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도 공부도 성공?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오륜교회 올인 RPS 컨퍼런스 현장 20대 멘토들

▲올인 RPS 컨퍼런스에 참석한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올인 RPS 컨퍼런스에 참석한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연예인들이 화려하고 열광적인 공연이 끝난 무대 뒤에서 허무함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처럼, 수련회나 집회에 참석해 뜨거운 은혜를 체험했지만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삶, 여전히 죄를 짓고 있는 모습, 명확한 비전을 세우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는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구원받은 우리에게 아직 바뀌지 않고 남아있는 ‘습관’의 문제다. <게으름>, <개념없음>, <싫증> 등으로 성도들이 개혁해내야 할 습관들을 날카롭게 지적해온 김남준 목사(열린교회)도 이에 대해 본지 인터뷰에서 “성도들이 영적 변화도 받고 성경도 믿고 하나님도 사랑하는데, 삶의 태도가 잘못돼 있다”며 “거기에 발목이 잡혀 그 습성들이 하나님 앞에서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개혁하고 세상을 바꾸어라’는 비전 아래 국내외 곳곳에서 청소년들을 복음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라이즈업무브먼트도 이같은 고민 때문에 ‘습관변화 프로그램’ RPS(Riseup Planning School)를 개발, 지난 2010년부터 사역 현장에서 많은 열매들을 맺고 있다. 교회 뿐 아니라 중·고등학교 20여곳에서도 RPS를 통해 학생들이 학습과 생활 면에서 달라진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7일부터 3일간 서울 성내동 오륜교회에서 열린 2012 올인 RPS 컨퍼런스는 새학기를 앞두고 성령의 감동과 삶의 변화를 함께 도모하는 현장이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역대 최대인 13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석, 오전·오후에는 수면·경건·공부·플래닝·태도 등 5가지 습관에 대한 교육을 받고 저녁 집회에서는 뜨거운 찬양과 함께 성령의 임재하심을 체험했다.

컨퍼런스에서는 3일간 ‘관점의 변화’, ‘자기관리의 중요성’, ‘성경과 이슈’, ‘경건으로 시작하는 삶’, ‘균형의 키워드, 수면’, ‘Enjoy Your Life’, ‘이성과 감성’, ‘그리스도인의 플래닝’, ‘사명을 향해!’,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등의 강좌와 ‘기본 공부의 업그레이드’ 등 선택강의가 실시됐다. 매일 저녁에는 ‘모든 것을 이루는 힘’, ‘하나님을 위한 삶’, ‘자신을 개혁하고 세상을 바꾸어라’ 등의 찬양집회를 통해 불신자들의 결신을 이끌어내고 결단을 촉구했다.

▲이동현 목사가 저녁 집회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다.

▲이동현 목사가 저녁 집회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9월 서울에서 열리는 라이즈업 대회를 위해 지역 교회 사역자들을 만나 RPS를 설명하면, 어떻게 신앙생활도 제대로 하면서 공부도 잘 할 수 있는가? 그게 가능한가?’ 하고 묻는 분들이 많으셨다”며 RPS의 취지를 설명한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이동현 대표(라이즈업무브먼트), 이동호 사무총장(오륜교회 중고등부 교육디렉터), 고봉익 대표이사(TMD교육그룹) 등이 강사로 섬기고 있는데, 특히 RPS를 통해 변화를 체험한 대학생 멘토들을 습관교육에 투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20대 초반의 나이에 1천여명의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면서 컨퍼런스를 이끌고 있는데, 이는 라이즈업 측에도 커다란 ‘도전’이다.

이동현 목사는 이에 대해 “40대인 제가 고등학교 때 회심의 경험을 이야기하면 아이들에게 다가오겠느냐”며 “두세 발자국이 아닌, 반 발자국 앞서 있는 선배 멘토들이 RPS를 통해 삶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면 더욱 큰 도전이 되리라 생각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멘토들 각자 성령의 은혜를 뜨겁게 체험한 후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분투한 스토리들과 그 가운데 터득한 나름의 노하우들을 후배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 이들 중에는 하나님 일을 더 잘 하고 싶어 건강관리 및 체력관리를 시작한 멘토도 있고, 다이빙 국가대표 상비군에서 부상 때문에 나락까지 떨어졌다가 하나님을 만나고 삶의 목표를 다시 찾은 멘토도 있다.

이틀째 ‘기본 공부의 업그레이드’ 선택강의를 마친 이예지 멘토(22)는 “1천명 넘는 학생들 앞에서 강의한 것도 처음이고, 기사를 보면 한국교회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아 부담이 많이 돼 기도를 엄청 많이 하고 나왔는데 학생들이 잘 들어줘서 좋았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 멘토는 “대학교 2학년 때인 21살에 처음 강의를 했는데 말하는 걸 좋아하고 강의하는 것도 재미있었다”며 “무엇보다 나 자신이 별것 아니라 생각해 왔는데 내가 한 작은 일들이 아이들에게 도전을 주고, 그들이 응답을 받고 편지와 문자를 보내는 등 열매가 맺히는 걸 보니 기쁘다”고 덧붙였다.

김지수 멘토(22)는 “우리가 완벽하고 입체적이고 뭐든 잘하는 사람을 만들려는 것 같지만, 모두들 한 목소리로 강조하는 건 ‘어떻게 하나님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할 수 있는지 하는 것”이라며 “사람마다 스토리가 다르고, 역사하신 하나님이 다르기 때문에 제가 멘토이지만 다른 멘토들 이야기를 들을 때도 정말로 도전이 된다”고 밝혔다.

▲한 멘토가 학생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한 멘토가 학생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물론 많은 사전 연습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 이예지 멘토는 “능력도 없고 강의 경험도 없으니 자신도 없고 확신도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연습하고 브리핑한다”며 “늘 강조하시는 건 ‘어설프게 지식을 전달하려 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너희들에게 어떻게 역사하셨는지를 이야기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말 신앙생활도 열정적으로 하면서 공부도 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저희들이 됐으니까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믿고 행하면 되는데, 안 되는 건 백프로 믿지 못 해서 그런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00% 의지해야 하는데 자기 능력을 신뢰하거나,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세상의 끈을 놓치 않는, ‘양다리 걸치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멘토들은 “학원을 3-4개 다녀도 공부하는 목적을 모르면 공부가 하기 싫을 수밖에 없다”며 “학원은 기본적으로 이익집단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학원에 의지하게 만들고,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공부를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학원을 다니는 행위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단, 무엇을 얻을지 계획하는 ‘플래닝’을 하라는 것. 나머지는 자기주도학습으로 해결해야 한다. 예습과 복습부터 수업시간, 시험기간, 휴식시간 활용까지 세세한 부분의 습관을 멘토링하면서 ‘자기를 개혁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저희는 성적을 올리거나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라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체험했으면 삶의 현장에서 그 은혜를 증거해야 하는데, 나 자신이 변화되지 않으면 다른 이들에게 예수님을 전할 때 자기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우리 삶의 자리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청소년들이 할 일은 ‘공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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