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교회-라이즈업, 중·고등부 전면개혁 3개월
오륜교회(담임 김은호 목사)와 라이즈업무브먼트(대표 이동현 목사)가 손잡고 청소년 사역의 전면 개혁을 단행한지 3개월이 지났다. 특히 지난 2월 27-29일 열린 올인 RPS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개학 후 각 학교에서는 기도모임과 함께 불신자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통한 자연스러운 전도의 기회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교회 청소년 사역의 ‘핫 아이콘’이 된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와 라이즈업 이동현 목사가 함께 지난 3개월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놓고 대담을 나눴다. 전체 진행은 오륜교회 중·고등부 디렉터를 맡고 있는 라이즈업 이동호 선교사가 맡았다.
-현재 교회교육의 최대 문제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김은호 목사(이하 김): 입시 위주 교육 때문에, 교육의 주체가 교회도 학교도 아닌 학원이 되어버린 것이다. 교회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다. 학생들의 성품이 메말라버렸다.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서 뭐하나.
이동현 목사(이하 이): 결국 신앙적 가치관이 문제인데, 부모는 물론 교회 리더십들조차 세상적 가치관을 앞세워버렸다. 신앙적 가치관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원론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게 안 되니 현실만 좇아가는 것이다.
이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각성이 필요하다. 차세대 사역자들이 ‘짜릿한 방법론’들을 찾고 있는데, 2000년 기독교 역사상 말씀과 기도 외에 부흥이 일어난 유(類)가 없었지 않나. 그런 탄탄한 기초가 토대다. 안 되니까 프로그램이나 방법론으로 메꿔보려는 시도가 있어왔는데, 그게 결국 교회교육 황폐화의 원인이다.
김: ‘복음 외에 대안이 없다’는 분명한 목회철학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대마다 그 시대에 잘 맞는 문화의 옷은 입어야 한다. 요즘 젊은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가 ‘문화 충돌’ 때문이다. 복음을 담는 그릇은 시대마다 달라야 하는데, 지금 안 맞고 있다. 찬양만 해도 자꾸 중세시대 때 부르던 것만 하라고 하니… 중세시대 옷 입으라면 거추장스러워서 입겠는가? 그런데 자꾸 그때 찬양만 부르라고 하니 안 되는 것이다.
-오륜교회가 RPS를 도입한지 3개월이 지났는데, 처음 목적과 성과는.
김: 청소년 사역은 누구를 만나봐도 지금 대안이 없다. 이대로 가면 몰락한다는 건 너무 분명한 사실이다. 이렇게 시간만 지내면 하나님 앞에 직무유기라는 생각이었다. 사실 대안이 없지는 않은데, 우리가 너무 사회에 많은 양보를 해 대안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RPS 자체는 그래서 누구도 반대할 수 없다.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3개월간 해 보니 물론 완전한 건 아니고 연약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이들의 영성을 터치하고 예배자로 세워 그들 안에 가치관을 변화시키고 자기주도(플래닝) 생활을 하게 만드는 의미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좀더 봐야겠지만, 3개월간 어떻든 아이들 안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예전에는 선생님이나 부모님들만 불타 올랐는데, 놀랍게도 지금은 아이들이 새벽기도에 나오고 예배시간에 태도가 달라졌다. 옛날에는 교회에서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했는데, 예배에 집중한다.
열정적으로 예배하고 주도적으로 학습하니 학습효과도 높고 부모님들도 좋아하신다. 기독교적 가치관과 세계관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도입하려 할 때는 상당한 저항과 반대가 있었다. 사실 영성이 없으면 힘든 체제이기 때문이다. 영성을 채우려면 진짜 예배가 살아야 한다. 그러면 대충 예배드려서는 안 되니 시간도 많이 들고 기도와 준비가 필요하다.
-오륜교회 뿐 아니라 다른 중소형 교회에서도 도입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이: 현장 경험으로 보면 책상 위에서 만든 프로그램은 절대 안 되더라. ‘골방’과 ‘광장’이, ‘현장’과 ‘기도’가 함께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강력한 성령의 역사 없이 아무것도 안 일어나는데, 이것만 갖고는 학생들의 균형이 무너진다. 균형을 위해 집회를 매주 1회에서 한달 1회로 줄이고 대신 세계관 심고 제자훈련을 했는데, 실천의 장이 없다는 문제가 생겨났다. 그래서 학교에 동아리와 기도·전도모임을 만들고 기도도 현장에서 하게 하니 균형이 잡혔다. 그런데 이건 종교적인 균형이었다.
학생들이 자기 삶의 현장에서 세상 사람들을 그들의 방식으로 이해시키고, 그들보다 앞서나가는 능력을 잡아내지 못했다. 따라서 성령이 역사하시면 우리 한 사람 삶의 모든 영역에서 역사가 나타난다는 믿음을 갖고, 학습과 경건, 생활과 수면 등 전체적인 요소들을 하나의 영성으로 변화시키도록 한 것이 라이즈업 플래닝스쿨이다.
