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이자 의료선교사의 <길들여진 예수님>
길들여진 예수님
해리 L. 크라우스/최요섭 | P&R | 304쪽 | 12,000원
예수님이 길들여졌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 충격을 주기 위해 제목을 <길들여진 예수님(Domesticated Jesus, P&R)>으로 선택했다. “이 책의 핵심은 크고 위대하신, 그래서 결코 길들일 수 없는 주님을 우리 생각의 범위 안에 가두어 놓으려는, 우리가 매일 무의식 중에 저지르는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외과의사이자 의료 선교사인 해리 L. 크라우스(Harry L. Kraus Jr.)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핵심을 파고드는 방식으로 우리 영혼의 깊은 곳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끔찍하고 죄악된 모습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예수님은 길들여지실 수 없는 분임에도, 저는 계속 머리 속으로 상상해 왔습니다. 예수님을 제 삶에 모신 이후로 제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예수님을 길들이려 했고, 저의 통제력에 제동이 걸리면 예수님을 다시 제가 만들어놓은 방으로 돌려보내곤 했습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이 미숙한 신앙 때문에, 크리스천인 척하면서, 그분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여, 죄책감 속에 허우적대면서, 안전한 과학이라는 상자 속에, 미래를 주관하시는 주님을 신뢰하지 않음으로, 우리의 근심과 분노 속에, 우리의 죄를 숨겨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예수님을 ‘길들이고 있다’고 꼬집는다.
책에서는 자신 안의 예수님을 길들여 놓고, 필요할 때만 꺼내 ‘사용하는’ 크리스천들의 모습들이 낱낱이 폭로된다. “예수님을 그저 만능 자판기처럼 우리가 원하는 것을 공급하는 기계와 같은 존재로 제한하려 할 때, 복음은 실제와 아주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참 복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께서 하신 일에 대해 말하지만, 길들여진 예수님의 복음은 시종일관 나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예수님께서 그분의 합당한 자리를 요구하실 때, 기도는 나의 의지를 하나님 뜻에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예수님을 길들이려는 사람들은 기도를 통해 주님께 충고하려 한다. 예수님을 우리 생각의 울타리에 가두려는 것이다.
주님의 음성을 들으려 하기보다는 주님의 뜻을 우리 뜻에 맞추려 한다면, 우리는 지금 그 분을 길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ABC’다. 우리의 필요를 인정하고(Acknowledge), 복음 안에 담겨진 약속들을 신뢰하며(Believe), 주님 앞에 잠잠히 거하며 그분의 약속하심을 기억하고 영적인 교제의 시간을 가져야(Communion) 한다.
우리는 예수님이 우리를 섬기기 위해 존재하시지, 우리가 그 분을 섬기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그 분을 길들이려 한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섬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섬기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다. 어떻게 보면 ‘길들여짐을 자청하신 것’이지만, 이러한 충격적인 ‘성육신’의 사건은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이었다.
저자는 “이 땅에서 예수님을 ‘길들이려는 시도’를 중단하는 것이 완벽하게 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일 노력하는 가운데 문제를 개선해나갈 수 있다”며 “해답은 오직 참되신 예수님만을 바라볼 때 주어지는 변화된 마음으로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