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에 불나면… ‘타지 않는 나무’로 짓자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난연처리 목재 개발한 동양특수목재산업

경기도 평택의 A교회. 몇 해 전 예배당을 증축한 이 교회는 아름다운 외관으로 지나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만, 최근 불상사를 당했다. 바로 화재 때문. 교회 대부분이 나무로 지어져 작은 불씨였음에도 큰 화제로 이어졌다. 불은 순식 간에 교회 절반을 집어 삼켰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예배당을 잃은 교인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교회도 예외일 수 없다. 장의자와 십자가, 강대상 등 목재가 많이 사용되는 특성상 언제고 화재에 노출될 수 있 때문이다. 특히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철엔 더욱 그렇다. 최근엔 성전 건축이 신식화돼 예전에 비해 화재의 위험성이 다소 덜하지만 그럼에도 목재는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목회자들의 고민이 깊다. 목재를 쓰자니 불이 날까 걱정이고 목재 대신 시멘트나 화학 제품을 쓰자니 교인들의 건강 문제가 걸린다.

결국 불에 잘 타지 않는 목재가 답이다. 자연친화적인 나무로 성전을 지으면 외관의 아름다움은 물론, 교인들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단 한 가지, 불에 타고 썩는다는 게 문제였는데 불에 타지 않고 잘 썩지도 않는다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지난 60년 간 오직 목재품만을 만들어 온 동양특수목재산업(대표 이상률)이 최근 ‘난연처리’ 방식을 개발, ‘불연목재’(동양안타우드)라는 획기적인 목재품을 생산케 됐다.

▲동양특수목재산업이 최근 개발한 난연목재. 불에 타지 않는 목재로 SBS 8시 뉴스에 방영되기도 했다.  

▲동양특수목재산업이 최근 개발한 난연목재. 불에 타지 않는 목재로 SBS 8시 뉴스에 방영되기도 했다.  


난연처리란 일반 목재에 특수처리 방식을 적용, 나무 고유의 타는 성분을 제거하고 부패를 반 영구적으로 늦춰 목재의 기능을 탁월하게 개선한 신기술이다. 특히 일반 화학처리와 달리 천연목재의 특성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동양특수목재산업이 지난 8년 간 연구, 개발해 최근 특허까지 획득했다. 동양특수목재산업은 이 난연처리 기술로 국내는 물론 세계건축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이상률 대표

▲이상률 대표

그러나 동양특수목재산업 이상률 대표는 이 기술을 먼저 성전을 짓는데 사용하고 싶어 한다. 모든 걸 하나님께 먼저 드린다는 그의 평소 신앙 철칙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과거 한 건물이 불타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나무로 되었으면서도 불에 강한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거쳐 신기술을 개발, 난연처리된 목재를 생산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신기술은 하나님의 집을 짓는 성전건축의 새로운 신소재로 사용, 그 동안 콘크리트와 중국산 화학비닐로 치장을 해 온 내부인테리어 마감재들을 대신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사실상 이 기술이 적용된 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무라는, 솔로몬의 성전건축에 사용되기도 한 백향목을 능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향후 건축계, 특히 교회건축에서 천연목재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세기 웰빙열풍은 건축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인데, 나무에선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피톤치드’가 생성돼 웰빙건축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목재, 특히 천연목재는 더 없이 안성맞춤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예배실, 기도실, 수양관, 유치원 등을 구비해야 하는 교회로선 난연처리된 천연목재 건축이 필수일 수밖에 없다고 그는 강조한다.

이 대표는 “교회선교원, 학교시설, 유지원, 어린이집은 천연목재로 시공하는 것이 아이들 정서와 건겅에 유익함은 백 번 말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며 “이제 화재와 부패 걱정 없이 나무로 된 건물을 지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기술을 먼저 하나님을 위한 성전을 짓는 데 사용하고 싶은 것이 오랜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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