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아동 성폭행 사건’에 교계 인사들, ‘영성 회복’ 주문
집에서 잠자던 초등학교 1학년 여자 어린아이를 납치해 성폭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전남 나주에서 30일 새벽 발생했고, 아이 엄마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이날 오후 아이의 집 인근에서 버려진 아이를 발견했다.
최근 성폭행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점에서 과거 일명 ‘조두순 사건’과 겹치며 더욱 시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교계 지도자들은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사람들을 성적으로 자극하는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며 “교회가 사람들을 정신적·영적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개포감리교회 안상옥 목사는 “각종 미디어의 발달로 눈만 뜨면 성적으로 타락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다. TV의 선정성은 갈수록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고 스마트폰은 때와 장소의 구애 없이 자극적인 것들을 퍼나른다”며 “영적으로 전부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목사는 “인간이 스스로 마음을 먹는다고, 결심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법적·제도적 장치로도 부족하다”며 “문화적 혁명에도 한계가 있다. 궁극적으론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 영적 혁명 없이는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교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요즘 강단에선 교인들이 듣기 싫어한다는 이유로 죄를 심판하거나 그와 관련된 메시지가 잘 전해지지 않는다”며 “죄인은 용서하고 품어야 하지만 죄에 대해선 엄격해야 한다. 그래서 교회는 하나님의 공의가 무엇인지 드러내 보여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이런 사건들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교회가 시급히 영성을 회복해 이를 바탕으로 사회에 복음을 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반포중앙교회 김성봉 목사도 현대의 자극적 문명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건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시각적 자극이 주어지기 때문”이라며 “성적 욕구를 억제하고 참을 수 있는 성품이 현대인들에겐 부족하다. 그런데도 여러 미디어들을 통해 자극을 받으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충동에 사로잡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지금 형식적으로는 성인물들이 미성년자들에게 차단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전부 공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것들이 잠재적인 성범죄자들을 길러낸다. 따라서 이를 보다 억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강남교회 전병금 목사는 “(사건 소식을 접하고) ‘사람들이 이렇게 악해졌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했다”며 “화학적 거세 등 대책이 쏟아지지만 그런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한국교회가 먼저 깨끗해져서 세상에 본을 보여야 한다. 기독교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합심해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 목사는 “성폭행을 해서라도 성욕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병이 든 자”라며 “이 병을 치유하는 것만이 근본적 해결책이다. 물론 죄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하고 화학적 거세 등 여러 방법들이 동원될 수 있겠지만 이런 부분을 간과한 대처는 미봉책일 뿐”이라고 말했다.
강 목사는 “아동 성폭행은 말할 것도 없고 성폭행은 그 피해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며 “이런 사건의 가해자들은 그 심리적 정신적 문제로 인해 다시 그와 같은 죄를 저지를 수 있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교회와 사회가 이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