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해피투어 김용규 목사가 말하는 성지순례의 참 의미
성경 속 인물들이 그러했듯, 2,000년이라는 시간의 공백을 넘어 ‘지금 내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일어날 때가 있다. 은혜로운 집회에 참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일상을 떠나 성경 속으로 ‘시간여행’을 갈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지순례는 믿음의 선조들이 거쳤던 현장을 오감(五感)으로 느끼고 내 마음문을 두드리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경비 때문에 망설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크리스찬 해피투어’에서는 성지순례를 희망하는 이들을 위해 하나은행과 삼자협약을 맺고, ‘하나해피투어카드’를 소지한 이용자에게는 무이자 24개월 할부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목돈 없이도 월 10~15만원 후불결제만으로 성지순례 가능해져, 참여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목회자로서 많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성지순례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크리스찬 해피투어 김용규 목사를 만났다.
-성지순례는 성경을 묵상하는 ‘거룩하게 구별된 여행’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면도 있는 것도 같다.
“많은 사람들이 성지란 성경에 나오는 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성지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의도를 말씀하고자 하는 곳이다. 성경책에 기록되어 있든 되어 있지 않든 중요치 않다.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여러 과정으로 인도하시는데, 그 중 잘못된 과정은 성지가 될 수 없다. 현대 기독교인들의 성지순례는 우리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구원의 발자취를 더듬어, 구원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고 주님과 대화를 나누기 위한 것이다. 그리스도의 피 흘리심으로 속죄의 제사가 끝났는데, 그런 자리를 성지순례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성지순례를 관광처럼 한다. 이런 폐단의 원인은 일반 여행사가 성지순례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복궁 안에 들어가야 왕의 삶을 알 수 있듯이 삶의 현장을 들여다 봐야 하는데, 이스라엘에 가서 다이아몬드를 사고 이집트에서는 향수를 사고 터키에 가면 가죽을 산다. 교회에서 가는 성지순례 또한 기념교회들을 방문하는 차원에서 성지를 둘러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속에서 어찌 하나님의 참 뜻을 알 수 있겠나.
성지에서는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성경과 인간 역사는 공존한다. 그 증거를 찾는 작업이 고고학이다. 고대 근동지역의 역사와 지리 및 고고학을 공부하는 중에 현재 기념교회의 장소와 구원 역사의 현장과는 많은 괴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성지는 곳곳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가 있다. 그곳에서 대화하는 과정이 바로 성지순례의 목적이다.
‘출애굽기를 비롯한 성경의 이야기는 신화다’라고 주장하는 학자가 생기면서 믿음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이런 자유주의 신학이 발달된 유럽지역은 결국 교회의 문이 닫히게 된 것이다. 이것에 대항해 미국 복음주의 목사들이 성경에서 일어난 사건의 현장을 성경고고학을 통해 찾기 시작했다. 그 지역 전승을 통해 성지를 발굴했고 지금 대부분의 기록을 찾았다.
그런데 문제는 찾은 게 다가 아니고 해석하는 것이다. 사건이 있었던 시기가 200년이 왔다갔다 하니, 아직까지 해석의 불일치가 있다. 하지만 전제는 나 같은 경우, ‘성경은 역사적 기록이 맞다’고 봤을 때, 성경을 보고 역사를 볼 줄 알아야지, 많은 사람들은 역사를 먼저 보고 성경을 그 다음에 본다. 하지만 복음주의적 관점은 성경을 먼저 보고, 그 다음 역사를 보는 것이다.”
-성지순례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가.
“구약시대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 등 절기마다 각지에 흩어져 있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께 제사드리러 갔다. 어디로 가느냐, 예루살렘 성전으로 간다. 성전으로 올라가는 노래가 있다. 시편 120~130편을 보면 성전에 오르는 노래가 나온다. 노래를 부르면서 어디로 가느냐면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거다. 이것이 성지순례의 시작이다.
기록에 의하면,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가 자기 아들이 313년에 기독교를 공인한 뒤인 326년에 팔레스틴 지역 성지순례를 갔다. 이게 역사 최초다. 황제의 어머니이므로 격식을 갖추고 세 가지 테마로 찾는데, 그 테마가 탄생·죽음·부활이었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지역에 세워진 교회가 ‘베들레헴 주님 탄생 교회’이고, 예수님이 돌아가신 골고다에는 ‘주님 무덤교회’, 승천하신 감람산에는 ‘승천교회’를 세웠다. 이것이 최초의 성지순례라고 할 수 있다.
콘스탄티누스 다음 왕도 기념성전을 짓기 위해 성지를 찾다가 천사가 마리아에게 수태고지 했던 나사렛에 교회를 짓고, 어떤 이는 갈릴리에서 교회를 지어, 기독교 제국이었던 비잔틴 시대 때 교회가 엄청나게 지어진 것이다. 마지막 만찬의 자리, 오병이어 사건이 일어난 자리 등 계속 발굴해 교회를 지었다. 문제는 ‘그 자리가 진짜 역사의 현장이냐’는 논란의 여지가 아직도 많이 있다. 이슬람이 들어와 성전을 파괴하고 십자군이 들어와 복원하는 과정에서, 그 성지의 원형도 우리 생각보다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복원작업은 로마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를 통해 이뤄지다보니 원래 역사 현장과 다른 경우 많이 있다.”
-약속의 땅 가나안, 모세의 출애굽 여정, 디아스포라를 찾아서, 중동문화탐방까지 성지순례 카테고리가 있는데 지역은 어떻게 선정했는가.
