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교회들, 예배 장소 대거 상실 위기

뉴욕=김대원 기자  nydaily@gmail.com   |  

시 당국, 2월 12일까지 예배 금지 및 퇴거 명령

▲교협 임원 및 협동총무들을 상대로 설명 중인 박재진 변호사.

▲교협 임원 및 협동총무들을 상대로 설명 중인 박재진 변호사.


현재 뉴욕시에서 공립학교를 빌려 예배를 드리는 한인교회들이 2월 12일까지 장소를 비워줘야 하는 위기에 처해 긴급히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뉴욕시가 2월 12일까지 모든 종교기관에 대해 공립학교에서의 예배를 금지하고 퇴거 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현재 수많은 한인교회를 비롯한 미국교회들이 기존의 공립학교 장소를 떠나 다른 예배 장소를 급하게 물색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가격이 저렴했던 공립학교와 달리, 새로운 예배 장소들은 구하기 매우 어렵거나 구한다 해도 장소 대여비가 너무 비싸 계속되는 불경기 가운데 교회 운영에 큰 위기를 겪게 한다.

공립학교에서의 예배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미 10년 전 뉴욕주 대법원에서 “뉴욕의 모든 종교기관은 공립학교에서 교육 등의 활동은 가능하지만 예배는 금지한다”는 내용의 판결이 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집행기관인 뉴욕시에서 지금까지 교회들의 공립학교 예배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고 있었기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5일 뉴욕주 대법원이 공립학교의 예배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소송에 대해 기존 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고, 뉴욕시는 이를 계기로 공립학교에서의 모든 종교기관에 대한 퇴거 명령을 내려 실제 한인교회들을 비롯한 미국교회들이 강압적인 퇴거 압력을 심각하게 받고 있다. 뉴욕시가 당초 명령했던 퇴거 기일은 1월 1일까지였으나 현재 2월12일로 기간이 약간 늦춰진 상태다.

현재 뉴욕시 내에서 공립학교를 빌려 예배를 드리는 종교기관은 월스트릿저널 등의 주요 미디어에 따르면 160개에 이르고 있으며, 자유롭게 예배장소를 사용하는 개신교의 특성상 공립학교 예배를 드리는 160개 종교기관 대부분이 개신교회들이라는 분석이다. 뉴욕시의 명령이 강압적으로 계속될 경우 현재 초등학교 채플실을 빌려 예배를 드리고 있는 맨하탄 뉴프런티어교회(담임 류인현 목사)는 2월12일까지 7백여명의 성도들이 길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등 많은 한인교회들이 예배를 온전히 드릴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관련법 뒤집기는 힘들어… 기간 연장이 현실적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뉴욕교협 등의 교회기구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청되고 있다. 실제로 뉴욕교협은 4일 오전 열린 신년하례예배 준비모임을 통해 뉴욕인권센터 박재진 변호사(뉴욕예일장로교회)로부터 관련 법을 비롯한 이에 대한 대안 등의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재진 변호사는 “뉴욕주 법 자체가 공립학교에서 예배를 드릴 수 없도록 했지만 지금까지 그 적용의 문제에 있어 실질적인 압력이 없다가 최근 뉴욕시가 타협의 여지 없이 공립학교에서 종교기관들을 몰아내고 있다”며 “최근 한 흑인교회는 뉴욕시청 앞에서 시위를 가졌지만 보다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박재진 변호사는 “한인교회들이 공립학교에서의 종교기관 퇴거를 반대하는 서명에 적극 동참해 준다면 시의회에서 이 사안에 대해 이슈를 부각시키고 퇴거명령 기간을 늦출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관련 법을 뒤집기는 힘들지만 현실적으로 퇴거명령을 하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진 변호사는 “시장실과 교육국에 서명을 전달하고 정치인들을 상대로 설명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우선 한인교회들의 서명을 받는다면 큰 힘이 된다. 늦더라도 서명을 1월 중순까지 가능한 많이 교회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욕교협은 현재 이 사안에 대해 임원회 등의 논의를 거쳐 회원교회들에 서명 참여를 적극 요청할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설명을 들은 양승호 회장은 “회원교회들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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