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성경 ‘19禁’ 논쟁… 올바른 관점은 무엇인가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레이디 가가 관련, 진중권 씨 발언으로 불똥

▲공연 도중 온몸에 피를 뿌린 채 자살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레이디 가가. ⓒ크리스천투데이 DB

▲공연 도중 온몸에 피를 뿌린 채 자살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레이디 가가.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국교회가 얼마 전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을 반대했던 건, 그가 공공연히 동성애를 옹호하고 기독교를 폄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는 교회의 이런 반대운동에 찬반이 갈렸다. 우리나라가 레이디 가가 월드투어 공연 중 유일하게 ‘18세 미만 관람불가’ 판정을 내린 것도 이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오늘(2일) 자정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은 ‘레이디 가가 콘서트, 청소년 유해판정 적절했나’를 주제로 토론까지 벌인다.

이 자리에는 레이디 가가를 지지하는 대표적 진보논객인 진중권 씨가 참여하고 반대쪽에선 그린콘텐츠 무브먼트 대표 윤정훈 목사 등이 나설 예정이다.

그런데 진중권 씨는 “일부 교회의 동성애 비판을 이해 못하겠다”면서 “성경에서 ‘동성애자를 돌로 쳐 죽여라’라고 써 있다고 진짜 그렇게 할 것인가. 성경을 글자 그대로 해석할 경우 문제가 된다. 만약 그렇다면 구약성서를 19금으로 묶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순한 성경의 문자적 해석을 가지고 동성애를 비판하지 말라는 논리인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구약성서의 표현은 레이디 가가의 그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기에, 레이디 가가의 공연처럼 구약도 19금(禁)으로 묶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 씨의 이런 견해는 물론 성경에 대한 지나친 문자적 해석을 비판한 것이지만, 일부 진보층과 소위 ‘안티 기독교’들은 기독교를 공격함에 있어 구약의 이런 ‘과격함’을 자주 그 근거로 사용한다. 안티 기독교 세력들이 집요하게 벌이는 캠페인 중 하나가 성경을 19금 도서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의 19금 도서 지정을 요구하는 안티 기독교 세력의 서명운동. ⓒ반기련 홈페이지 캡쳐

▲성경의 19금 도서 지정을 요구하는 안티 기독교 세력의 서명운동. ⓒ반기련 홈페이지 캡쳐

“시대적 정황과 신앙적 의미를 이해해야”

그러나 그들의 이런 주장은 성경, 그 중에서도 구약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해라는 게 구약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대부분의 구약학자들은 “구약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말한 것에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신대 구약학 권혁승 교수는 “실제 구약성경에는 오늘의 시각에서 굉장히 과격한 내용들이 많다. 이스라엘이 여리고를 점령했을 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불태우라고 하신 것 역시 그와 같은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다고 오늘의 크리스천들이 그것을 글자 그대로 해석해 실행에 옮기지는 않는다. 구약이 쓰여진 시대적 정황과 또 구약이 가진 신앙적 의미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성경의 모든 책들이 그렇지만 특히 구약은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고, 학자들의 주석이 반드시 필요한 책”이라며 “레이디 가가 공연과 구약성경을 단순 비교하며 구약도 19금(禁)일 수 있다고 하는 건 잘못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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