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젊음의 도가니… ‘코스타 코리아’ 현장을 가다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그들은 궁금했다, 性, 사명, 그리고 삶이…

▲‘2012 코스타 코리아’가 열린 명지대 용인캠퍼스 채플관. ⓒ김진영 기자

▲‘2012 코스타 코리아’가 열린 명지대 용인캠퍼스 채플관. ⓒ김진영 기자


“내 믿음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입으로는 늘 믿는다고 하지만 늘 내 발은 죄를 짓기에 빠르다.”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100일 남았다. 그런데 여기 왔다. 남들이 다 미쳤다고 한다. 하지만 난 절박하다. 이게 정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인지…….”

“주변에 동성애자 친구들이 있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솔직히 어렵다. 또 혼전 이성친구와의 스킨십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청년들은 궁금했다.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그래서 열정이 넘치는 청년들은 멘토들을 향해 거침없이 질문들을 쏟아냈다. 장내는 진지했고 수많은 눈들은 멘토들의 입으로 집중됐다. 교회에 젊은 이들이 없다는 요즘…, 그러나 이날 이곳에서만큼은 한국교회의 미래, 희망차고 밝았다.

‘2012 코스타 코리아’ 집회가 15일부터 18일까지 명지대학교 용인캠퍼스에서 진행됐다. 기자가 찾은 날은 16일, 집회가 한창 클라이막스로 향하던 바로 그 시점이었다. 메인 홀인 채플관은 2천여 청년들로 가득했고, 그들이 뿜어낸 뜨거움은 캠퍼스 전체를 덮고도 남았다.

이미 하나님 앞에 지친 마음을 내려놓은 뒤였다. 전날 밤, 마음껏 찬양하고 기도하며 성령의 은혜에 흠뻑 젖은 젊음들은 이날 선택강의를 통해 그 동안 마음에 품어왔던 궁금증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공부는 왜 해야 하는지, 내가 정말 하나님을 믿고 있는 건지, 지금 나를 괴롭히는 이 죄는 무엇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하나같이 심각하고 또 간절한 것들이었다.

고직한 선교사(코스타 코리아 공동대표), 김명현 교수(전 한동대 교수), 곽수광 목사(코스타 국제본부 상임대표), 이재원 교수(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이선일 원장(울산소망정형외과). 저마다의 경험과 신앙이 녹아든 이들 멘토들의 대답은 후배들의 귀와 마음에 닿아 고민의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풀어갔다.

▲‘2012 코스타 코리아’에 참석한 한 청년이 멘토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진영 기자

▲‘2012 코스타 코리아’에 참석한 한 청년이 멘토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참 공부해야 할 나이다. 그렇게 배웠고 또 그래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들어왔다. 그런데 과연 하나님도 그러실까. 카이스트 출신인 김명현 교수는 “입시를 앞두고 기도했다. 10년 후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해 달라고. 하지만 그 후론 상황에 따라 그냥 살았다”며 “대학엘 가야 해서 갔고, 공부를 해야 해서 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러다 대학원에서 창조과학을 공부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기도한 후 정확히 10년 만이었다. 나 자신도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얼 해야겠다는 열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의 중심이 하나님을 향해야 한다”며 “그게 내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면 하나님은 그 중심을 보시고 그 삶을 인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구원의 확신? 남들은 다 구원받았다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그런데 난 아니다. 천국에 갈 것이라는 확신도, 예수님을 믿고 있다는 신념도 약하다. 유혹엔 넘어지기 일쑤다…. 질문을 하던 한 청년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가만히 듣던 고직한 선교사가 말한다.

“혹 어느 집회에서 구원의 확신을 얻었다고 믿는 이가 있는가? 아마 그 확신,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거다. 구원 문제에 있어서도 팩트가 중요하다. 말씀 속에서 구원을 확신할 수 있는 팩트들을 계속 발견해 나가야 한다. 성경을 좀 더 많이 배우고 그와 관련된 콘텐츠들도 될 수 있으면 많이 접하라.”

요즘처럼 중독되기 쉬운 시대가 또 있을까. 지금 내 손에는 언제 어디서나 날 세상 곳곳과 이어주는 ‘스마트한’ 컴퓨터가 있다. 그런 세상이다. 그렇게 유혹이 많은 세상이다. 이재원 교수는 “중독의 영이 있다. 중독됐는 건 우리가 그런 중독의 영과 지금 사귀과 있다는 증거”라며 “끊어야 한다. 나쁜 친구라는 판단이 서면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와도 받지 말아야 한다. 물론 힘들겠지만 일단 선언하고 성령님께 기도하라. 그럼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곽수광 목사는 “중독에는 영적인 차원도 있고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만약 의학적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라면 빨리 그렇게 해야 한다”며 “영적인 것이라면 빛 가운데로 나와야 한다. 중독은 어둠 가운데서 은밀하게 행하는 것이다. 어둠 안에서 그 어둠과 싸울 필요가 없다. 어둠은 빛이 들어오면 자연스레 물러난다. 그러므로 신뢰할 수 있는 영적 지도자를 만나라. 그에게 내 상황을 털어놓고 도움을 구하라. 그렇게 빛으로 나아오라”고 충고했다.

▲청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멘토들. 왼쪽부터 고직한 선교사, 김명현 교수, 곽수광 목사, 이재원 교수, 이선일 원장. ⓒ김진영 기자

▲청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멘토들. 왼쪽부터 고직한 선교사, 김명현 교수, 곽수광 목사, 이재원 교수, 이선일 원장. ⓒ김진영 기자


성(性) 문제는 청년들에게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고민이다. 성적으로 개방된 현대에선 더더욱. 물론 크리스천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동성애 친구는 어떻게 대해야 하며, 이성친구와의 스킨십은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걸까.

이재원 교수는 “주변에 동성애자가 있는가. 그렇다면 그들에게 선언하라. 나는 크리스천이고 동성애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그럼 그들도 존중할 것”이라며 “동성애 역시 다른 죄와 같이 인간의 연약한 부분이다. 동성애자라고 해서 불편하게 대할 필요는 없다. 긍휼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라”고 조언했다.

곽수광 목사는 혼전 성관계에 대해 “성경은 분명 남녀의 성적 관계는 결혼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혼전 성관계는 분명 잘못”이라며 “쾌락에는 항상 대가가 있게 마련이다. 결혼을 하고 그 안에서 축복된 성을 누리게 되면 혼전 성관계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된다”고 말했다.

생리학 박사인 이현일 원장도 “인체의 특징 중 하나는, 쾌락을 향해 잘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급적 남녀 둘만의 공간에선 가벼운 스킨십이라도 자제해야 할 것”이라며 “혼전 성관계는 하나님께 기쁨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질문과 답, 또 질문과 답…. 그렇게 주어진 시간이 모두 지나갔다. 미처 다 하지 못한 질문들이 진한 아쉬움으로 시간의 끝을 잡는다. 하지만 아직 젊기에 스스로 삶에서, 깨지고 부딪히며 하나님을 찾아갈 것이다. 그리고 고백하겠지. “하나님께서 인도하셨다”고. ‘2012 코스타 코리아’에 모인 청년들의 눈엔 비록 두려움이 비쳤지만, 미래를 향한 설렘도 함께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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