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못해
‘기독교 개종’을 이유로 사형선고가 내려진 이란의 유세프 나다르카니 목사(Yousef Nadarkhani·33)가 다음 달 다시 법정에 선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22일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 공판이 이슬람 배교 혐의에 관한 것인지, 새로 추가된 혐의 때문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나다르카니 목사가 성폭행·강탈·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로 밝혀졌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는 개종을 이유로 한 사형 선고에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면서 당국이 거짓 혐의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나다르카니 목사의 구명운동을 펴고 있는 ‘미국의 법과 정의센터(ACLJ)’는 “그의 석방을 위해 美 국무부와 협력하고 있다”며 “올초 하원에서도 그의 투옥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나다르카니 목사 사건이 알려진 후 국제 기독교 인권단체들은 사형 취소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트위터상의 ‘유세프를 위한 트윗’ 캠페인에는 3백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나다르카니 목사는 지난 2009년 아들의 학교에서 비무슬림 학생들도 코란읽기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당국의 방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그는 2010년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다른 무슬림들도 개종시키려 했다는 죄목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고, 2011년 7월 고등법원에서도 판결은 동일했다.
그는 체포 후 기독교 신앙을 포기하면 사형을 면하게 해주겠다는 회유에도 응하지 않았고, 고등법원 판결 후인 10월 2주간 판결 재검토 기간 동안 또다시 회개와 재개종을 강요당했음에도 이를 거부했다.
나다르카니 목사의 사형 집행은 사실상 이슬람 최고 성직자이자 실제 최고 국가 지도자인 대(大)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결정만 남겨뒀다는 말이 흘러나왔으나, 이 사건이 국제적인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이란 대법원은 최종 판결을 올해로 미뤘다.
당시 전문가들은 “최종 판결이 1년 후로 미뤄졌더라도, 이란은 공지 없이 비밀리에 사형을 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게 어느 때든지 사형 집행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다르카니 목사의 체포를 처음 세계에 알린 프레젠트트루스미니스트리즈(PTM) 창립자 제이슨 드마스는 “최종 판결을 미룬 것은 들끓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잦아들게 하면서, 그를 이슬람으로 개종시키기 위해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다르카니 목사는 가정교회네트워크의 리더이자 이란 개신교 복음주의 교회 회원이며,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이란은 북한 등과 함께 대표적인 ‘최악의 종교박해 국가’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