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 신상언 대표, 레이디 가가를 말하다
2372만156명. 2012년 5월 2일 오후 3시 30분 현재 레이디 가가의 트위터 팔로워 숫자다. 잠실주경기장에서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을 본 관객 수만 4만 5천여명이다. 이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아티스트였기 때문에 그만큼 논란도 거셌다.
레이디 가가의 공연이 펼쳐졌던 지난달 27일, 서울 인헌동 시냇가푸른나무교회에서 ‘다음세대 거룩을 위한 기도회’ 강사로 참석한 신상언 대표(낮은울타리)에게 레이디 가가의 공연과 관련된 전반적인 평가를 들어봤다.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굉장히 우려하셨는데.
“저는 ‘바라봄의 법칙’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믿음과 세계관이 영향을 받지 않나? 아이들이 그런 문화를 바라볼 때 그 문화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영향을 받는다. 음식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듯, 문화는 영혼과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의 세계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이 있다. 그런데 레이디 가가의 세계관은 크리스천들이 가져야 할 세계관과 정반대이다. 그런 세계관을 여과없이 아이들이 접한다면 어떻게 될까? 특히 가수로서의 실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욱 영향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부모님이 ‘동성애는 성경적이지 않다,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치자. 그런데 레이디 가가는 ‘하나님께서 동성애자도 만드셨다’고 한다. 상반되는 두 메시지를 들었을 때 어떤 것을 취하는지는 본인 결정이다. 레이디 가가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그를 따라갈 것이고, 결국 부모님의 그 교육은 실패한다.”
-많은 해외 뮤지션들이 한국을 찾는데, 레이디 가가가 그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레이디 가가가 가진 영향력이다. 트위터 팔로워만 2천만명이다. 영향력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저도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사탄을 숭배한다는 마릴린 멘슨이 한국에 왔을 때도 사실 별 신경을 안 썼다. 비기독교적인 음악이나 영화가 사실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레이디 가가의 가장 큰 문제는 영향력이었다. 그 사람은 전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아이들에게 더 알려야 했다.”
-레이디 가가 같은 연예인이 등장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일단 상업주의자들이 문화를 점령해버렸기 때문이다. 정상적이고 품위있는 문화가 팔리지 않음을 그들이 제일 잘 안다. 자꾸 자극적인 무언가를 줘야 성공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아이들은 현재 반항심이 강한데, 반항적인 것이 더 매력있고 묘한 쾌감이 있을 것이다.
거기다 지금은 문화에 대한 금기마저 없어져버린 상태다. 예전 같으면 기독교인들이 막지 않아도 유교 같은 사회 시스템에서 막아섰을 텐데 그런 시스템은 이미 무너져버렸다. 포스트모던시대가 되면서 권위가 땅에 떨어져버렸기 때문에, 마지막 남은 보루는 가정과 교회 뿐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가정과 교회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차피 교회는 가치관 교육을 해야 한다. 성경에도 분명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일과 싫어하시는 일이 존재했다.”
-레이디 가가를 ‘사탄주의(satanism)’로 볼 수 있는가.
“본인이 고백하기 전에는 알 수 없지만, 공중 권세를 잡은 자가 사탄이니 결국 영향을 받았으리라고는 본다. 하지만 사탄을 숭배하는 자와 사탄의 영향을 받은 자는 다르다. 우리도 사탄의 영향을 받을 때가 있지 않나. 그 사람의 행위로 봤을 때는 숭배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할 뿐이지, 단정할 수는 없다. 레이디 가가는 본인 입으로 사탄을 숭배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고, 자신을 가톨릭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용어는 조심해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레이디 가가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그의 선행을 주로 이야기하는데.
“조폭도 좋은 일 하지 않는가? 그렇다고 조폭의 행위가 정당화되는 건 아니듯, 우리는 그 사람이 가진 문화적 행태나 그 속에 있는 가치관을 말할 뿐이다. 그 사람이 다른 이들을 돕는 걸 가지고 말하는 게 아니다.”
-일부에서는 레이디 가가 공연 반대운동을 세련되지 못하고,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으로 도움을 주었다고 지적한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예전부터 노이즈 전략이나 안티 전략보다는, 오히려 우리 자녀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앞으로 계속해서 이러한 일들이 생길텐데 그때마다 모두 나가서 반대하고 데모하는 건 효과적이지 않다. 만약 저에게 물어봤다면 데모하는 일은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예스’나 ‘노’를 분명히 해야 한다. 누구에게든 말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일들은 공적인 기관이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번에도 공연이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는데, 이건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를 다루는 위원들 안에 기독교인이 있든 없든 잘 했다는 생각이다. 대책없이 데모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심의위원 멤버로 들어가 막는 게 더 바람직하다.”
-이미 청소년들은 대중문화에 빠져 있는데, 대처할 방법이 있는가.
“이는 문화 문제가 아니다. 분명 가정의 문제다. 그런 문화들을 좋아하는 아이들 열에 아홉은 가정에 문제가 있다. 시기적으로도 일탈하기 쉬운 사춘기인데다, 이를 가정 문제가 더 강화시킨다. 부모와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으면 결국 그런 문화에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결국 원인은 문화보다 가정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가정 문제를 돕는 게 필요하다. 지금 일어나는 폭력과 왕따, 자살 문제 등 모든 것이 1차적으로 가정 문제다. 문화를 갖고 싸우기보다, 가정을 건강하게 세우도록 돕는 일이 시급하다. 부모와 관계가 좋은 아이들이라면 그런 문화에 분별없이 빠져있지 않는다. 사랑이 부족해서 저러는 것인데, 부모의 사랑으로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레이디 가가 같은 이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누리거나, 자기 안의 반항심을 다른 사람이 표현해주는 걸 좋아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일도 필요하지만, 가정이 건강해지도록 돕는 사역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