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계 거장 박재훈 박사, 오페라 ‘손양원’ 창작
국민동요 ‘펄펄 눈이 옵니다’, ‘시냇물은 졸졸졸’, ‘어머님의 은혜’ 외 100여곡과, 찬송가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 ‘지금까지 지내온 것’, ‘산마다 불이 탄다’ 외 500여곡을 작곡한 한국 음악계의 거장 박재훈 박사(토론토 큰빛장로교회 원로목사)가 기독교 창작오페라인 ‘손양원’을 선보인다.
박재훈 박사는 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온누리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작품을 쓰게 된 동기와 소감을 전했다. 먼저 박 박사는 “지난 2004년 여수에 있는 손양원 목사님 순교기념관을 방문했는데, 생전 손 목사님이 한센병 환자들의 고름을 입으로 빨아내는 사진을 보고 그 자리에서 엎어져 눈물을 흘렸다. 손 목사님은 불쌍을 사람들을 돕되 조건없이 돕는 분이셨다. 한국 땅에 이런 훌륭하신 목사님이 계셨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우리 겨레가 병에 걸렸다. 사람들은 사랑은 알지도 못하면서 돈이면 다 된다고 하고, 아이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교회는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고 법정까지 가서 문제를 풀려고 한다”며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 자신의 아들을 죽인 원수를 끌어안고 전쟁 속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끝까지 돌보던 손양원 목사님의 모습을 교회가 본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쓰게 됐다”고 창작 취지를 밝혔다.
극중 손양원 목사 역을 맡은 테너 이동현 씨는 “무대에서 순교한 후 흰 천이 덮이는 순간 가슴이 울컥하는 감정을 느꼈다”며 “기도하지 않고는 이 역을 맡을 수 없을 것 같다. 민족 지도자 손양원 목사님의 삶은 이 시대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진정한 신앙의 삶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애양원에서도 신사참배를 거부하던 손양원 목사는 1940년부터 8·15 광복 때까지 옥고를 치렀고 이후 1948년 여수·순천 반란 사건 때 동인·동신 두 아들이 좌익 청년들에게 총살을 당하는 비극을 맞았다. 반란이 진압된 뒤 범인들이 잡혔으나 손 목사는 이들을 용서했고, 총을 쏜 범인 중 하나로 죽은 시신에 확인 사살까지 했던 안재선은 사형장으로 끌려가기 직전 목숨을 건졌다. 손 목사는 그를 양자로 삼았고, 안 씨는 나중에 신학을 공부했다. 손 목사는 6·25전쟁 때에도 피난 요청을 모두 물리치고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 병원과 교회를 지키다가 1950년 9월 28일 북한군에게 총살당했다.
오페라 ‘손양원’은 박재훈 박사가 민족과 나라는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8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창작한 작품이다. 여러 민족 지도자들 중 최고의 사랑을 보여준 손양원 목사의 사랑, 헌신, 믿음을 통해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교훈을 주고 사랑을 나누고자 기획됐다. 특히 손양원 목사의 일대기를 사실적·감동적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재훈 박사는 평양 요한학교를 졸업하고, 동경 제국고등음악학교에서 수학했으며, 美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교회음악 석사학위를, 캘리포니아 아주사 패시픽 대학에서 명예 인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1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현재는 캐나다 토란토 큰빛장로교회 원로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오페라 ‘손양원’은 오는 3월 8일부터 11일까지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티켓예매는 SAC티켓 02-580-1300, www.sacticket.co.kr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