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탐방] 사해 사본이 고고학자에게 가기까지(2)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이미 앞서 시리아 수도사에게 팔린 3개의 사본은 다른 경로를 통해 골동품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 소식을 히브리 대학 고고학과 교수인 엘리에셀 수케닉(Eliezer Sukenik)과 벤자민 마자르(Benjamin Mazar)가 들었다. 이 과정에서 수케닉과 마자르 교수는 3개의 사본을 어렵지 않게 구입하였다. 이때 구입한 3개의 사본은 1QIsab, 1QM(War Scroll), 1QH(Thanksgiving Hymns)이다. 이들 두 교수는 베두윈 소년에 의해 발견된 4개의 다른 사본이 아타나시우스 주교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이들은 다른 사본을 구하기 위하여 주교를 만났지만, 가격을 조정하지 못하여 구입에 실패하였다.

아타나시우스는 사본의 가치를 직감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그래서 주교는 1948년 2월 21일 4개의 사본을 팔기 위하여 예루살렘에 위치한 미국 역사학회(American Schools of Oriental Research)를 방문하였다. 여기에서 주교는 ASOR의 연구원인 존 트레버(John C. Trever) 박사를 만났다. 트레버 박사는 주교를 통해서 보게 된 사본이, 본인이 연구하던 당시로는 가장 오래된 나쉬 파피루스(Nash Papyrus)와 서로 유사한 것을 알았다. 그래서 트레버 박사는 주교의 허락을 얻어 몇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지금도 이 사진은 사본의 본래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된다.

▲1954년 6월 1일자 월 스트리트 저널 (Wall Street Journal)에 ‘사본을 판다’는 광고. ⓒ위키페디아 백과사전 참고

▲1954년 6월 1일자 월 스트리트 저널 (Wall Street Journal)에 ‘사본을 판다’는 광고. ⓒ위키페디아 백과사전 참고

주교는 예루살렘에서 큰 돈을 받고 사본을 파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4개의 사본을 레바논의 베이루트로 가져갔다. 베이루트에서도 사본을 파는 데 실패한 주교는 사본을 미국으로 가져갔다. 아타나시우스 주교는 4개의 사본을 팔기 위해 먼저 워싱턴의 의회 도서관(Library of Congress)에 전시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사본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주교는 1954년 6월 1일자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에 ‘사본을 판다’는 조그만 광고를 냈다.

이 광고는 유대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아타나시우스 주교가 뉴욕에 머물며 사본을 매매한다는 소식을 이스라엘의 고고학자이며 군 장성 출신인 이가엘 야딘이 들었다. 이가엘 야딘은 엘리에젤 수케닉 교수의 아들이다. 그래서 이가엘 야딘은 벤자민 마자르 교수와 함께 1954년 7월 1일 뉴욕의 월 도르프 아스토리아(Waldorf-Astoria Hotel)에서 주교를 만났다. 그리고 오랜 협상 끝에 25만 달러를 지불하고 4 개의 사본을 구입하였다. 당시 25만 달러는 현재 화폐로 약 204만 달러의 가치를 갖는다. 주교는 96달러를 주고 구입한 4 개의 사본을 25만 달러에 팔았으니 엄청난 이익을 챙긴 것이다. 그러나 4개의 사해 사본의 진정한 가치를 생각하면, 25만 달러 역시 여전히 헐값에 불과하다.

▲이스라엘 국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1QIsaa 사본의 진품. ⓒ두루Tentmaker 고문 이주섭 목사 제공

▲이스라엘 국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1QIsaa 사본의 진품. ⓒ두루Tentmaker 고문 이주섭 목사 제공

쿰란 1동굴에서 발견된 7개의 모든 사본은 결국 힘든 과정을 거쳐 유대인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앞서 엘리에젤 수케닉과 벤자민 마자르 교수에 의해 구입된 3개의 사본, 그리고 1954년 이가엘 야딘이 아타나시우스 주교로부터 구입한 4개의 사본은 처음에는 예루살렘 록펠러 박물관(Rockefeller Museum)에 전시되었다. 이후 이 사본들은 1965년 12월 대영 박물관에 ‘요르단의 사해 사본(Jordanian Dead Scrolls)’이란 이름으로 전시되었다. 이 때부터 사본은 학자들과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1967년 6일 전쟁 이후 사본은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국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박물관에 전시되어 온 이사야 사본A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현재 이스라엘 박물관에 전시된 사본은 진품이 아닌, 같은 재질에 같은 내용을 복사한 모조품이다. 이스라엘 국립 박물관을 찾아갈 때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택시 기사에게 모제온 이스라엘(Museum Israel)이라고 말하면 된다. 요금은 미터기를 이용하자고 하면, 택시 기사와 불필요한 논쟁을 피할 수 있다. 

▲이주섭 목사

▲이주섭 목사

이주섭 목사
현)두루Tentmaker(www.eduru.co.kr/두루투어/두루에듀/두루문화원) 고문
현)조지아 크리스챤 대학교 (Georgia Christain University) 역사 지리학과 교수
현)성서지리연구원 (Institute of the Biblical Geography) 원장
전)예루살렘 대학 역사학과에서 고대 성읍, 히브리 대학 고고학과에서 고대 도로를 수학
전)4X4 지프를 이용해 방문 가능한 모든 성경적인 유적들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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