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진아 “‘동반자’는 원래 찬송가였다”

신태진 기자  tjshin@chtoday.co.kr   |  

강남교회 초청 집회서 찬양과 간증 전해

▲태진아의 공연 모습. ⓒ신태진 기자

▲태진아의 공연 모습. ⓒ신태진 기자

서울 대치동 소재 강남교회(담임 김성광 목사)가 13일 ‘국민가수 태진아 초청 특별 찬양·간증 집회’를 열었다. 이날 태진아는 ‘동반자’, ‘사랑은 아무나 하나’, ‘잘 살 거야’ 등 자신의 히트곡과 함께 감동적인 신앙 간증을 전했다.

사실 ‘동반자’는 태진아가 찬송가로 작곡한 노래였다. 가사도 원래는 ‘주님은 나의 동반자/영원한 나의 동반자/내 생애 최고의 선물/주님을 만난 거였어’로 지었었다. 그런데 당시 태진아는 찬송과 간증을 전할 만한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하루는 그가 교회에서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께서 “먼저는 유행가로 개사해 부르고, 너의 마음이 준비되면 그 때 본래 가사로 찬송하라”는 음성을 주셨다.

그래서 태진아는 아들 이루에게 새롭게 가사를 써달라고 했는데, 이루는 “‘주님’을 ‘당신’으로만 바꾸면 되잖아요”라고 답했고, 그렇게 국민가요 ‘동반자’가 탄생하게 됐다. 태진아는 “원래 찬송가로 만든 노래여서 그런지 사랑도 많이 받았다. 5개월 동안 계속 1등을 차지했고 연말 가수왕도 많이 됐다. 하나님 믿으니 복 주신 것”이라고 전했다.

불신앙이었던 태진아는 1981년 미국 이민생활 중 현지 한인교회에서 주님을 영접했다. 교회는 그의 아내와 장모가 먼저 다니기 시작했는데, 당시 태진아는 가족들에게 “교회 다니면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제발 잘 살 궁리만 하자”고 소리를 질러댔다. 아파트 바로 앞에 교회가 있었지만 그는 가지 않았다. 당시 태진아는 미국의 길거리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선글라스와 만연필, 볼펜 등을 파는 행상을 했었는데, 생활의 궁핍으로 인해 교회에 갈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는 교회 문제로 4달을 식구들과 매일 싸웠다.

비가 심하게 쏟아지던 날, 태진아는 장사도 안 되고 속도 상해 술을 잔뜩 먹고 집에 들어갔다. 아내와 장모는 나란히 앉아 성경책을 보고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야’ 하고 소리를 질렀을 텐데, 그날따라 두 사람의 모습이 마치 천사처럼 보였다. 순간 그는 ‘도대체 뭐가 좋아서 교회에 가는 것일까. 나도 한번 가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교회에 가기 전 술냄새가 날까봐 양치질을 다섯 번 하고 옷도 새 것으로 갈아입었다. 저녁 시간이었는데 목사님과 몇몇 교인들이 성전 앞에 모여 치유기도를 하고 있었다. 태진아는 교회 가장 뒷줄에 앉아 그들을 주시했다. 목사님이 중얼거리는 소리와 ‘아멘’이란 소리만 크게 들렸다.

목사님은 누군가의 이마에 손을 얹고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5분 정도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데,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태진아는 본인도 모르게 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그가 무릎을 꿇고 앉아 목사님의 안수기도를 받게 된 것이다. 태진아는 목사님의 말씀에 따라 ‘아멘’, ‘아멘’ 대답했다. 그리고 엄청나게 울었다. 계속 기도하는데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는 말이 나왔다. 교회에 방문한 첫날 방언이 터진 것이다.

예수님을 믿자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예수님 믿기 전에는 히트곡도 안 나왔고, 건강도 안 좋았고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예수를 믿은 후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이뤄졌다. 태진아는 “꼭 하나님 믿어야 한다. 저는 집에서든 길에서든 항상 찬송을 부른다. 저에게는 하나님 만난 것이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사실 태진아는 죽을 고비도 많이 맞았는데 하나님께서는 그를 살리셨다. 6년 전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 차가 완전 찌그러졌는데도, 태진아와 그의 매니저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사고 직전 태진아는 차 안에서 성경을 읽고 있었다. 그는 차 서랍 속에 성경과 찬송가집을 항상 두고 이동 중에 읽었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었는데, 그날따라 공연이 4곳이나 잡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빗물에 타이어가 뜨면서 그대로 미끄러진 것이다. 차는 가드레일을 받고 3바퀴 이상 돌아 언덕 밑으로 떨어졌다.

