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나꼼수 아포리즘 3] 선과 악을 슬쩍 바꿔놓다
3. 나꼼수와 ‘좌우’의 재구성
대가를 치르지 않은 진보는 없다고 한다. 프랑스혁명이 단두대를 낳은 것처럼 말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낭만적인 진보의 물결이었던 프랑스혁명은, 결국 혁명의 대상도 주체도 휩쓸고 지나갔다. 구체제를 대표했던 마리 앙뜨와네트, 혁명의 열혈 주체였던 당통, 로베스피에르, 적(敵)·아(我) 할 것 없이 2만 이상을 단두대에 올렸다.
한국은 지금 진보의 대가, 그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인가?
한국의 진보 또한 인류사적인 것이다. 경제의 진보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1948년 건국 당시, 영국의 0.3%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작년 말 세계 7위(영국 11위)에 올라섰다. 무역액 1조 달러를 달성한 세계 9번째 나라가 되었다. 중남미 35개국(면적 185배, 인구 10배)의 무역액을 합친 규모다.
정치적 진보 또한 괄목할 만하다. 인권, 자유, 민주주의, 반부패, 어떤 기준에서도 획기적인 진전이 있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제왕적 권력을 갖고 있었던 대부분의 대통령을 제물로 삼았다. 이토록 빠른 정치적 진보는 ‘혁명’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빠른 진보가 남긴 대가 때문일까? 이 나라에는 끝없는 증오, 질시, 상대방을 때려 눕히려는 열정이 식지 않는다. 감동도 감사도 없다.
나꼼수의 대통령 비판의 수준과 방법이 북한 정권과 경쟁할 지경에 이르렀다. 아니, 이미 북한을 넘어섰다. 이런 수준의 증오와 모독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 자체로 범죄행위다. 이쯤되면 종북이 아니라, 북한이 종남(從南)한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http://www.youtube.com/watch?v=BkMbTQafnXU).
김어준은 <닥치고 정치>에서 한국의 좌우를 북한 정권에 대한 입장을 중심으로 나누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 김어준의 우파론은 단순하다. 대한민국 우파란 공포에 대한 반응으로써 강자가 되기 위해 약자를 짓밟고 탐욕에 눈멀어 축재하는 세력, 불의하고 악한 세력, 자신들의 세력 유지를 위해 북한을 악마시하고 언제나 이용해 먹는 세력. 틀렸다. 그건 우파가 아니라 나쁜 자들이다. 그에 비해 좌파는 이성적이고, 지성적이나 취약한 세력, 보호해야 마땅한 세력, 도덕적인 세력이다. 과연 그럴까?
“북한은 한마디로 불확실성 자체거든. 마치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밀림의 포식자처럼. 그럴 경우 그 두려움을 가장 손쉽게 처리하는 방식 중 하나는 상대를 악으로 규정해 버리는 거야. 공포스러운 대상을 윤리적 단죄의 대상으로 바꾸는 거지. 그쪽이 훨씬 처리하기 간편한 감정이거든. 무섭다고 하기보단 나쁘다고 하는 거지. 무서워서 싫은 게 아니라 악해서 싫다고 말하는 거지. 그러니까 북한에 대한 우리나라 우의 반응은 한마디로 원시인 수준이야(<닥치고 정치>, 39쪽).”
우는 악하고, 좌는 선하다? 북한은 불확실성 자체일 뿐, 악한 대상은 아니다? 북한을 악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원시인 수준인 대한민국 우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좌우와 선악을 혼동하지 말기를! 어떤 개인, 가정, 국가도 불의함으로 융성해질 수는 없다. 흔히 산업화 안보 세력 통칭되는 대한민국 우파를 모독하지 말기를! 좌에 대한 김어준식 인식도 모독이긴 마찬가지다. 민주화를 주도한 세력을 좌파로 규정하기 원하다면, 좌파의 강한 근성과 야성을 잊지말길. 산업화 못지 않게 민주화는 어려운 것이다!
모두 열심히 일했고, 열심히 싸웠다. 감사하고 존경해야 마땅하다.
