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사후피임약 일반의약품 분류 발표… 교계 반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사전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재분류

▲사후 응급피임약.

▲사후 응급피임약.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결국 사후(事後) 응급피임약을 처방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시킬 예정이어서 종교계와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반발하고 있다.

식약청은 “사후 피임약은 성교 후 72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유효하며, 한 번만 먹는 약이고, 구토 같은 부작용도 대부분 48시간 이내 사라진다”며 “프랑스·스위스·캐나다·영국·미국에서도 일반약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생명윤리협회(상임공동대표 박재형 교수)는 “사후 응급피임약은 사실상 인간 배아를 죽이는 실질적 낙태약으로, 명백히 살아있는 사람을 죽이는 약제를 윤리적으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를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한 것은 부작용을 줄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는데, 박카스나 피로회복제처럼 의사와 상담도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난 2001년 사후피임약인 노레보정의 수입허가 여부를 논의할 당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해 엄격히 통제한다는 조건을 붙여 양해를 구하지 않았느냐”며 “보건복지부와 식약청이 명분으로 내세우는 낙태예방은 낙태를 조장하는 모자보건법 개정과 낙태관련법 강화, 사법당국의 낙태처벌의지 강화, 사전피임약 보급과 피임교육, 미혼모 보호기관 확충, 올바른 성교육 층인 범사회적이고 근원적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태반대운동연합(회장 김현철 교수)은 “사후 응급피임약이 1회 복용하는 긴급용이기 때문에 장기 복용하는 일반경구피임약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고 판단했다지만, 현실에서는 응급피임약을 반복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한 달에 두 번만 복용해도 일반피임약 21일치 복용 때보다 많은 호르몬제가 사용된다”며 “응급피임약은 말 그대로 응급용 고농도 호르몬제이므로 성폭행과 같은 응급상황에서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때만 사용되는 약”이라고 이에 반대했다.

산부인과학회도 “피임 실패율이 최대 42%로 높은 사후 피임약이 일반약으로 풀리게 되면 불법 낙태가 도리어 늘어난다”고 밝혔다. 기독교 외에 천주교도 “반생명적 낙태약”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전(事前) 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바뀐다. 식약청은 이에 대해서는 “사전 피임약은 호르몬 함량이 낮지만 장기간 복용해야 하고, 혈전증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일본·영국 등 의약선진 8개국은 모두 전문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의약품 재분류안은 각계의 의견수렴 절차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7월 말 최종 확정되며, 유예기간을 거쳐 올 가을부터 시행된다.

이와 관련, 9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예정돼 있는 프로라이프연합회 주최 생명대행진 행사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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