태진아는 그 순간 하나님께 “목숨을 건져 달라. 아직 할 일이 많다”고 기도했다. 기절했다가 눈을 뜨니 차가 언덕의 나뭇가지에 걸쳐있는 것이 보였다. 정신은 몽롱하고 몸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1분이 1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잠시 후 그는 차 밖으로 기어 나와 비를 맞았다. 잠시 후 정신이 돌아오자 매니저를 구하기 위해 다시 차 속으로 향했다. 매니저는 에어백 속에 묻혀 죽어있는 듯했다. 태진아는 매니저를 붙들고 “살려 달라”며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죽은 것 같았던 매니저가 벌떡 일어나는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구조대가 올 때까지 20분이 걸렸는데 그들은 15분을 차 속에 있었다. 2차 사고로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태진아와 매니저는 약간의 상처만 있을 뿐 무사했다. 119대원은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이렇게 큰 사고가 났는데 살아난 사람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구급대원들은 “너희가 사고를 내고 환자를 어디다가 감춘 것이 아니냐”는 의심 섞인 말도 했다. 태진아는 차량 속에서 성경책을 꺼내 보이며 “성경책을 읽던 중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고, 놀랍게도 구급대원은 그 자리에서 함께 기도했다. 태진아는 경찰차를 타고 그대로 공연장에 가서 공연을 했다. 서울에 올라와 정밀진단을 받았는데 약간의 상처 외에 다친 곳은 없었다.

태진아는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 하나님께서 지켜주셨기 때문이다. 절대 우연은 있을 수 없다”고 전했다. 교통사고 후 그는 더욱 믿음을 가졌고 하나님 곁으로 가까이 가고자 노력했다. 3년 후에는 교회들을 다니며 간증하기 시작했고 본인의 찬양앨범도 만들었다. 그는 “전 세계에 있는 보석을 다 준다 해도 주님과는 절대 바꾸지 않을 것이다. 주님을 만나서 오늘날 이렇게 우뚝 설 수 있게 됐다. 주말 행사 한 번 뛰면 천만 원 이상은 벌지만,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교회에서 연락이 오면 취소하고 달려간다. 교회의 기도가 수천억보다 값지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신보라, 에일리 등 신앙이 좋은 연예인들도 모두 그의 기획사로 찾아왔다. 그들은 모두 기획사를 바꾸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됐다.

1984년 6월 27일, 그는 자신이 하나님을 처음 믿기 시작한 날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술과 담배 냄새가 끊일 날이 없었던 그였는데, 하나님을 믿자 술과 담배를 끊게 됐다. 내년에 60세가 되지만 아직도 건강하고 몸매는 늘씬하다. 88올림픽 당시 태진아는 미국교포 대표로 서울에 와서 성화를 들고 5.3km를 뛰었다. 전 세계에 영상이 생중계됐는데, 한때 알고 지냈던 기획사 사장이 그 방송을 보고 호텔로 찾아왔다. 태진아는 사장에게 ‘옥경이’를 들려준 후 미국에 돌아갔다. 그런데 그 ‘옥경이’ 노래가 한국에서 대박이 났다.

그는 다시 한국에 들어왔고 1989년부터 현재까지 연말 10대 가수상을 놓친 적이 없다. 가수왕 4번에 트로피만 200개가 넘는다. 56세에는 일본에 가서 방송활동을 했다. 4개월 만에 일본에서 3대 메이저상의 장려상을 차지했다. 트로피 부분에서는 6주 동안 1등을 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는 9주간 1등을 했다. 하루는 NHK 방송을 앞두고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며 찬송가를 부르고 있는데, 기독교인이었던 담당PD가 그 찬송가를 듣고 태진아를 방송에 계속 출연시키는 일도 발생했다.

사실 모든 일이 잘 풀린 것 같은 태진아에게도 고난의 시절이 있었다. 태진아는 가수들 중 유일하게 초등학교 졸업의 최종학력을 갖고 있다. 어린시절 충청북도 시골에서 자랐는데 집이 너무나 가난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으며 땅은 한 평도 갖고 있지 않았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변변한 직업이 없었고, 어머니는 행상을 하며 7남매를 길렀다. 태진아는 어머니를 한 달에 2번밖에 볼 수 없었다. 15일에 하루 집에서 묵고 또 행상을 나가기 때문이었다. 새 공책 새 연필을 써본 적이 없었다. 공부는 잘 했지만 시험지에는 본명인 ‘조방헌’ 세 글자 외에는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 더 이상 학업을 이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14세에는 무작정 서울로 상경 중국집 배달원, 신문팔이, 구두닦이 등 안 해 본 일이 없다. 마지막 직업인 가수가 되기까지 무려 37번의 직업을 거쳐야 했다. 그는 하나님을 믿고 가수가 되어 유명해지자 힘들게 살던 가족들에게 아파트를 한 채씩 다 사주고 가게도 마련해 줬다. 조카들도 시집 장가 갈 때까지 다 도와줬다. 태진아는 “하나님을 잘 믿으니 복을 주시고 집안도 일으킬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국민가수 태진아 초청 특별 찬양·간증 집회’. ⓒ신태진 기자

▲‘국민가수 태진아 초청 특별 찬양·간증 집회’. ⓒ신태진 기자

한편 이날 태진아는 자신의 히트곡과 찬송가를 부르며 강남교회 교인들에게 신앙을 바로 세울 것을 독려했고, 교인들은 ‘아멘’과 박수로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태진아는 “이렇게 초청해 주신 담임목사님께 감사하다. 교회가 날로 부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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