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창조론 오픈포럼’, 다양한 논문 발표
제11회 창조론 오픈포럼이 6일 오전 경기도 안양 성결대학교에서 개최됐다. 신학과 과학, 의학 등 분야를 막론하고 창조와 관련된 다양한 논문들이 발표됐다.
이날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는 오늘날 구속 신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신학적 발전이 더딘 창조 및 자연신학을 연급하며 이에 대한 신학계와 교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허정윤 씨(평택대 피어선신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도 다윈의 ‘진화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한 후 신학이 과학을 포용해야 함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조 박사는 “창조 교리는 성경에서 독자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중요한 신학적 진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 속에서 창조 교리는 발전하지 않고 구속 교리만 발전해 온 감이 있다”며 “하지만 사실 창조를 무시하고 신학을 전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창조를 떠나서는 구속을 논할 수 없다. 구약학자 슈미트가 말하듯 모든 신학은 특별히 창조를 말하지 않아도 창조 신학인 것”이라며 “그리고 이 피조된 세상(자연) 안에 성경이 말하는 창조주 하나님의 흔적(계시)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계시이며, 이를 가지고 신학을 전개하는 것이 바로 자연신학”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박사는 “구속주 하나님을 증거할 수 없다는 자연신학의 치명적 핸디캡이 역사적으로 늘 구속교리에 판정승을 준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뿐만 아니라 칼 바르트로 대변되는 자연과 자연과학에 대한 무관심은 자연계시와 자연신학에 대한 부정적 태도로까지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자연과 이성이 복음에 유익하고 유용하냐 하는 문제에 집착하기에는 지금 세상이 과학과 과학 기술 속에서 다변화됐다. 문명의 이기들이 일찌감치 교회와 복음의 도구가 되어 있다”면서 “어느 때보다도 학제간 소통이 필요한 시대적 유행 때문이 아니더라도 신학과 자연과학 안에는 분명 다양한 소통과 교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그리스도께서는 스스로 자신이 창조한 피조 세계의 통제 속으로 들어오셨다. 그리고 그 자연 속에서 자신의 사역을 다 이루었고 완성하셨다”며 “이제 자연과 자연계시, 그리고 자연신학을 복음적 시각에서 재정비해야 할 때다. 한국교계가 이 일의 일부를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진화론, 神 부정하고 싶었던 이들에게 열렬한 호응
허정윤 씨는 “현대에서 과학과 신학의 가장 큰 논쟁의 대상이 찰스 다윈에 의해 시작된 진화론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진화론은 신의 존재를 부인하고 싶었던 당시 계몽주의 시대의 사람들에게 예상치 못했던 호응을 불러왔다”며 “다윈의 진화론은 열렬한 추종자들에 의해 점점 덧입혀지고 굳어져서 사실처럼 바꿀 수 없는 진리의 기둥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화론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은 과학계 일각에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그것이 과학계의 변할 수 없는 정설이 되어버린 이유는 분명히 있다”며 “사실 진화론이 이토록 과학계 뿐만 아니라 일반사회에까지 대세를 확보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진화론에 대한) 신학자의 외면 또는 무관심 때문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허 씨는 “진화론은 공산주의 유물론과 결합해 인간사회의 진보이론의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신학의 입장에서는 이 점이 바로 중대한 문제인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진화론의 마력에 빠지고 있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하등생물은 물론이고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조차 목적과 방향 없이 살아가는 ‘변종’일 뿐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필자가 신학이 과학을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것도 바로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신학의 입장에서 유물론 과학주의의 오류를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논쟁하지 않으면 신학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