“보통 사람들은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로 생각한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의 땅은 애굽 하수부터 유프라테스강까지다. 현재 국가로 보면 이집트 일부를 포함한 시리아까지다. 그 약속이 이루어진 시대가 솔로몬 시대였고, 당시 이스라엘 국경이 바로 이집트의 일부인 시나이반도에 있는 애굽 하수부터 시리아의 유프라테스강까지였다. 그래서 이스라엘 국기를 보면 위와 아래는 파란색이고 가운데는 별인데, 위 아래의 파란색이 유프라테스강과 애굽 하수지역을 뜻한다. 그것이 하나님이 주시겠다는 약속의 땅의 개념이다.
모세의 출애굽 여정은 지금의 이집트에서 형성됐다. 이집트의 문화 풍습이 다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니 이집트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스라엘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모세 출애굽 여정을 따로 보는 것이다.
디아스포라는, 이스라엘이 망해서 민족이 흩어졌다. 그런데 어디로 많이 갔느냐면 특히 중동지역이고, 이라크, 인도, 심지어 중국까지 포함된다. 그런 곳을 가자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원래 유대교의 철저한 율법학자인데, 주님을 만나 철저히 바뀐 것이다. 율법을 많이 아니까, 유대인과 싸우면 이 사람만큼 잘 싸울 사람이 없었다. 이 구약성경이 예수님을 증거하는 것이라는 것을 바울은 하나하나 찾아가며 증거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유대인이 제일 미워하는 대상이 됐다. 그래서 바울은 ‘하나님은 너희를 구원하려 하는데 너희가 안 듣겠다면 이방인을 전도하겠다’며 이방인을 전도했다. 터키와 그리스, 발칸반도, 로마까지 간다.
중동문화탐방에 대해서는, 성경을 우리 식으로 읽으면 전혀 엉뚱한 해석이 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중동지역을 잘 알아야 한다. 성경에 예수님께서 ‘인사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중동은 인사를 하려면 2시간이 걸린다. 한번 인사하면 부모님, 조부모님, 사촌 등 가족 전체의 안부를 묻는 풍습이 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전도 다닐 때는 인사하지 말고 네 일부터 먼저 하라는 것이다. 중동문화를 모르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이해 못한다. 이러한 성지순례의 자세한 역사적 배경에 대해 정리한 책 「성지순례 가이드북」도 출간했다.”
-책 소개 좀 해 달라.
“내가 10년간 성지를 쫓아다니면서 집필한 결과물이다. 「성지순례 가이드북」은 시중에는 안 파는데 가끔 목사님이 주문 구입 하기도 하시고 성지순례 가시는 분에게 먼저 공부하라고 드린다. 영어로 번역된 전문서적을 보고, 고고학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직접 찾아가 150여 차례 성지순례를 다녔다. 어떤 사람은 내가 이 성지순례에 미쳤다고 하더라.”
-은행 지점장을 했다고 들었는데 성지순례에 이런 대단한 열정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어른이 되면서 신앙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1998년도에 처음 성지순례를 갈 때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엄청 크게 들었다. ‘하나님께서 나를 필요로 하시는구나’ 느꼈고 그때부터 신학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처음 성지순례를 갔을 때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현장에서 성경 사건과 동떨어진 설명을 들을 때 너무 실망해, 성지를 바로 알려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고, 이 일에 뛰어 들었다.”
-성지순례 가서 들었다던 음성은 어떤 내용이었나.
“‘하나가 되라’였다. 한국 기독교가 하나되라는 것인지, 모든 것이 하나되라는 것인지. 그 음성을 들은 장소인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는 사도 바울이 전도의 열매를 거의 맺지 못했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그가 죽고 나서 30년 후, 바울의 말이 그들에게 살아나면서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하나님 말씀을 전파하라’는 말씀처럼, 나 또한 성지에 대한 정립을 이루라는 하나님의 음성이라고 믿고 있다.
성지에는 하나님의 메시지가 있다. 씨만 뿌린다면 하나님이 물과 빛을 주신다. 그래서 성지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정립을 위해 알리고, 가르칠 것이다.”
-성지순례 하면, 가톨릭이 더 전문적으로 하고 있지 않은가.
“잘 되어 있다. 가톨릭은 그 지역에 가서 미사를 드리고 일정을 마치면 하루를 돌아보며 지나온 삶을 회개하고 감사한다. 하지만 개신교에는 아직 그런 것이 없다. 성지순례는 천천히 느끼고 체험해야 한다. 한 곳에서 최소 5분이라도 기도해야 한다.”
-해피투어의 성지순례 일정은 어떻게 되나.
“매일 아침시간 출발 전에 ‘하루를 온전히 맡긴다’는 출발기도를 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동(東)으로 가라면 동으로 가겠다’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맡기는 것이다. 성지에 도착하면 ‘우리가 알 수 있게 해 달라’는 도착기도를 하고, 가이드인 제가 성경책과 함께 설명을 한다. 아무리 피곤해도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와서 보이려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루를 마칠 때도 기도를 함으로써, 성지순례를 온전히 하나님께 바친다.”
-성지순례 전에 필요한 자세는.
“건강해야 하고, 시간과 돈이 있어야 한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수속을 밟고 여권까지 통과됐는데 갑자기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정말 일행 중 그런 사례가 있었다. 다른 여행사 성지순례를 보면 사고를 당해 죽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무리 돈이 있다 해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 부르신 자만이 갈 수 있다. 시내산의 절벽 같은 경우 미끄럽기 때문에 위험하다. 하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 ‘성령이 역사할 수 있도록 동행해 달라’ 기도한다면 우리는 여행을 잘 마칠 수 있다.”
-성지순례를 많이 갔으면 하는 대상이 있나.
“젊은이들이 많이 갔으면 좋겠다. 느낌이 다르다.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알아야 한다. 젊은 사람이 다녀오면 그 소감을 글로 잘 정리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