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톤 최고건축상 받은 워싱톤감리교회

워싱턴=권나라 기자  nrkwon@chdaily.com   |  

건물 완공과 함께 사역의 새 지평 열다

▲신·증·개축을 완성한 워싱톤감리교회 외부 전경. ⓒ권나라 기자

▲신·증·개축을 완성한 워싱톤감리교회 외부 전경. ⓒ권나라 기자

최근 신축, 개축, 증축을 통합해 완성한 워싱톤감리교회(담임 이승우 목사) 새 건물이 지난 20일 미국 약 2만 2천여 건설시공업체가 소속된 ABC(Associated Builders and Contractors)에서 수여하는 2012년 최고건축상 수상작품에 선정됐다. 이번 수상은 교회 건물 목적에 부합한 설계와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는 친환경적 외형, 예전 건물을 증개축해, 전통성을 잘 유지했다는 부분이 높이 평가받았다.

오는 11월 11일 입당 감사예배를 드리는 워싱톤감리교회 이승우 목사를 찾아 교회 건축에 담긴 이야기를 상세히 들어봤다.

10년의 기다림

락빌시 관할 건축계획 제출서류를 낸지 8년 반만에 건축 허가를 받았다. 4차례 주민 공청회를 성공적으로 마쳐 시에서 허가가 떨어졌지만, 1년간 다시 교단 본부 융자팀의 철저한 조사를 받아야 했던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10여년에 걸친 건축 준비 끝에 완공된 워싱톤감리교회 이승우 목사는 “건물을 짓는 내내 40일 기도를 10회 연속으로 이어간 후, 정확히 400일 바로 다음날 첫 예배를 드리는 감격을 체험했다”며 “우리가 아무리 빨리 가려 해도 하나님의 시간이 따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워싱톤감리교회 이승우 목사. ⓒ권나라 기자

▲워싱톤감리교회 이승우 목사. ⓒ권나라 기자

“건물도 신앙의 틀”… 교회 거룩성 유지하고 싶었다

이번 건축 설계는 ‘거룩성’과 ‘전통성 보존’이라는 두 가지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설계됐다. ‘십자가’를 기준으로 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 전통 예배당 형식을 유지하면서, 세대별 예배문화 통일을 위해 유아부부터 청년부까지 모두 동일한 예배당 형식을 갖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목사는 “건물도 신앙의 틀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교회가 가졌던 건축 양식을 고수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제가 조금 보수적인 면이 있다. 그래도 진리에는 보편성이 있다는 입장이다”며 “요즘 교회를 보면 너무 ‘예배가 퍼포먼스화, 목회자가 배우화’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교회에 갈 때도 쇼핑센터를 찾아가는 기분 혹은 더 좋은 퍼포먼스를 찾아가는 기분으로 교회 쇼핑을 하는 이들도 적잖게 볼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래서 이 목사는 교회 건축에 관한 한 전통적 양식을 고수했다. “처음 교회에 오는 이들은 절대자에 대한 열망, 거룩성에 대한 갈망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마치 세상과 다를 게 없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모여서 서로를 보기보다 한 방향으로 예수 그리스도만 바라보자는 생각으로 전통 교회 건물 형식을 유지했습니다. 목사가 좀 안 보이면 어떤가요? 십자가만 바라보자는 취지로 영상 시설도 설치하지 않았고요.”

▲대예배실 모습. ⓒ권나라 기자

▲대예배실 모습. ⓒ권나라 기자

그의 ‘전통 양식 고수’ 가치관은 ‘거룩성 유지’라는 또 다른 가치관과 이어진다. “그래서 체육관도 짓지 않았어요. 거룩한 진리에 대한 구도를 위해 찾아오는 ‘교회’의 목적에 철저히 부합하게 만들었지요. 거룩한 공간은 낭비가 되더라도, 갈급한 이들이 절대자에 대한 열망을 갖고 스스로 찾아올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하나님의 산이라는 뜻의 ‘호렙산’에서 모세를 만나기 위해 하나님께서 기다림의 시간을 거치셨듯 말입니다. 그래서 24시간 기도방을 따로 만들어 누구나 와서 기도할 수 있도록 했고, 너무 크거나 럭셔리하지 않게 시공했습니다.”

워싱톤감리교회의 이번 건축은 ‘신·증·개축’이라 불린다. 신축한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원래 있던 건물을 부수지 않고 조금 넓히고, 개축한 것이기 때문.

“청년부 한-영어 회중 통합 추진… 총체적 통합예배 새 지평”

건축을 완성하면서 새롭게 시작된 것이 바로 ‘총체적’ 통합운동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교회’의 의미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또한 ‘예배’요, ‘그리스도적 삶’이라는 의미에서다.

워싱톤감리교회는 이번 신증개축을 계기로, 건축양식을 통일하고, 영어권에서 자란 이들도 한국어권에 잘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노력 중 하나로 ‘한어+영어권 청년 예배 통합’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한인교회 한어권과 영어권이 구분돼 30-40년을 사역해 왔지만, 영어권에서 자란 사람은 절대 한어권의 리더가 되지 못하는 것이 지난 세월을 통해 증명됐습니다. 하지만 젊었을 때 어쩔 수 없이 한국말을 써야 했던 세대들은 40대 중년이 되어 한어권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았죠. 영어권 회중으로 구분돼 사역하면, 나중에는 한어권 혹은 다민족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영어를 쓰는 한인이란 하나의 섹트화(Sect)가 돼 버리는 안타까운 경우를 봤습니다. 그래서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서 예배드리는 청년 통합 예배를 시작했습니다.”

▲청소년부 예배실도 작은 장의자를 놓아 어른 예배실과 양식을 통일했다. 건축도 ‘신앙의 틀’의 일부분이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권나라 기자

▲청소년부 예배실도 작은 장의자를 놓아 어른 예배실과 양식을 통일했다. 건축도 ‘신앙의 틀’의 일부분이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권나라 기자

이 목사는 “요즘은 케이팝 등 한국 문화가 미국에도 많이 보급돼, 한국인인데 한국말을 못하는 것을 더 부끄럽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세대가 바뀌어 대부분 한국말을 잘 알아듣는다”며 “시범 시행이지만 9월 초부터 시작했다”고 전했다.

“어떤 아이가 오랫동안 신앙생활 하나를 알아봤더니 교회 교사나 리더를 했던 아이가 아니라 부모와 함께 예배드렸던 아이들이 현저하게 신앙을 유지하는 비율이 높았다”고 설명한 이 목사는 “가정 내 신앙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QT모임, 주일예배, 가정예배 살리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 하나의 시도는 예배 문화 통합이다. “CCM만 부르는 청년예배를 드리다 찬송가를 부르는 어른 예배에 오면 뭔가 어색하고 예배드리는 것 같지 않다고 느끼는 데서, 세대간 예배의 통일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건축 양식이 신앙의 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인해, 유아부부터 장년부까지 모두 사이즈별로 ‘장의자’를 놓는, 같은 형식을 갖추도록 추진했다.

▲학교 전경 모습.

▲학교 전경 모습.

이 목사는 어린이 예배에 학교 개념을 없애고, 유치부부터 6학년까지 가족 개념의 예배를 드리기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소그룹을 학년별로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고등학교를 섞어서 확장된 가족 개념으로 배분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학부모 및 대학생들도 동참해 멘토 형식으로 소그룹을 운영하면서, 교회학교에서 배운 신앙을 경험하는 가족적인 체험을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건축 완공과 함께 출발한 총체적 예배통합 운동, 이 목사는 지금 ‘건축’이란 산을 넘고 사역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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