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1 총선이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달 26일 마감한 총선 후보자 등록현황을 보면, 총 927명으로 3.76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출마자별 소속된 당을 보면, 19개의 정당과 무소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 4·11 총선은 유권자의 선택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유권자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은, 지난 18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얻은 것에서 드러나는데, 그것은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국회가 아니라, 폭력과 정쟁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국회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국회의장 단상에 최루탄까지 터트리는 폭력국회는 세계에 웃음거리 국회가 되었다. 유권자의 선택이 결국 그런 국회를 만드는데 일조한 것도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18대 국회를 평가하자면, 특정종교를 위한 국회였다고 볼 수 있다. 즉 ‘문화재관리기금법’이나, ‘자연공원법 개정’, ‘전통사찰보존법’ 등이 18대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이다. 한쪽에서는 ‘종교편향’을 말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그 종교편향을 위한 법안을 만드는데, 어느 국회보다도 열심을 낸 모습이다.
그런가 하면 18대 국회도 미덥지 못했는데, 19대 총선에 나선 후보자들 역시 그 면면을 살펴보면,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출마자 가운데 전과자가 18대 국회 후보자의 15.5%보다 높은 20%에 이르고 있고, 병역미필자도 17.5%에 이르며, 5년간 세금 체납자도 11.2%에 이른다고 한다.
게다가 유권자들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승리만을 위한 야당끼리의 후보자간의 ‘단일 후보’를 내는 등 이상야릇한 행태들도 있다. 거기에다 아직도 지역 색을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권의 고질적인 병폐도 남아 있다. 이제 이러한 모든 정치적 불합리한 요소들을 청산할 수 있는 것은 유권자의 바른 선택만이 유일한 길이다.
또 이번 19대 총선에 도전하는 19개의 정당 가운데 세 번째로 원내 진출에 도전하는 기독자유민주당(이하 기독당)이 있다. 2004년 기독당의 출현은 기독교의 정치 참여 문제를 이슈화했으나, 8년이 지난 현재도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총선에 임한 기독당이 과연 원내에 진출하느냐 하는 것이 사회인들과 기독교인들의 관심사이다.
기독교의 이름으로 하는 정당인 기독당이 이번에는 소수가 지역구에 출마하기도 했으나, 지역구에서 의원이 탄생하기는 무망해 보이며 처음부터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얻어 비례 대표를 통해 원내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려면 기독교 전체의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데 그런 상당한 성과를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가치를 실현하고, 종교역차별을 극복하기 위해서 기독당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시대적인 주장으로, 기독교 유권자들을 얼마나 설득했는가에 대한 반성이, 결과의 모든 것을 정당화 시킬 수 없다.
기독교인 전체의 동의에 의한 것이 아니더라도 기독교의 이름으로 정치를 시작한 것이므로, 성공 여부에 따라서 기독교 전체가 평가받게 되리라고 본다. 원내 진출에 성공하였을 경우는 기독교에 대한 저력으로 인정받을 것이지만, 실패하였을 경우는 기독교 전체에 대한 조롱과 비판으로 이어질 것이다.
18대 국회에 들어서면서 특정 종교에서는 끊임없이 자신들의 종교에 필요한 입법 활동에 주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기독교에서도 이런 비슷한 활동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이것은 단지 기독교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기독교 현안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 기독 의원이 아무리 많아도 교회와 직접 관련된 사안에 대하여 입법 활동을 하는 의원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정당을 지지하는 ‘정당명부제’ 투표에 기독인들의 참여를 위한 고민이 얼마나 나타나게 될지도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