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일터를 ‘영적 성장의 터’로 바꿔보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생활 신학자’ 폴 스티븐스의 <일 삶 구원>


일 삶 구원
폴 스티븐스&캘빈 웅 | IVP | 256쪽 | 12,000원

“일터에서 당신의 영성은 안녕하십니까?”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주일’과 ‘평일’의 삶이 너무도 다른 자신의 모습에 절망하곤 한다. 우리에게 시민권이 ‘두 개’ 있기 때문일 테지만, 평일엔 마치 그 ‘하늘 시민권’이 없는 듯 행동하고 싶거나 그렇게 해야만 할 여러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평일에 맞닥뜨리는 삶의 디테일한 현장마다 시원스런 답을 주지 못하는 교회와 신학의 책임도 없진 않다.

새해를 앞두고 “이렇게 살 내갸 아니야” 다짐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폴 스티븐스와 앨빈 웅의 조언, <일삶구원(IVP)>이다. 저자 폴 스티븐스는 잡역부, 회계, 사무직을 경험했고 목수 일을 하면서 자비량 목사로 사역하는 등 ‘일터 경험’이 풍부하다. ‘예배당에 갇힌 신학’이 아닌, 삶의 현장을 무대로 삼는 ‘생활 신학’의 선두주자. 앨빈 웅은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금융분석전문가, 통신회사 관리자 등으로 일하다 영성 및 일터 신학을 공부했다.

앨빈은 역설적이게도 말레이시아 절대 다수인 무슬림들로부터 ‘일터 영성’을 발견했다. 그의 무슬림 동료는 “무슬림이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넘어 일할 때도 기도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라며 “오늘날 많은 무슬림 국가가 부패와 불의, 불공평으로 얼룩진 것은 무슬림들 사이에 신앙과 일이 단절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폴과 앨빈은 먼저 ‘왜’ 일하는지부터 묻는다. “왜 일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다. 까뮈가 ‘일이 영혼을 상실하면 삶은 숨이 막혀 죽을 것’이라 갈파했듯, 일의 영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나님은 (일터를 포함한) 모든 곳에 계시고, (일하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진리는 이들 사역의 대전제다.

일터는 이처럼 ‘영혼의 격전지’다. ‘교회 안’처럼 영혼의 안식이 없다. 일터에서 이뤄지는 많은 생각과 결정에 둘러싸여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영혼에 죄악이 스며드는지도 모르고 넘어간다. 자칫 마음의 열쇠를 사탄에게 갖다 바칠 수 있다. 깨닫지 못하는 사이 직원들의 사고방식과 조직의 구조, 회사의 목표 안에 ‘죄의 정욕이 역사(롬 7:5)’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하나님과 협력하여 일터의 죄악들과 싸울 때, 우리는 사도 바울이 성령의 열매라 부른 아홉가지(갈 5:22-23)를 구현할 수 있다. 그 결과 기도와 감사, 순결은 우리 삶의 특징이 된다.

이들은 일터에서 활력있게 일하지 못하도록 우리를 방해하는 ‘내적 갈등의 실체’를 밝혀내고, 생명의 자원들을 제공하시는 성령과 사귀며 ‘성령의 열매’를 맺으며, 일의 중심에 하나님을 모실 때 성령이 인도하시는 ‘삶의 결과’를 상상하는 순서로 논의를 진전시킨다. 이 세 가지가 책의 세 부분이고, 각각 9가지를 제시한다. ‘영혼을 갉아먹는 일터의 아홉 가지 죄악’과 ‘일터 영성을 되살리는 아홉 가지 자원’, ‘일터 영성의 아홉 가지 열매’ 등이 각각 연결된다. 책 구성을 요약하면 다음 표와 같다.

▲일터에서 영적 성장을 가로막는 아홉 가지 죄를 극복하고 성령의 열매를 맺으면서 성령의 인도대로 사는 삶을 사는 길. 책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일터에서 영적 성장을 가로막는 아홉 가지 죄를 극복하고 성령의 열매를 맺으면서 성령의 인도대로 사는 삶을 사는 길. 책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첫번째 ‘자만’을 보자. 먼저 자만이란, ‘자신을 최고로 여기며 자기 안에 갇히는 것’으로 정의내린다. 자신의 성과에 대한 인정을 독차지하는 ‘단독 비행사’와 거드름을 피우며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참을 수 없어’ 등 일터에서의 두 자만 유형을 제시하고, 자만에 이르는 12단계 사닥다리에서 자신의 위치를 점검한 후 ‘겸손’이라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실천과제를 던진다.

‘자만’은 ‘기쁨’이라는 자원으로 되살릴 수 있다. 우리 자신을 제일로 추켜세우는 자만과 달리, 기쁨은 하나님을 높이며 경배하는 데서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음을 다해 일할 때, 일은 하나님의 임재와 기쁨을 누리는 통로가 된다. 기쁨은 우리가 왜 일하고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알 때 시작된다.” 여기서도 실천과제가 주어진다.

기쁨을 통해 ‘쉼 없는 기도’라는 열매가 맺힌다. 이는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사귐이다. 기도가 없다면 우리의 일은 힘을 잃고, 기도와 일은 함께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자만을 극복할 수 있다. 저자들은 “우리 삶에서 성령이 하시는 일은 이 아홉 가지보다 훨씬 많고, 이는 시작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장을 아는 사역자들답게 바로 적용이 가능하도록 구체적이고 간결하게 정리했다. 일터에서 매일 맞닥뜨리는 좌절과 도전, 불확실성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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