솔직히 ‘플래닝’은 더 강력한 영성이 없다면 인본주의적이고 위험한 방법일 수 있다. 저희는 부족해지만 10여년 이상 바닥에서 형성됐던 뜨거운 기류가 있어 이를 소화할 수 있었다. 다른 교회들에서 RPS에 대한 요청이 들어오는 것과 관련해 가장 큰 고민이 이것이다. ‘에너지’와 ‘시스템’이 함께 가야 하는데, 사람들은 시스템만 본다. 에너지가 형성되는 메커니즘을 모른다. RPS가 여러 교회들을 도우려면 이에 대한 이해와 파급력, 에너지를 계속 만들어낼 사역자들을 어떤 식으로 훈련해내느냐가 당면과제다. 오륜교회를 중심으로 그 영성과 시스템을 함께 움직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이 에너지를 단순화해서 누구나 받아들일 그림을 제시하려 한다.
김: RPS는 정말 영성이 없으면 그저 그런 프로그램으로 끝나버릴 수 있다. 그래서 섣불리 따라하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중간에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학생들을 지도할 ‘멘토’를 키워내는 것인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 우리 교회도 이들이 세워질 2-3년이 고비인 것 같다. 3년이 지나면 쉽게 굴러가리라 본다. 현재로서는 RPS가 한국교회 청소년 사역에 유일한 대안이 아닌가 한다.
-오륜교회는 ‘사모 리조이스’나 ‘인터넷 치유센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국교회를 섬겨왔는데 RPS로 한국교회를 섬길 의향이 있는가.
김: 당연한 말씀이다. 이 땅의 모든 교회가 주님의 교회 아닌가. 사실 한국교회를 섬기는 게 중요한데, 섣불리 했다가 잘못을 반복할 수 있으니 좀더 데이터가 쌓이면 나누려 한다. 각 교회 실정에 맞게 받아들이게 하려면 좀더 준비가 필요하다. 거기에 얼마 정도 시간이 걸리겠는가?
이: 1년 정도 무르익으면 그림이 대충 나올 것이다. 하나님께서 정말 다급하시다고 생각하는 게, 대형교회 케이스인 오륜교회를 비롯해 1천명, 5-6백명, 2-3백명 규모의 교회에서 요청이 들어왔다. 감사한 건 모두 긍정적 반응이고, 어떻게든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곳은 교육부 자체를 리셋(reset)한 오륜교회이기 때문에 잘 되면 전체 한국교회로 전파할 수 있을 것이다.
김: 내년 중에 그러면 일정을 잡아서 한국교회와 이 결과물을 체계적으로 나눠야겠다.
-올해도 9월에 라이즈업코리아 대회가 계획돼 있는데, 특징과 준비 과정은 어떤가(김은호 목사는 라이즈업코리아 대회 준비위원장이다).
이: 2년 전부터 작은교회들의 전도집회가 되도록 섬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올해는 가능하다면 모든 교회가 함께하는 제대로 된 전도집회로 만들고 싶은 소망이 있다. 각 교회에서 예비집회를 하고 작정한 후, 라이즈업코리아 대회에 데려온 새신자들을 그 다음 주에 바로 등록시키는 것이다. 단순히 우리 선교단체만의 집회가 아니라, 실제적인 열매가 개교회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다. 이같은 현장사역과 대형집회의 디테일한 연결은 사실 계속돼 온 흐름이다.
김: 과거 선교단체 중심의 대형집회들이 다 사라졌던 건 결국 열매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면 왜 열매가 없었는지를 제가 볼때 정치적인 성격이다 보니 생명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이즈업은 정치성이 없고 순수하게 다음세대를 이 땅에 세우려는 꿈과 비전으로 뭉친 곳이다. 그래서 아이들 삶이 변하고 학교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지역교회가 부흥되고 있다.
바람이 있다면 라이즈업을 통해 모든 학교에서 기도하는 모임이 만들어지고, 서울 모든 지하철역마다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에 모여 지역과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날이 오면 정말 다음세대가 살아나고, 이 땅에 다시 부흥이 일어날 수 있다. 중·고등부가 살아야 대학·청년부가 살고, 한국교회가 사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목사님들이 자기 기반을 구축하고 키우는 데만 관심을 쏟고 다음세대에 무관심해 안타깝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올해 시대 상황 속에서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할까.
김: 다음세대를 위한 기도는 당장 급한 불이 떨어졌다. 레이디가가 그 친구가 한번 공연하고 갔을 때 동성연애 옹호론자들이 생기고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국가들이 많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이런 부분에서 영향력 행사를 못 했는데, 이런 걸 해야 한다. 그리고 총선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이: 교회가 현실을 영적인 입장에서 풀어내는 눈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하나님 나라 입장에서 하나님의 방법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시대 문화에 따라 세상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언어로 가치를 전파하는 부분에서 실패하고 있다. 그리고 부흥은 밑바닥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인데, 지도자들이 밑바닥으로 시야를 끌고 내려가 어떤 아름다운 일들이 일어나는지 본다면 멋진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지 않을까. 모든 사역의 근원은 변화된 사람을 길러내는 것, 핵심은 결국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