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 단어 하나에 ‘예수 결혼’까지 확대해석

시카고=권문정 기자  nrkwon@chdaily.com   |  

고대 파피루스 논란… 신학자들, 문학작품일 가능성도 제기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길 ‘내 아내는…’” 이라는 내용이 담긴 고대 문서가 발견돼, 예수의 결혼 여부에 대한 논쟁이 성서 고고학계에서 다시 한 번 불거지고 있다.

하버드신학대학원 역사학자 캐런 킹(Karen King)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예수가 ‘내 아내’라고 지칭한 4세기 고대 파피루스 문서를 해독,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국제 콥트학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킹은 내년 1월 출간될 ‘하버드신학리뷰’라는 잡지에 이 분석 내용을 실을 예정이다. 그는 “(이 자료 분석은) 역사적 예수를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예수의 결혼 여부에 대한 논쟁을 낳고 있을 뿐”이라고 서술하면서 “예수의 결혼 여부에 대한 증거도 아니요, 그 아내가 막달라 마리아라고 증거를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예수를 묘사하는 초기 기독교인들의 다양한 목소리 중 하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대 파피루스 조각. ⓒSmithsonian Channel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대 파피루스 조각. ⓒSmithsonian Channel

달라스신학대학원 신약학연구 다렐 복(Darrell Bok) 교수는 “이 파피루스 문서가 진짜라면 예수가 아내가 있었다는 최초 기록 문서가 된다. 하지만 이미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수많은 문서 중에 하나로 남을 뿐”이라고 했다. 복 교수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영지주의자들이 4세기경 쓴 문서로서 기독교 주류 단체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아니”라면서 ‘상징적 의미’로서 ‘아내’라는 단어가 쓰였을 가능성도 추가로 제기했다.

풀러신학교 신약 해석학 조엘 그린 교수는 “3~4세기 유명 문학 작품에서는 예수의 어린 시절, 사생애 30년, 결혼 여부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 다양하게 묘사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 문서는 나사렛 예수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후세기 몇몇 사람들이 그들의 믿음을 표현한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공개된 이 파피루스는 가로 3.8cm * 세로 7.6cm 크기로, 글자는 돋보기로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작다. 파피루스 문서에 기록된 총 8줄의 미완성 문장들은 아래와 같다.

-내가 아니라, 나의 어머니가 나에게 생명을 주셨다(not [to] me. My mother gave to me li[fe...)
-제자들이 예수께 말하기를(The disciples said to Jesus)
-부인하다. 마리아는 자격이 있다.(deny. Mary is worthy of it)
-예수께서 말씀하시길 ‘내 아내는…’(Jesus said to them, 'My wife ... )
-그녀는 내 제자가 될 수 있다(... she will be able to be my disciple ...)
-간악한 사람들은 부풀게 두라(Let wicked people swell up ...)
-나에 대해서는, 나는 그녀와 ~를 위해 머물고(As for me, I dwell with her in order to)
-이미지(an image)

이 문서 발견에 대한 정황은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지만, 킹은 “이집트 윗 지방에서 발굴됐을 것이라 추정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 문서에 대한 내용은 오는 9월 30일 스미스소니언 채널에서 1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로 방영될 예정으로, 예고편에서 한 여성은 “사람들이 (이번 발견으로 인해) 기독 신학을 재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과장된 발언을 하기도 해 우려를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복 교수는 “이 문서의 중요도를 과대 평가한 발언”이라며 “‘참고’정도로는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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