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종교적이며 이슬람권 기독교인에 위협”
전 세계에서 물의를 빚어 온 미국의 극단주의 목회자인 테리 존스(Jones) 목사가 또다시 코란을 불태워 현지와 세계 교계의 비판에 직면했다.
존스 목사는 이번에는 이란 정부가 현지인인 유세프 나다르카니(Nadarkhani) 목사를 구금하고 있는 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지난 4월 28일 오후(현지시각) 자신이 이끄는 단체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Dove World Outreach Center, 플로리다 주 게인스빌 소재) 앞에서 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코란과 마호메트의 초상을 소각했다. 이 행사는 인터넷으로 생방송됐다. 앞서 미 정부와 전미복음주의협회(NAE), 세계복음연맹(WEA)의 저지 시도에도 불구하고 존스 목사는 코란 소각을 감행했다.
그는 지난 2010년에는 미국의 9.11 테러 10주년을 맞아 코란을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미 정부와 복음주의 교계의 반대가 거세지자 다시는 코란을 불태우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작년 3월 이를 어기고 자신의 교회 안에서 ‘코란 재판식’을 열어 이슬람 책자들을 불태웠다.
존스 목사가 코란 소각을 감행할 때마다 전 세계 이슬람 국가들에서는 폭력을 동반한 반기독교·반미 시위가 일어나 현지 기독교인들은 물론 서구 기관과 단체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지난 해 3월 코란 재판식 이후에는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공격 당한 10여명의 UN 사무소 직원들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초래됐다.
미국과 세계 복음주의 교계는 존스 목사와 그 추종자들의 코란 소각 행각을 기독교의 정신과는 동떨어진 타종교에 대한 모독 행위인 것은 물론, 이슬람 국가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의 위험을 증대시키는 행위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전미복음주의협회(NAE) 리스 앤더슨(Anderson) 회장은 “이같은 행동을 취한 이들은 (기독교인 중) 그 누구도 대표하지 않는다. 기독교는 존중과 사랑의 종교다”며 “이들은 정기적으로 기독교인, 무슬림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공격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스 목사에게 계획을 철회하고 세계 교계의 뜻을 따라줄 것을 개인적 면담을 통해 권고해 왔던 세계복음연맹(WEA)의 제프 터니클리프(Tunnicliffe) 국제총재 역시 단호한 비판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어느 종교든) 성전의 소각은 그릇되고 부당한 행위이며 코란 소각은 특히 무슬림들에게는 비탄할 만한 것으로 성경의 가르침과 우리가 따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존스 목사는 기독교인을 대표하는 이가 아니며 그는 모두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거스르고 있다는 점을 세계의 이슬람 지도자들이 이해하길 바란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해가 되는 일이다”고 전했다. 이번 코란 소각으로 인해 이슬람 국가들에서 또다시 폭력 시위가 확산, 인명피해가 촉발되는 데 대한 우려의 표시로 보인다.
한편 존스 목사는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듭되는 코란 소각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으며, 이는 “지난 1,400여년간 이슬람이 가해 온 기독교인들과 믿는 자들, 믿지 않는 자들, 동성애자들, 그리고 여성들에 대한 박해”에 대항하는 의미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이란 정부의 유세프 나다르카니 목사 구금을 비난했다.
나다르카니 목사는 2009년 10월 기독교 신앙과 개종 조장을 이유로 체포돼 계속 구금된 상태이며, 전 세계 교계에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등을 중심으로 나다르카니 목사 석방을 위한 운동이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운동은 주로 국제사회의 개입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나 기도운동 등 평화적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