우리가 모두 발을 떼야 할 것은 오직 악이다! 탐욕, 부패, 김일성 수령독재까지도 수용했던 이념 경도, 이 모든 것은 좌우의 영역이 아니라 우리가 미워하고 버려야 할 악에 불과하다. “좌든 우든 치우치지 말고 악에서는 발을 떼라(잠언 4:27)”. 우도 좌도 악에서는 발을 떼야하는 법!
나꼼수의 좌우 재구성은 잘못된 것이다. 우를 악으로, 좌를 선으로 놓는 순간부터 당신들의 증오는 근거를 상실했다. 슬쩍 선과 악을 바꿔치기 해 버린 것이다. 스스로 종북이 아니라 주장하면서 결국 악을 악으로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버린 채 북한 정권의 환호를 받기에 이른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수치가 아닐까?
김일성, 김정일과 그 일당이 행한 살육과 기아, 공포정치, 억압이 악하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악’이란 단어는 존재 의의를 상실한다. 이보다 더 악할 수 없다. 날 것 그대로의 악이다. 네로, 히틀러, 스탈린도 울고 간다. 그런데 나꼼수는 악한 정권의 악의 실체를 외면하고, 악한 정권과 처절하게 싸워온 대한민국 65년사를 능멸하고 저주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선을 악하다, 악을 선하다 바꿔치기하여 이 나라의 가치체계를 뒤흔드는 세력의 편에 고민없이 합류한 것이다.
한국 현대사 최대 위기는 선과 악의 기초적 상식을 뒤엎어 버린 세력이 청와대, 국회,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해 외설, 무례, 신성모독, 불경, 악독, 거짓, 이 모든 것을 정치권력 획득의 자산으로 이용해도 된다고 보는 현실에 있다. 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들을 위한 오늘의 잠언은 바로 이것이다!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며 흑암으로 광명을 삼으며 광명으로 흑암을 삼으며 쓴 것으로 단 것을 삼으며 단 것으로 쓴 것으 삼는 그들은 화 있을진저 (이사야 5장 20절)”
“누구든지 악으로 선을 갚으면 악이 그 집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언 17장 13절)”
1948년 대한민국 국회 속기록 제1호로 기록된 제헌 국회의 기도문은 예언적이다. “하나님이시여, … 남북이 둘로 갈리어진 이 민족의 고통과 수치를 신원하여 주시고 우리 민족 우리 동포가 손을 같이 잡고 웃으며 노래부르는 날이 우리 앞에 속히 오기를 기도하나이다. 하나님이시여, 원치 아니한 민생의 도탄은 길면 길수록 이 땅에 악마의 권세가 확대되나 하나님의 거룩하신 영광은 이 땅에 오지 않을 수 밖에 없을 줄 저희들은 생각하나이다.”
나꼼수 현상은 휴전선 이남에 한정된 진보의 마침표, 종언을 의미한다. 이제 통일 대한민국으로 향한 새로운 진보가 시작될 것이다. 지난 65년 하나님과 동행하며, 상처와 고통을 이겨가며 이룩한 이 나라의 진보-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 걸친-새로운 진보는, 이제 북한 땅을 향해 과감하게 뻗어나갈 것이다. 탈북자 강제송환과 같은 이슈의 등장은 나꼼수들로서는 악몽이겠으나, 더 이상은 피해갈 수 없는 새로운 진보의 징후로 읽어주길!
요컨대, 우리는 거룩하고, 경건하며, 하나님이 지켜오신 이 나라를 묵묵히 사랑하며, 선과 악을 바르게 통찰하는 사람들의 최종적인 승리를 보게 될 것이다. 선이 악을 아름답게 이기는 새로운 역사를 보게 될 것이다.
매력적인 마초, 좌파의 보호본능 김어준, 신앙 실험 중에 있는 목사 아들 김용민, 방향이 틀렸으되 의롭기로 결정한 주진우, 그들의 길에 하나님이 함께 하셔서 진정한 의의 길로 돌아오기를!
/김미영 대표(세이지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