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축 이야기] 김정원 소망건축사 대표
교회 건축(신축, 증축,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는 목회자들의 걱정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그 앞길을 예비하신다고 하지만 건축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추진하다 보면 맞닥뜨리는 현실적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형교회는 재정적 여유가 충분하고, 교인들 중에서도 건축 전문가들이 많아서 기획 단계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교회 건축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추진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소형교회는 그렇지 못한다. 그동안 필자는 교회 건축을 진행하면서 담임목사가 직접 동분서주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많이 봤다. 이에 교회 건축을 계획 중인 중소형교회 목회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연재를 시작한다. |
■ 기획단계
교회 건축의 단계는 ① 기획 ② 계획설계 ③ 실시설계 및 인허가 ④ 시공자 선정 및 시공 ⑤ 사용승인 ⑥ 입당 및 유지관리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첫 단계인 기획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물론, 그 이전에 목회자가 교회 건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전 교인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기획은 ‘언제, 어느 정도의 규모로, 어떻게 건축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기획단계는 건축위원회를 구성하고 건축과 관련된 결정사항을 건축위원회에 일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재정 조달’의 규모를 가늠해보는 것이다.
건축에는 의외의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흔히 건축비를 ‘평당 얼마’라고 간단히 생각하고, 교회 건축을 시도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떤 교회는 평당 3백에 건축을 마무리했다는 정보가 시중에 떠돌지만 사실 표준적인 평당 건축비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차를 구입할 때 승용차 값이 평균 얼마라는 것이 무슨 효용이 있는가? 더군다나 동급의 승용차라고 해도 옵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평당 얼마’라는 금액은 승용차로 말하면 경차 수준의 아주 기본적인 건축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획단계에서의 일반적인 오류는 이 ‘평당 얼마’라는 금액을 미리 산정하고 건축의 규모를 결정하는 데 있다. 그러다보면 건축 시공 단계에서 주체할 수 없이 불어나는 건축비로 인하여 교회와 시공사 또는 교회 내 교인들 간에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먼저 조달 가능한 금액을 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건축의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이 규모는 목회 계획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예배 1회 참석 인원이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각종 부속실의 구성과 인테리어, 난방, 통신, 음향, 조명 등의 설비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이를
이 단계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선 건축가(건축사)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중소형교회 건축을 앞둔 목사님들을 보면 대부분 건축설계사무소보다 시공사와 먼저 접촉하여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의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종합적 판단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건축사에게 의뢰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음 회에 계속)
김정원(건축사, 소망건축사사무소 대표, 성북성결교회 장로. 문의: 010-3022-3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