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새벽기도 500명 이상 참석하면 염색하겠다던 약속 지켜
지난 2월 29일 올인 RPS 컨퍼런스 마지막날 저녁 집회, 오륜교회에 모인 학생들은 난리가 났다. 김은호 담임목사가 머리를 갈색으로 염색하고, 초록색 스프레이까지 뿌린 채로 나타난 것이었다.
“아이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때 깨달은 것이 ‘우리 아이들은 정말 단순하구나, 어른들보다 조금만 소통하고 이해해 주면 훨씬 빨리 부흥이 일어나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어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염색한 것 뿐인데 말이에요(웃음). 지금은 (염색을) 다시 풀었어요.”
오륜교회는 올해 초부터 라이즈업무브먼트와 함께 중·고등부 체제를 완전히 바꿨는데, 교회 인근의 선수촌아파트 광장에서 매일 중·고등부 새벽예배가 시작된 것도 이러한 변화 중 하나였다. 여기서 학생 수가 100명이 넘으면 중·고등부 교역자들이, 200명이 넘으면 교사들이, 500명을 넘기면 담임목사가 각각 염색하기로 약속한 터였다.
“교인들은 힘들어하실 줄 알았는데, 의외로 대부분이 좋아하셨어요. 약속을 지키려 하고, 청소년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모습이 좋아 보였나 봅니다. 그래서 요새는 교역자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중·고등부 사역자들은 중·고등학생처럼 좀더 해 다니라’고요. 그게 진짜 ‘인카네이션(incarnation)’ 아닌가요?”
아이들은 그런 소통과 이해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목회자들은 그들을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 “목회자들이 권위적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권위는 그렇게 주어지는 게 아니라, 섬김으로 이해하고 소통함으로써 주어지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너무 오랜만에 그런 모습을 봐서 좋아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하지만 다른 목사님들을 만날 때는 만나자마자 먼저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해야 했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