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 아내 “오길남, 더 이상 남편 이름 팔아먹지 마”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겨레, ‘통영의 딸’ 구명운동에 대한 물타기 시도

▲요덕수용소에 수감중인 신숙자 씨와 딸 혜원·규원의 모습.

▲요덕수용소에 수감중인 신숙자 씨와 딸 혜원·규원의 모습.

‘통영의 딸’ 신숙자 씨 가족의 납북에 역할을 했던 음악가 故 윤이상의 부인 이수자 씨가 신씨의 남편 오길남 박사를 향해 “더 이상 윤이상 이름을 팔아먹지 말라”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이수자 씨와 딸 윤정 씨는 오길남 씨와 ‘통영의 딸’ 구명운동에 나선 방수열 씨를 윤이상에 대한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김정일 사망시 북한에 가서 조문하는 등 남·북한을 오가면서 부유한 생활을 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씨는 명예훼손 고발과 관련해 “계속 조용히 있다간 저쪽 주장이 정당화될 것 같아서 그랬다”며 “오씨와 남편은 그리 친밀한 사이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남편이 오씨에게 재입북을 강요하거나 가족 몰살 협박을 했다는 주장에도 “터무니없다”고 맞섰다.

이씨는 오씨가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탈북 한 뒤 정황에 대해 “우리 가족도 8년간 헤어져 산 경험이 있어 그 고통을 잘 알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썼다”며 “동베를린 북한대사관에 직접 찾아가 오씨 가족을 데리고 나오게 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신숙자 모녀 사진과 육성 테이프을 건네준 상황에 대해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가족들을 나오게 해달라고 우리가 부탁하니 그쪽에서 난감해했고, 최소한 사진이라도 우선 전해달라고 하자 거절하지 못해서 준 것”이라며 “그 양반도 오죽 힘들었겠나, 이해는 간다”고 했다.

이씨는 오씨에 대해 “1992년인가 느닷없이 본 주재 한국대사관에 자수한 뒤 ‘윤이상이 자기를 회유해서 북에 가도록 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해 어이가 없었다”며 “처음엔 가족 팔아먹고, 나중엔 윤이상 팔고 사는데 더 이상 윤이상이라는 이름 팔아먹지 마라. 우리만큼 오씨 가족 송환 위해 애쓴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라”고도 했다.

한겨레는 이날 토요판에서 ‘오길남 사건의 역사적 뿌리’ 등의 보도로 초점을 흐리며 북한 적십자회 문건에 신씨 모녀가 발견되는 등 국제사회 노력으로 결실을 맺어가는 ‘통영의 딸’ 구명운동에 대한 물타기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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