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를 동성애라 하지 못하고…” PCUSA의 새 풍경

뉴욕=김대원 기자  nydaily@gmail.com   |  

교단 방침상 찬반에 대한 직접적 문답 금지돼

▲이날 노회에 신규 가입한 두 명의 목회자들.

▲이날 노회에 신규 가입한 두 명의 목회자들.

6일(현지시각) 열린 미국장로교(PCUSA) 동부한미노회 제61차 정기노회에서는 “동성애를 찬성하느냐”는 질문은 금지됐다. 동부한미노회에 가입하고자 하는 목회자에게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묻는 것은 교단이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성애 찬성 혹은 반대를 표명하는 답변도 금지된다. 결국 이날 노회를 가입한 김세형 목사는 “전 아내와 딸이 있습니다”라는 말로 성적 지향성을 밝혔다. 동성애 대한 언급은 피한 채, 가정을 갖고 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한 것이다. 노회원들은 김세형 목사의 재치있는 답변에 한바탕 웃으며 안심한 표정으로 노회 가입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이러한 모습은 동성애에 대한 반대입장이 분명한 동부한미노회에서도 벌어지는 일이다. 동성애자가 목사안수를 받기 원하거나 동성커플이 결혼하길 원해서 PCUSA 교단과 교회를 찾을 경우, 동성애를 이유로 이를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PCUSA 동부한미노회로 새롭게 가입한 목회자는 플로리다 게인즈빌한인장로교회에서 온 김충홍 목사와 한인 2세인 김세형 목사였다. 김충홍 목사와 김세형 목사는 이날 노회가입에 대한 노회원들의 허락으로 동부한미노회 소속 목회자가 됐다.

이날 노회원들은 이들의 노회가입과 관련한 논의에서 동성애에 대한 성향을 물었다. 한 노회원은 “동부한미노회 노회원 가운데 목사는 목회위원회를 통해 동성애에 대한 고백을 꼭 하도록 해야 한다”며 “가장 예민한 문제이고 동성애 문제로 인해 개교회에 어려움이 실질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에 노회가 그것을 물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원로급 한 노회원은 “새롭게 노회에 가입하는 목회자가 동성애를 찬성하는지 하지 않는지 어떻게 아느냐. 신앙고백서에도 그 내용은 나와 있지 않다”며 “동성애에 대한 질문을 특별히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요청에 김득해 목사는 “총회에 가본 분들은 알겠지만 동성애에 관한 내용은 군대와 같이 ‘Don't ask, don't tell’이다. 본인이 스스로 말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목회하면서 당신이 동성애자냐고 물어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춘길 목사는 “목회위원회에서 동성애에 관한 성향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의) 한도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에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를 지정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6일 열린 동부한미노회 정기노회는 동성애에 대해 확고한 반대 입장을 가진 노회에서도 교단의 동성애자 성직 허용의 파장이 극심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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