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황금사자상 김기덕 감독, 한때 성직자 꿈꿔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어린 시절 성직자 되려던 열망 표현한 영화 중 하나”

▲김기덕 감독이 8일 베니스 현지에서 수상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사 제공

▲김기덕 감독이 8일 베니스 현지에서 수상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사 제공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Leone d'Oro) 김기덕 감독(52)이 신학교에 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그의 영화에서 끊임없이 종교적인 주제가 구현되고, 특히 ‘구원’의 문제에 천착하는 것도 그의 이러한 이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주제의식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에서 보듯 서구 영화제에서 곧잘 ‘문제작’으로 분류되며 주목을 받고 수상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김기덕 감독도 2004년 <사마리아>와 <빈집>으로 각각 베를린영화제와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계속 주목받는 것도 기독교적 세계관의 영향을 받은 그가 ‘복수’라는 주제를 계속해서 다루는 것과 연관이 있다.

실제로 그는 시상식 직전 인터뷰에서 “<피에타>는 <사마리아>, <아멘>과 함께 어린 시절 성직자가 되고자 했던 열망을 표현한 세 편의 영화 중 하나”라며 “성직자가 되려고 했지만 관련 공부를 끝마치지 못했고, 대신 지금은 영화감독으로 이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스무 살에 해병대에 입대해 5년간 부사관으로 복무한 뒤, 총회신학교 신학원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는 그 무렵 시작한 그림에 더 흥미를 느끼고 프랑스로 건너갔다고 한다.

<피에타>는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 이외에도 비공식상인 ‘젊은 비평가상’, ‘골든 마우스상’, ‘나자레노 타데이상’ 등을 이미 받았다. 또 여주인공 조민수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여우주연상이 유력했으나, 황금사자상 수상작은 여타 공식상 수상이 불가능해 수상하지 못했다.

‘신이여, 자비를 베푸소서’ 라는 뜻의 영화 <피에타>는 같은 이름의 동상으로 유명하다. 영화는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남자 ‘강도(이정진)’에게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불쑥 찾아오면서, 태어나 처음 자신을 찾아온 그녀에게 무섭게 빠져들기 시작한 후 드러난 둘 사이의 잔인한 비밀에 대한 이야기다. 김 감독의 18번째 영화 <피에타>는 이처럼 돈 때문에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는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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