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영화상영회 개최… 참석자들 “눈 뜨고는 못보겠다”
“압록강변에서 놀다가 강아지가 강 건너편으로 가는 것을 잡으려고 뛰어가던 어린 아이가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한다.”
“아버지가 굶어죽고 엄마가 딸을 살리기 위해 탈북을 시도하지만, 과정에서 딸이 죽자 엄마는 미친다.”
“죽은 가족을 업고 길을 가다가 경비대에 걸린 한 여성이 검문을 당하고, 성경책이 나오자 심하게 구타당한다. 경비대는 ‘찾아봐라! 네가 믿는 예수 찾아봐라’ 고함치면서 여성의 배를 발로 걷어차고, 발굽으로 땅에 머리를 사정없이 짓이긴다.”
“앓고 있는 아버지의 병을 고쳐주기 위해 탈북을 시도하는 딸, 하지만 딸의 남동생이 바로 48m 국경을 지키고 있는 북한 경비대원이기 때문에, 아버지는 자신의 병보다 아들의 앞날을 위해서 탈북 시기를 북한 당국에 고발하고 자신은 독약을 먹고 죽는다.”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인권 유린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낸 탈북 인권 영화 ‘48M’, 그 상영회가 지난 22일(토) 오후 7시 필그림교회(담임 손형식 목사)에서 개최됐다.
3년의 제작기간 동안 총 290여명을 인터뷰했고, 이중 생생한 스토리 30개를 뽑아 영화로 제작했다. 대부분의 탈북 영화가 한 주제를 담고 있는데 반해, 48M에는 여러 주제를 동시에 묘사함으로써 보다 사실적이고 다양한 인권유린 사례를 완성도 있게 보여주고 있다. 안 혁 제작자는 “탈북자의 70%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영화에서는 여성 및 어린이 학대 사례를 다양하게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1시간 30분 영화 상영이 끝나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 참석자들에겐 깊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한나 파버(Hanna Farver, 패트릭헨리대학교 부속 We are NK 비영리단체 소속) 씨는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영화로 보기만 하는데도 굉장히 힘들었다”면서 “한국인은 아니지만, 나도 북한에서 태어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똑같은 한 인간의 삶이 무참히 짓밟히는 것이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탈북 인권영화를 보기 위해 혼자 상영관을 찾은 국승우 학생(16세)은 “‘압록강변에서 놀던 어린이가 실수로 강아지를 따라 건너다 살해되는 장면’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면서 “북한 인권유린이 심한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 영화를 봤기 때문에 친구들한테 (북한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커서도 북한인권 향상을 위한 일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북한자유연합 수잔 숄티 대표는 “영화의 내용이 너무 파워풀해서 할 말을 잃었다”며 “우리와 동일한 인간애를 갖고, 아버지의 약을 구하기 위해 아들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건 탈출을 하는 이들에게 가해지는 잔인한 상황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경각심을 심었다.
북한자유연합 헨리 송 대변인은 “모든 한인교회가 48M 영화를 상영하고, 북한 인권에 눈을 떠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48M는 강제북송 및 북한에서부터의 탈출기를 그렸으며, 탈출 이후 삶의 과정을 그린 영화가 내년 3월 경 출시된다. 모든 영화 제작비는 탈북자들의 자체 모금으로 마련됐다.
이번 상영회는 북한자유연합(North Korea Freedom Coalition)이 주도해 열렸으며, 상영 문의는 SKSWM@aol.com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