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근 목사 “하나님의 뜻은 쉽게 말할 수 없다”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17일 주일 강남교회에서의 마지막 설교 전해

▲강남교회 성도들이 마지막 설교를 전한 송태근 목사(오른쪽)와 그의 사모를 향해 파송의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김진영 기자

▲강남교회 성도들이 마지막 설교를 전한 송태근 목사(오른쪽)와 그의 사모를 향해 파송의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김진영 기자

“다 크게 울며 바울의 목을 안고 입을 맞추고 다시 그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한 말을 인하여 더욱 근심하고 배에까지 그를 전송하니라”(행 20:37~38)

강남교회 송태근 목사의 마지막 설교 본문이다. 제목은 ‘바울의 작별’. 송 목사는 17일 주일예배 설교를 끝으로 지난 19년간 시무했던 강남교회를 떠났다. 그리고 다음 달 1일 삼일교회 제5대 담임목사로 새 출발한다. 그의 나이 58세, 강남교회에서의 원로목사 추대를 1년을 앞두고서다.

송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꿈을 꾸는 듯하다. 19년간 한 번도 이 목양지를 떠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며 “나도 그런데 (강남교회) 성도들은 얼마나 당황하고 놀랐을까”라는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본문은 바울이 아시아 목회를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가는 장면이다. 그런데 그의 궁극적 목적지는 예루살렘이 아니었다”며 “하나님은 결국 그를 로마의 가이사 앞에 세우시려 하셨다. 이걸 처음부터 바울이, 혹은 성도들이 알았을까. 하나님의 뜻이라는 건 사람이 쉽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수많은 사건들과 시간 속에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게 하나님의 뜻이다, 아니다’ 이렇게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태근 목사가 강남교회 성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진영 기자

▲송태근 목사가 강남교회 성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진영 기자

그러면서 송 목사는 “19년 동안 목회하면서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척이나 행복했다”며 “그런데 하나님의 계획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순종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송 목사는 “목회자가 임지를 옮길 때 그 결정을 자신이 하는 것 같지만 결코 그가 하는 게 아니다. 성령께서 멈추게도, 또 가게도 하시는 것”이라며 “이에 교회는 순종할 뿐이다. 강남교회가 그와 같은 성숙한 결정을 내려줬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안도하고 떠날 수 있다”고 담담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사실 지금 내 나이는 새 임지를 찾아 떠날 나이가 아니다. 강남교회에 그대로 있으면, 내년에 원로가 되어 편안하게 대우받을 수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주어진 뜻에 순종해야 하기에 눈물을 머금고 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송 목사는 “돌아보니 참 고맙고 행복했다. 그리고 성도님들을 너무 고생시킨 것 같아 죄송하다”며 “강남교회를 주의 은혜와 그 분의 말씀에 부탁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성도들을 능히 세울 근거요 동력이며 전부”라는 말로 성도들을 위로했다.

설교를 마치고 송 목사는 그의 사모와 함께 성도들에게 인사했고 성도들은 파송의 노래로 화답했다. 예배 후에는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과 일일이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장총 천환

“중독 빠지지 않도록… 다음 세대 맑게 키워내자”

중독, 청소년들만의 문제 아니다 자녀들 위해 애통하고 통회할 때 이 땅 모든 자녀들 품고 기도해야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천환 목사) 다음세대위원회 주최 ‘청소년 중독예방 세미나’가 6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급변하는 시대, 기독교학교가 가야할 길’을 주제로 2024 사학미션 포럼

“기독사학들, 교원임용권·고교학점제 파행 공동 대처해야”

사학법 개정 후, 기간제 교사 수 정교사의 6배 학교 선택 막으면서 왜 과목 선택만 집착하나 사립학교들의 건학이념 구현이 도전받는 상황에서 기독교 사학들의 공동 대응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특히 ‘교원 1차 필기시험을 교육청에 의무 위탁하는 사립…

진실화해위 충청 기독교인 희생 순교

6.25 당시 충청 교회 30곳 기독교인 71명 순교 공식 확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이하 진실화해위)가 6.25 전쟁 당시 공산당과 좌익 등에 의해 ‘충청 교회 30곳에서 기독교인 71명이 희생당한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국가와 관련 부처 등에 후속 조치를 권고했다. 6월 25일 서울 …

 EXPLO’74 50주년 기념대회

EXPLO’74 성령 폭발 재현은 이제부터… ‘도시전도 운동’ 펼친다

“한국CCC 사상 최초 ‘한 해 단기선교 3천 명’ 파송 시대 계획” 1974년도 EXPLO’74에 모였던 35만 명의 청년들이 그랬던 것처럼, 지난 5일간 EXPLO’74 50주년 기념대회에 참여했던 청년들이 각자 속한 지역으로 돌아가 지구별 ‘도시전도 운동’을 펼친다. 한국 CCC(대…

비사랍 세르게이 목사, 순교자의 소리,

“오늘날 기독교인들의 진정한 영웅은 순교자들”

중앙아시아 출신 순교자 기념은 처음 순교 이후 가족들이 교회 사역 지속 전 세계 박해받는 성도에 대해 알려야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가 올해 ‘기독교 순교자의 날’을 앞두고 2004년 1월 12일 중앙아시아에서 순교한 세르게이 비사랍(Sergei Bessarab) 목사를 …

인터콥

‘선교적 교회’론 적극 적용한 교회, 확연한 성장세

관련 이론 나온 지 20년 흘렀지만 목회자 중 2/3는 여전히 인식 부족 핵심은 평신도의 ‘선교적인 삶’ 성도의 공감과 자발적 참여 관건 ‘선교적 교회’론이 등장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목회자 3명 중 2명은 여전히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