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살인사건’으로 돌아본 유해사이트들
‘신촌 살인사건’의 배후가 일명 ‘오컬트’로 분류되는 ‘사령카페’라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경악했다. 온라인 세계가 단지 취미를 넘어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그래서 살인까지 낳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로 인한 ‘사이버 중독’의 위험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왔다. 특히 자아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그것은, 마치 독이 든 사과처럼 치명적 해악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시된 사령카페는 물론 게임, 도박, 음란물 등 그 종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자살 사이트, 잠재적 자살자들 양산
그 중에서도 최근 언론을 통해 회자되며 주목을 끌었던 것이 다름 아닌 ‘자살 사이트’다. 이름 그대로 자살을 위한 사이트다. 실제 자살을 결심했거나, 아니면 그런 용기를 얻기 위해 이 사이트를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 역시 20대 혹은 그 미만의 청소년들이 주를 이뤄 충격을 준 바 있다.
‘자살 사이트’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정부나 지자체를 중심으로 예방 대책이 쏟아졌다. 그래서인지 각종 포털 사이트에 자살이나 연관 단어를 검색하면 자살 예방 사이트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조금만 검색을 이어가면 ‘자살하는 방법’ ‘자살 고민 중’과 같은 제목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여전히 마음만 먹으면 자살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자살 사이트가 잠재적 자살자를 양산한다는 데 있다. 강선영 목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장)는 “자살 사이트의 유혹, 보다 쉽게 고통없이 죽으려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바람처럼 떠다닌다”고 했고,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는 “자살클럽이나 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은 그만큼 자살에 가까워져 있다. 이런 사이트에 의해 이미 상당한 동반자살이 일어났다”고 했다. ‘자살 사이트’가 자살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티 기독교 사이트 1백여 개, 방문자 50만
이처럼 사이버 세상은 그 눈부신 편리함 만큼이나 그림자 또한 짙다. 기독교라고 예외는 아니다. 최근 기독교는 천주교나 불교에 비해 사회로부터 상당한 눈총을 받고 있는데, 물론 자성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여기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소위 ‘안티 기독교’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 이억주 목사는 “안티기독교라는 이름으로 검색되는 인터넷 카페가 무려 100여개에 이른다. 대표적 사이트인 ‘반기독교시민연합’(반기련)에 등록된 회원이 지난 2008년 기준으로 1만3천여명이고, 하루 평균 1천여명이 접속하고 있다. 사이트 개설 후 방문자는 50만명을 넘어섰다”며 “저들은 기독교 박멸이 목표다. 안티기독교들의 활동은 기독교에 대한 애정에서가 아니다. 기독교는 망해야 한다는, 저주에 가까운 마음에서 나온 악한 언행들”이라고 말했다.
제2의 ‘신촌 살인사건’ 또 일어날 수도
여성가족부는 지난 달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된 총 361개의 인터넷 사이트들을 점겸한 결과, 청소년유해표시를 하지 않은 15개 사이트와 성인인증을 하지 않은 2개 사이트, 청소년유해표시 및 성인인증을 하지 않은 3개 사이트 등 총 20개 사이트가 청소년보호법(제14조 및 제17조)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언제 또 다시 제2의 ‘신촌 살인사건’이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한 전문가는 “사이버 세상에선 현실과 달리 시간과 공간은 물론 그 어떤 것에도 제한을 받지 않는다. 그야말로 판타지”라며 “현실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현실에서 떠나 사이버 세상으로 간다. 그리고 그것이 중독으로 이어지고 결국 현실까지 지배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