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설립 100주년 맞은 합동의 신학 정체성은

신태진 기자  tjshin@chtoday.co.kr   |  

“선조들에게서 물려받은 개혁신학 끝까지 견지”

▲예장 합동 총회 설립 100주년 기념 신학 정체성 포럼. ⓒ신태진 기자

▲예장 합동 총회 설립 100주년 기념 신학 정체성 포럼. ⓒ신태진 기자

예장 합동 총회설립100주년기념사업위원회(위원장 오정호 목사)가 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총신대 양지캠퍼스에서 ‘100년의 은혜, 빛으로! 미래로!’란 주제로 ‘총회 설립 100주년 기념 신학 정체성 포럼’을 개최했다.

합동은 100주년을 맞아 지난 3월 음악회를 시작으로, 전국목사장로대회, 해외선교대회, 기념교회 설립, 기도한국 2012, 백년사 발간, 전시회, 세계개혁교회대회 등 총 12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학정체성 포럼은 그 중에서도 핵심사업에 해당한다.

이번 포럼은 개혁주의 신학의 발전에 앞장서온 예장 합동의 지난 100년을 회고하는 한편, 미래 100년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됐다. 강사로는 총신대 및 신대원에서 정일웅 총장, 김길성 교수, 김성태 교수, 고신대 이상규 교수, 백석대 주도홍 교수, 교단의 증경총회장인 장차남 목사가 나섰다.

교단 외부의 인사를 강사로 세운 것은 이 포럼이 한국교회 전체의 축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개혁주의 신학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총신대 교수들을 논찬자로 세웠으며, ‘북한교회의 회복과 통일을 위한 총회의 역할’을 미래 방향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기창 총회장 “인본주의와 야합 말고 성경에 철저”
오정호 위원장 “총신의 정신 흐려지면 독초가 기승”

준비위원장 오정호 목사는 “총신의 정신이 흐려진 목회현장에는 엉겅퀴와 독초가 기승을 부리게 된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평양신학교로부터 물려받은, 주님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성경적인 신앙을 사수하고자 하는 순교자적 영성이 진정으로 회복되길 바란다. 총신은 이제 민족과 제단 앞에 거룩한 결단을 해야 할 때라 믿는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포럼은 1부 예배, 2부 포럼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합동 총회장 이기창 목사는 ‘바른 신학, 옳은 신앙(눅 13:31~35)’라는 주제의 설교에서 “총신의 신학도는 세상의 시류에 따라 인본주의와 야합하지 말고, 성경에 철저한 신학을 추구해야 한다. 칼빈은 ‘순수한 종교에 불순물을 섞는 사람은 하나님을 포기하고 떠난 사람’이라고 했다. 선지자적 관점에서 죽기까지 주님과 함께 걸어가는 총신인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목사는 “하나님의 백성과 세상 사람들을 향한 애정이 있는 신학이 옳은 신학”이라며 “신학에는 저들을 반드시 구원의 백성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 기계적 신학이 아닌 유기적 신학, 죽도록 사랑하는 신학이어야 한다. 나는 죽더라도 너를 내 가슴에 안고 죽겠다는 것이 바로 선지자의 신학”이라고 강조했다.

2부 포럼의 강사로 나선 정일웅 총장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조직과 발전’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1884~1885년 알렌과 언더우드 선교사부터 총회가 조직되기까지의 전 역사를 살피고, 그 역사적 의미를 평가했다.

정 총장은 총회가 새로운 발전을 열어가게 될 때 착안하고 실천해야 할 사항으로 ▲신학적 정체성은 칼빈주의적 개혁신학에 근거한 웨스트민스터신조에 있다는 것 ▲한국교회의 성장과 건강한 교회상을 갖추도록 하는 데 역사적으로 기여한 점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최대 과제로 삼고 선교에 힘쓰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 준 점 ▲신학교육을 통해 목회자와 선교사 양성에 힘쓰게 된 일 ▲교회 연합의 정신을 발휘한 점 등을 제시했다.

김길성 교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신학 100년의 회고와 전망’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19세기 말 4개의 선교부(북장로교, 남장로교, 호주장로교, 캐나다장로교)를 통해 평양장로회신학교를 세우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미합중국장로교회(PCUSA) 소속 프린스턴 신학교의 몰락 과정 및 한국 장로교회의 출발과 관련된 신앙고백서 채택에 대해 고찰했다.

김 교수는 “보수주의 신학 위에 세워진 장로교회는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자유주의 신학의 도전을 받기 시작했다”며 “총신의 신학은 선배들이 역사적 개혁주의, 정통 칼빈주의, 청교도 장로교신학의 전통을 붙잡고 하나님, 성경, 교회중심의 목회를 지향해온 결과다. 한국장로교회는 WCC 이전의 역사적 개혁주의 전통을 지켜온 신학과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제 후학들은 선배들의 터 위에 서서 새 시대를 호흡하며, 미진한 부분들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포럼 준비위원장 오정호 목사와 정일웅 총장, 장차남 목사를 비롯한 강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신태진 기자

▲포럼 준비위원장 오정호 목사와 정일웅 총장, 장차남 목사를 비롯한 강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신태진 기자

장차남 목사 “장자교단 자처해온 합동, 책임 가장 커”
김성태 교수 “비성경적인 모든 사조 적극 경계해야”

장차남 목사는 ‘예장총회 100년과 나아갈 방향’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장로교회의 역사와 교단의 분열사를 전했다. 장 목사는 총회가 정체성 정립을 위해 해야 할 일로 역사·신학·예배·생활·체제 정립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총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로는 복음선교·인력양성·사회봉사·연합사업·통일운동을 제시했다.

특히 장 목사는 통일 문제와 관련,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희망이며 조국통일의 밑거름이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교파분열과 물질숭배·성공지상·권력추구의 세속놀음에 파묻혀 사느라고 사회적·국민적 신뢰와 존경을 팽개쳐 버렸다. 이렇게 된 데는 장자교단으로 자처해온 예장 합동총회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며, 교단적 통회자복과 교회 개혁이 절실하다고 여긴다”고 했다.

김성태 교수는 조직교회로서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장로교회의 성장과정과 그 특징에 대해 고찰하며 “합동교단은 개혁신학의 세계관인 신율적 선교변혁을 모든 삶의 현장에서 구현하고, 한국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한국장로교회의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며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순수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끝까지 견지해야 하고, 비성경적인 모든 사이비 신학사조와 자유주의 신학의 침투에 대해 적극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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