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천연재료로 떡을 7분 만에 쪄내는 ‘떡담’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서초점 차용석 대표 “케익, 선물세트, 답례용 등이 인기”

문을 열면 금방 쪄낸 떡의 모락모락한 김이 곡물의 향을 풍기며 방문객을 가장 먼저 반긴다. 흔히 떡은 어른들이나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곳 <떡담>에는 젊은 단골고객들도 상당히 많다.

떡담은 100% 천연재료를 사용한다. 쌀, 호박, 쑥, 고구마, 과일은 모두 우리 농산물이고, 보조기구의 경우 스테인레스 제품이며, 유산균을 이용해 살균한다. 그리고 당일 생산·판매를 원칙으로 해서 신선하다. 남은 떡은 냉동해 푸드뱅크(소외계층 식품지원복지단체)에 지원, 착한 가게로 선정된 바도 있다.

▲즉석호박시루떡.&nbsp;통팥이 겉부분을 덮고 있다. ⓒ떡담

▲즉석호박시루떡. 통팥이 겉부분을 덮고 있다. ⓒ떡담

갓 쪄낸 떡을 주문한 지 7분 만에 받아볼 수 있는 <떡담>의 서비스는, 재료와 기계의 과학적 시스템 구축과 매월 본사에서의 교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떡담 자체 기술인 ‘떡 베이스 가공용기’가 그 핵심이다.

2008년 특허를 받은 기술로 다양한 떡 케익을 개발하고, 크라운 상품을 도입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재료의 떡 케익을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자색고구마, 크랜베리, 초콜릿, 과일, 곡류 등 무궁무진한 재료들을 모두 쌀떡에 담았다.

▲돌기념 떡케익. ⓒ떡담 서초점

▲돌기념 떡케익. ⓒ떡담 서초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촉촉한 맛’은 분말로 된 재료들에 특수가공법으로 수분을 담고, 압력밥솥의 원리처럼 특수제조시루에 압축해 수분을 잡아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보통 단체주문이 들어오면 열댓 명이 작업해야 하는 일을, <떡담>은 이 7분 즉석제조 덕에 4, 5명이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떡담은 자사의 수익보다는 떡 산업을 활성화를 위해, 소비자의 건강을 기본 바탕으로 떡을 빚는다. 100% 국산쌀과 천일염을 사용할 뿐 아니라, 몸에 유해한 설탕 대신 타가토스를 사용하는 등 천연감미료로 맛을 내고, 구절판용기에 들어가는 재료는 모두 100% 국산 농산물이다.

창업주 임철준 대표이사는 부모님이 1965년부터 운영하던 광주의 <창억떡집>을 모태로, 1999년 가업을 이어받아 <떡담>으로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임 대표는 소비자들이 우리 고유의 떡보다는 서양에서 들어온 빵을 선호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떡 개발에 매진해왔다. 음식은 시기를 타는 법인데, 떡의 경우 결혼식이나 돌 기념식 등 경사가 있을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점에 창안해 떡 케익과 선물세트, 답례떡을 고안했고, 2009년 떡 프렌차이즈 <떡담>을 출범시켰다.

동네 가게에서 맛으로만 승부해 전국적 기업으로
우리 고유의 떡 ‘대중화’ 위해 온갖 정성 기울여


기자가 찾아간 지점은 서초동 <떡담>이다. 주민회관, 학교, 오피스텔의 중심가인 이곳은 떡집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주문이 계속 이어진다.

30세를 갓 넘긴 듯한 건장한 청년이 시루에 가루와 고물을 익숙한 손놀림으로 담고, 다 쪄낸 떡판을 재빠르게 뒤집어 포장한다. 무슨 사연이 그를 떡을 짓게 만들었을까?

서초점 대표인 차용석 씨는 창업을 꿈꾸던 30세 청년이었다. 창업 아이템 1순위인 ‘먹는 장사’ 중에서 어떤 먹거리로 할까 고민할 때, 떡집을 해보라는 지인의 권유에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리 곡물로 만들어 영양도 좋고, 시대가 변해도 고유의 절기·경사가 있을 때마다 찾게 되는 것이 바로 떡이라는 것이 지인의 설명이었다.

