 교수는 <신학과 교육학의 학제간 연고로서의 성서적 기독교 교육에 관한 연구>, <기독교 교육과 영성> 등 두 편의 논문과 <기독교 교육과 발달 심리>를 집필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와 신학을 두루 경험하며 연구하고 있는 이 교수로부터 이민교회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표정이 밝다. 미국에 오니 어떤가.

“영성의 부흥과 재충전을 경험하고 있다. 매일 벅찬 감동이 느껴지고 계속해서 말씀을 전하고 싶다. 예배가 기다려진다. 지난 9월부터 미국학교에서는 이례적으로 한인학생들을 중심으로 새벽기도도 갖고 있는데 정말 좋다. 방학기간에는 자체적으로 모여 신앙 사경회도 갖기로 했다.”

-이민교회를 살펴보니 어떤가. 과거와 다른 점이 있나, 한국과는 어떻게 다른가

“과거 이민교회는 연합이 잘 됐지만 지금은 결집력이 많이 약해졌다. 1세와 1.5세, 2세의 협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한 개인주의가 교회로 스며들어 개교회 중심이 돼 버렸다. 그러나 이민교회는 한국교회보다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갈급함이 더 크다. 찬양과 기도에 대한 열정이 있다. 한국에서는 많은 성도들이 귀차니즘에 빠진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이민교회에서는 힘든 일에 나서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민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이민교회는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자원의 결핍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여기에는 인적, 물적, 프로그램, 정보의 결핍 등이 있다. 한국의 경우 교회가 작더라도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필요한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민교회에는 그런 인프라가 부족하다. 교단 차원에서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 되야 할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교회의 문화지체현상 해소이다. 과거에는 교회가 경제,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사회를 앞서갔다. 하지만 사회가 급격하게 성장했다. 교회는 이를 적절히 수용하고 교회에 맞게 창조적으로 변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성(기독교적 정체성)과 전문성(지식, 능력, 자원), 인성(도덕, 윤리, 성품)을 함께 갖춰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성이다. 영성이 있으면 나머지가 조금 부족해도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는 데 있어 이민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창조적 소수를 통한 하나님 나라의 확산’이다. 씨앗은 크지도 않고 많지도 않지만 생명이 있다. 이민교회는 소수지만 생명이 있기에 창조적 소수로서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주고 실현해 가야 한다. 미국사회의 모델이 되고 도전이 되야 한다. 가루 서말 속 누룩처럼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이민교회를 향한 바람이 있다면

“이민교회나 한국교회 모두 평양대부흥운동의 영성과 정심을 회복하길 기도한다. 유럽교회는 기독교과 사회, 문화 속에 뿌리 내렸지만 정체성을 잃어버리면서 쇠퇴했다. 교회가 관광지가 되고 술집이 됐다. 한국교회가 ‘회오리 영성’을 가져야 한다. 역동성을 가지고 저변을 확대해 가야 하지만 그 핵심은 반드시 살아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평양대부흥운동의 영성을 회복하고 전통적, 역사적 한국교회 DNA를 전파할 때 세계의 등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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