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시공자 선정, 어떻게 하면 좋을까?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교회 건축 이야기] 김정원 소망건축사 대표

◈건축 허가 및 시공자 선정

기본설계의 모든 과정이 완료되면 설계자는 허가용 도서 (실시설계 도서)를 작성한다. 실시설계 도서는 건축 및 구조, 각종 설비(전기, 기계, 소방, 통신), 조경 등의 도면과 그 근거가 되는 계산서, 그리고 건축주와 토지의 소유관계를 입증하는 각종 서류 등이다. 시공용 설계도서 작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실시설계 단계가 중요할 수 있으나. 건축 설계의 전체에서 보면, 모든 중요한 사항들은 기본설계 단계에서 거의 결정되고 실시설계는 그를 구체화하는 과정으로 건축주와의 협의 보다는 설계에 관여하는 각 분야의 기술자 간의 협의와 결정이 이루어진다.

건축 허가는 접수 후 7일 (공휴일 제외) 정도 소요되나. 허가 처리 중 보완 사항이 발생하거나 유간 부서의 협의에 따라 늦어질 수도 있다.

이제 시공자를 선정해야 할 단계이다. 사실, 이 과정에서 목회자나 건축위원회의 입장에서는 결정하기 까다로운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시공비는 저렴하게. 공사 품질은 우수하게, 공기는 되도록 짧게 끝내는 것이 모든 건축주들의 목표이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고민과 갈등의 요인이 있다. 시공품질의 확보를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검증된 시공사를 선정하여야 하나 이는 공사비 증가 요인이 되고 안면이 있는 지역 시공업체의 견적서를 검토하여 가장 저가를 제시한 업체를 선정 하려니 품질이 걱정된다. 교인 중에 건설업에 관련된 분이 있다면 입장은 더욱 난처해지기 마련이다. 업체 선정 문제로 교인 간에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도 가끔 있다. 어렵사리 업체를 선정한 후에도 공사비에 대해서 뒷말이 생길 수 있다.

교회 건축의 시공자를 선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경험이 풍부한 시공자를 적절한 공사금액으로 계약하는 방법은 각 교회의 특성에 따라 건축위원회에서 어느 한 가지 원칙을 정하여 시행하는 것이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수긍하고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2005년에 착공하여 2006년에 입당하였다. 건축위원장으로 수고하신 장로님께서 리더십을 발휘하여 좋은 시공자를 합리적으로 선정할 수 있었다. 참고로 그 때의 선정과정을 소개한다. 중소형 교회의 시공자 선정 방법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

1) 설계자에게 내역서 작성을 포함한 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비 내역서를 제출토록 했다. 이때의 내역서 단가는 관급공사 기준이 아닌 실행가 기준으로 하였다. 이 설계내역서는 입찰일까지는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2) 주변과 교계의 평판을 참고하여 시공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5개 업체에 현장설명 및 입찰 참가 요청 공문을 발송하였다.

3) 현장 설명회에서 설계 내용과 도면에 표기되지 않은 요구 사항을 자세히 설명하고 설계도서(도면, 시방서, 기타 요구 사항)를 배포하였다. 제출할 견적내역서의 형식은 일치될 수 있도록 기본 양식을 함께 배포하였다. 이 때 도면과 시방서, 현장설명서에는 포함되어 있으나, 견적내역서에 누락된 항목은 시공자 책임으로 시공한다는 것을 명시 하였다. (이 문서는 반드시 계약서에 첨부하여 분쟁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

4) 1주간의 내역 작성 기간 후에 각 시공자는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장소로 밀봉한 견적내역서를 제출토록 하고 별도의 장소에서 대기하게 하였다.

5) 건축위원회 전원 참석 하에 설계 내역서 금액을 공개하고 입찰기준 금액을 결정하였다. 입찰 기준 금액은 설계 내역서의 88% 내외의 예정가 네 가지에서 건축위원회의 추첨으로 정했으며 시공자 선정은 이 기준 금액 이상 중에서 가장 저가를 제시한 업체로 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 저가에 의한 부실 시공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6) 입찰 기준가가 정해지면 각 업체가 제출한 견적내역서를 참가 업체와 함께 공개하여 기준에 부합되는 업체를 선정하였다.

7) 선정된 업체의 견적내역서를 검토하여 단가와 물량을 최종 확인한 후 전체 공사금액을 조정 확정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

정석적인 입찰 형식은 아니나 상기와 같은 과정으로 단순 견적 비교보다는 업체 선정과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졌으며 시공 품질도 비교적 만족스럽게 확보될 수 있었다. (다음회에는 ‘공사관리의 중요성’이 계속됩니다)

문의 : 010-3022-3324

김정원 건축사(소망건축사사무소 대표, 성북성결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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