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축 이야기] 김정원 소망건축사 대표
| 교회 건축(신축, 증축,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는 목회자들의 걱정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그 앞길을 예비하신다고 하지만 건축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추진하다 보면 맞닥뜨리는 현실적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형교회는 재정적 여유가 충분하고, 교인들 중에서도 건축 전문가들이 많아서 기획 단계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교회 건축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추진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소형교회는 그렇지 못한다. 그동안 필자는 교회 건축을 진행하면서 담임목사가 직접 동분서주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많이 봤다. 이에 교회 건축을 계획 중인 중소형교회 목회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연재를 시작한다. |
◇ 계획설계 단계 (상)
교회건축위원회가 구성되고 기획단계를 거쳐, 개략적이 예산과 규모, 일정이 정해졌다면 이제 본격적인 건축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그 시점이 설계자(건축사)를 선정하고 교회 건축 설계의 기본 뼈대를 완성하는 계획설계를 진행하는 것이다.
설계자 선정은 어떤 건축물이 형상화되는지를 결정하는 키포인트이다. 예배당은 그 내용 뿐 아니라 외관으로도 하나님께 영광을 드려야 할 당위가 있다. 따라서 설계자 선택은 신중하여야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교회 설계 경력이 많고 지명도가 있느냐가 아니라, 설계자가 얼마나 교회 건축의 기획의도와 목회 방침을 파악하며, 교회 내의 각 기관의 활동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한정된 예산 내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같이 고민하고 여러 번의 설계 수정도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가졌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형교회를 건축하면서 대형, 유명 건축설계사무소에 의뢰하거나 설계경기를 통해 선정하기에는 비용적인 부담이 크다. 수소문해 보면, 신앙심도 좋고, 계약관계가 아니라 마치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의 일처럼 기도하며 성실하게 설계를 진행해 줄 건축사를 찾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다. 단, 설계비에는 너무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좋은 작품으로서의 예배당 건축물이 탄생하려면 많은 협의와 이에 따른 수 차례의 계획 변경과 프리젠테이션 등이 필요하며, 이는 설계비용으로 연결된다. 또한 좋은 시공을 위해서도 더 많은 상세도면들이 필요하고 구조, 기계, 전기, 소방, 통신 등 관련 가술자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므로 저렴한 설계비가 좋은 것은 결코 아니다.
어떤 건축주들은 건축설계에 대해서 그저 시공을 위해서 관청의 허가를 얻는 과정일 뿐이며 그 기간이 짧을수록 좋고 설계비 지출은 적을수록 잘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그릇된 생각이며 건축의 성공 여부와 유지관리의 편리성까지도 설계 단계에서 결정된다. 시공이란 건축가의 의도대로 작성된 설계도면에 따라 건물을 짓는 행위일 따름이다. 적정한 설계비 산정은 건축사협회에서 정한 설계비 요율이 있으니 이를 참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소형 교회의 건축을 위한 설계자 선정에서 특히 유의할 점은 설계와 감리를 같이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 감리 역할만이 아니라 건축주의 입장에서 감독의 역할도 같이 해 줄 -공사관리 전반에 대해 자문 역할을 할 수 있는- 설계자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교회 내에 건축관련 전문가가 있어서 감독의 역할을 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시공비 내역 검토, 자재 선정이나 시공사의 오류, 설계변경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여 전체적인 비용과 공기가 증가하는 경우가 있다. 감리비외에 비용이 조금 더 증가하더라도 공사관리의 역할도 같이 할 수 있는 설계자를 선정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시공 품질 향상과 총괄적 건축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
설계자가 선정되면, 계약은 가급적 자세한 내용으로 작성, 날인하여 상호 보관하여야 한다. 계약서에는 설계비와 감리비를 구분하여 금액을 기입하고 기타 필수 항목 외에 설계자가 납품할 설계도서(도면, 투시도, 시방서, 각종 계산서 등)의 목록을 상세히 기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의 : 010-3022-3324
김정원(건축사, 소망건축사사무소 대표, 성북성결교회 장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