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 찬성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메릴랜드 동성결혼법 저지 서명운동은 여전히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서명운동을 주도하는 메릴랜드 결혼연맹(Maryland Marriage Alliance)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각)까지 3만여명의 서명을 받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으며, 6월 말까지 모아야 하는 5만5736명의 서명도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릴랜드한인교회협의회(회장 권덕이 목사)도 서명운동 참여 의사를 밝혔고, 현재 정확한 서명 양식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교협 제 2부회장 윤종만 목사는 “시민권자만 참여할 수 있는 등 서명양식이 의외로 까다롭다. 서명운동협의체에서 정확한 양식을 발송해주길 기다리고 있다”면서 “도착하면 5월 중으로 교협 소속 100여개 교회에 양식을 발송하고 협력을 독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주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 찬성 발언이 메릴랜드 주민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흑인교회 목회자들이 앞장서서 동성결혼법 반대 서명운동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목회자들의 발언을 실으며 “동성결혼 반대가 곧 오바마 반대표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또 “메릴랜드는 흑인 인구가 전체 29%를 차지하며,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표가 62%나 나온 지역”이라는 데 집중하고, “오바마 대통령을 존경하는 이들이 자신의 동성결혼에 대한 시각을 바꿀 수도 있다”는 발언도 실으면서 팽팽한 동성결혼 견해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음도 시사하고 있다.
올해 초 워싱턴포스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동성결혼 합법화를 찬성하는 메릴랜드 주민이 전체 50% 반대가 44%로, 2004년 이래 동성결혼 찬성 비율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마틴 오말리 메릴랜드 주지사의 서명을 거친 메릴랜드 동성결혼법은, 올 6월 말까지 기준치 서명을 모으지 못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된다. 6월 말까지 서명 기준치를 넘어서면 11월 주민투표로 부쳐지지만 동성결혼법을 둘러싼 찬반 양론이 여전히 팽팽한 것으로 알려져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상태.
한편 현재 동성결혼법을 시행하는 7개 주를 제외하고 미국 내 30개 주에서 동성결혼법이 주민 투표에 회부됐지만 모두 통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