그는 수도권을 넘어 대전까지 잘하기로 소문난 떡집은 다 다녀봤다. 시식을 해보고, 떡의 상태와 포장까지도 꼼꼼하게 체크했다. 그런데 뭔가 아쉬웠다. 그러던 중 <떡담>에 찾아갔다. 오로지 건강· 맛· 트렌드 삼박자를 갖춘 떡만을 생각한 <떡담> 임 대표를 만나자, 차용석 씨 안에 잠자고 있던 열정과 패기가 일어나는 듯했다.

처음 떡담의 떡을 마주했을 때는 단아하고 깔끔한 포장이 눈길을 끌었다. <떡담>의 호박시루떡과 찹쌀떡을 입에 넣자 촉촉하고 쫄깃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광고홍보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제품 경쟁력만으로 동네 가게에서 전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것을 보니, 이것이 ‘잘 될 수밖에 없는 장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

▲떡담 서초점 차용석 사장.

▲떡담 서초점 차용석 사장.

차용석 서초점 대표는 “기업도 아니고 개인이 홍보 없이 입소문으로만 여기까지 온 것이 정말 신기했다. 호박시루떡과 찹쌀떡을 먹어봤고 포장과 기획을 보고 확신이 들었다. 다른 곳의 떡맛은 한 사람이 다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이곳은 다양한 맛이 살아 있었다. 떡이 7분 만에 제조돼서 나온다는 게 신기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매일 아침 본사로부터 하루치 재료 분량이 배송된다. 그 재료들을 급냉실에 보관하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특수주문제작시루에 레시피대로 각각의 재료를 담고, 고온의 증기로 찌면 7분 만에 떡이 되어 나온다. 냉동떡의 경우 완제품을 만들어 두었다가 냉동실로 얼려 주문이 들어오면 해동하는 식이므로 이는 엄연히 즉석 제조인 것이다.

이 집 단골고객 김모 씨(현직 디자이너)는 “맛과 멋이 조화를 이루고 가격까지 착해서, 대접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주문한다. 떡을 싫어한다는 요즘 아이들까지도 좋아할 만한 재료들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며 “어린이들 행사에도 우리 한식 먹거리인 떡 케익이 오르길 바란다”고 했다.

유치원 및 교회 홍보물 제작일을 하다 보니 아이들을 많이 대한다는 그는 “아이들 체험학습으로 이곳을 방문해 떡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패스트푸드를 달고 사는 요즘 아이들에게, 우리 고유의 정서와 전통조리법이 담긴 떡을 통해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서초점 차용석 대표의 ‘떡담’은 어떤 이야기로 만들어갈까. 그는 “기존의 없던 떡이 우리 집에는 많다. 그런 것들이 ‘맛있다’는 반응을 받을 때 가장 뿌듯하다. 입소문이 나고 블로거들이 후기를 작성한 것을 보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하지만 이 일을 하면서 안타까운 점도 털어놓았다. 그는 “이렇게 많은 노동력을 쏟고 좋은 것을 많이 넣는데, 떡이 빵보다 대중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제값을 받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차 사장의 바람은 떡의 대중화와 포장상태 개선이다. 이를 위한 노력은 그의 평소 습관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떡담> 유니폼을 입은 채로 인근 동네 떡집들을 수없이 들락날락하는 것이다. 처음엔 경쟁업체들이 다들 그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쫓겨나고 욕 먹은 적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마음을 털어놓고 얘기하면 금세 친해지고, 각자의 노하우도 서로 공유한다. “떡의 대중화를 위해 서로 힘을 합치면 장기적으로 볼 때 서로 잘 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떡으로 뭉친 사람들이 오늘도 열심히 각자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떡담>. 떡에 대한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다는 뜻, 혹은 ‘덕담’(德談)이 오가는 곳에 빠지지 않는 것이 떡이라는 뜻, 그 어느 쪽의 해석도 자유다. 우리와 매우 가까이 있어왔지만 인식하지 못했던 떡이, 이렇게 변신할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갑기만 하다.

문의) 서초점 떡담 02-525-4789 홈페이지 www.ricepie.com/ 인터넷까페 cafe.naver.com/seocho4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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