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USA 하은교회가 교단 이전을 신청한 이유
PCUSA 동부한미노회가 지난 3월 동성애자 성직 허용 문제로 교단 이전을 원하는 교회들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후, 하은교회(담임 고훈 목사)가 첫 이전을 신청했다. 이는 동부한미노회 내에 일부 교회들이 교단 이전을 적극 검토해 왔던 상황에서 매우 주목받고 있다.
현재 동부한미노회 내에서는 원로목회자들을 중심으로 교단 이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노회 지도부는 PCUSA 총회가 밝힌 ‘평화적인 교단 이전 허용’ 방침에 따라, 최대한 교회의 권익과 의견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하은교회 고훈 목사를 만나 교단 이전을 결정하게 된 계기와 그간의 과정에 대해 물었다.
-교단 이전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이후 처음 신청한 교회가 됐다. 교단 이전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가 있는가.
“PCUSA 교단이 동성애자 성직을 사실상 허용했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교회 안에 교단을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중직들 사이에서 계속 나왔었다. PCUSA 교단이 동성애자 안수를 허용했다는 소문만으로도 교회를 떠난 성도들이 있다. 그 성도들이 하은교회를 나가는 과정에서도 많은 아픔을 줬다. 이 교회에서는 기도도 안 된다면서 나간 이들도 있다. 노회마다 결정이 다르다는 것을 설명해줬지만 평신도들은 노회를 보는 것이 아니라 교단 자체를 문제 삼으면서 교회를 옮기고 싶어한다.”
-현재 동부한미노회의 원로들은 한인교회들이 교단을 떠나지 말고 신앙노선을 분명히 하면서 PCUSA 교단을 위해 기도하자는 의견들을 내고 있는데.
“노회에서는 교단 이전을 신청한 첫 교회가 됐는데, 노회가 교단 이전을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확정지었고 이에 따라서 신청하게 된 것이다. 성급하게 움직인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하은교회로서는 그동안 많은 고민과 아픔이 있었다.
오래 전부터 동성애 문제로 하은교회 성도들은 마음아파했다. 교회에 새롭게 출석하는 분들이 멤버십 서약을 할 때 맨 마지막 문항에 ‘교단의 신앙노선에 따라 열심히 신앙생활 하겠습니다’가 나온다. 현재는 그 신앙노선 부분을 교회의 지도와 권면에 순종한다는 내용으로 바꿔서 가고 있지만, 당장 멤버식 서약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 피치 못할 상황이다.”
-현재 많은 교회들이 하은교회의 교단 이전 과정을 지켜볼 것이다. 교단을 떠나는 첫 케이스가 된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가.
“많은 노회원들과 소속 교회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엉겁결에 교단 이전을 신청한 첫 케이스가 됐다. 노회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이 평화롭게 헤어지자는 취지이기에, 최대한 노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순조로운 과정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괜히 건방지게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사실 교단 이전에 대한 걱정보다는 우리 교회로 말미암아 다른 교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혼란이 생길까봐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성도들이 동성애 문제로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생기고 있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동부한미노회에 교단 이전 신청한 것은 언제인가.
“5월 1일 목회위원회가 모이는 날에 신청을 했다. 교회측 위원회인 SCC는 4월 당회에서 구성했다. 7인의 위원회를 구성해서 노회에 보고를 올렸다. 노회에서도 처음 교단 이전 신청을 받은 것인데 좋은 분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주셨다.”
-어느 교단으로 이전할 방침인가.
“PCUSA에서 제시하는 4개 교단을 두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현재 하은교회는 교회측 위원회인 SCC에서서 각 교단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다. 그 중에도 ECO가 그래도 가장 하은교회와 맞을 것 같다는 것이 많은 교회 분들의 의견이다. 교단 이전의 이유가 동성애 문제니까 동성애 문제를 제외한 신앙노선이나 내부의 직제 등이 PCUSA와 다를 것이 없는 ECO로 선택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교단 이전 이후 교회 안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교단 이전에 대해 이미 교회 안에서도 충분히 중론이 모였다. 때문에 교단 이전 문제로 교회 안에 혼란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교단만 이전되는 것이기에 교회 안에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