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총회, 10년째 한 사람의 도구로 이용당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전 정치부장 이정환 목사, 진정서 제출

▲이정환 목사(통합 전 정치부장).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정환 목사(통합 전 정치부장). ⓒ크리스천투데이 DB

통합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가 제출한 ‘한기총 이단 연루자들에 대한 보고서’에 당초 포함돼 있던 통합측 전 정치부장 이정환 목사가 총회장에게 진정(해명)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총회는 26일 임시 임원회를 갖고 이대위가 제출한 보고서를 채택했는데, 보고서에는 홍재철 목사(합동), 박중선 목사(합동진리), 조경대 목사(개혁) 등 3인이 이단을 옹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조사 대상에는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과 이정환 목사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 목사는 진정서에서 “도대체 언제까지 총회가 이렇게 한 사람의 기만과 명예의 도구로 이용당할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원칙에 입각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피면 모든 것이 분명하게 밝혀질 것임에도 그같은 노력은 생각지도 않고 허위사실을 기재한 서류 한 장에 총회 중요한 부서가 놀아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서두에서 언급했다.

이번 총회 이대위가 보고한 소위 ‘한기총에 활동중인 이단옹호자 대책’에 대해서는 “지난달 19일 한기총에서 최삼경 목사가 이단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자 이에 보복할 방법을 찾다가, 지금까지 최삼경 목사가 해온 방법대로 자기가 소속된 서울동노회를 통해 ‘한기총에 활동하고 있는 이단 관련자에 대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청원서를 총회에 제출하게 했고, 총회에 접수된 청원서를 이대위원장 최삼경 목사가 넘겨받아 지난달 24일 이대위를 소집했다”며 “최 목사는 위원들이 한기총에서 활동하는 이단 관련자들을 알지 못하니 대상 이대위 임원에게 위임해달라고 한 뒤 자신이 위임을 받아 자신을 이단이라 발표한 길자연 목사 등을 표적으로 선정하고 지난 15일 총회 이대위에서 일부 위원들의 반대에도 임원회에 보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 목사는 “지난 5년 동안 최 목사가 입에 거품을 물고 칭찬하던 길자연 목사를 이단 옹호자로 보고서에 넣어놓았다”며 “이것만 봐도 얼마나 자의적이고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입맛대로 골라서 선정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목사는 “결국 자신을 비판한 사람을 총회의 이름으로 보복하려는 목적에서 자기가 자신의 노회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이대위원장 자리에 앉아서 자신이 제출한 그 인사들을 이단 옹호자로 선정하고, 자신이 보고서를 만들어 총회에 보고하는 10년간의 수법을 또다시 그대로 사용해 총회 이름으로 정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가 이대위를 통해 보고한 절차도 이대위 규정을 무시한 처사라고 이정환 목사는 전했다. 이 목사는 “총회 이대위에는 엄연히 조사분과위원회가 있고, 이단 관련자 조사는 조사분과를 통해 조사한 후 전체 회의에서 결정돼야 함에도 이번 문제는 최삼경 목사 혼자 시작부터 끝까지 다 해 버렸다”며 “더구나 조사 대상자들에 대해 사실확인이라는 최소한의 절차도 생략하고 최 목사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요식행위를 거쳐 총회장께 보고했다”고 했다.

이정환 목사는 “이같은 최 목사의 수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역대 총회 임원들은 지금까지 어느 한 사람도 관심이 없고, ‘내 일도 아닌데 관여할 필요가 뭐 있느냐’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음을 개탄한다”며 “지난 95회기 이단관련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황승룡 목사)의 학자적 양심에 기대를 걸었지만, 역시 최삼경 목사를 비호하고 한 마디로 면죄부를 주는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을 보면서 우리 교단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비감마저 생겼다”고 토로했다.

95회기 통합 이단관련특별조사위는 최 목사의 월경잉태론에 대해 ‘신성이 부정되는 사상’이라고 했지만, 결론은 ‘이단성 없다’는 것이었다. 최 목사의 월경잉태론을 조사했던 제91회 합동측 총신대교수회 보고서에서도 ‘정확하지 못한 말이요 불필요한 사색’이라고 지적했지만 결론은 ‘신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단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목사는 이에 대해 “월경잉태론에 대해 통합측은 신성이 부정되는 사상이라 했고, 합동측은 신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다른 결론이 나왔지만, 보고서의 공통점은 월경잉태론이 잘못임을 지적하고도 면죄부를 주기 위해 이단성 없다는 결론을 내린 점”이라며 “저는 총회 결정을 존중하지만, 개인적으로 최삼경 목사의 주장이 이단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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