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결혼설 다큐멘터리, ‘근거 부족’으로 무기한 연기

시카고=권문정 기자  nrkwon@chdaily.com   |  

방송사측 “더 정밀한 검사 거칠 때까지”

미국 스미스소니언 채널이 9월 30일(현지시각) 방영하려 했던 “예수 결혼설 파피루스 관련 다큐멘터리”가 무기한 연기됐다.

스미스소니언 채널은 최근 ‘고대 파피루스’에 대해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one of the most significant discoveries of all time)”라며 예고편을 내보냈었으나, 현재 웹사이트에는 “방영하지 않음(Not currently airing)”이란 짧은 공지만 걸려 있을 뿐이다. 스미스소니언 채널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문서에 대해 더 정밀한 검사를 거칠 때까지 (방송을) 연기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번 ‘예수 결혼설’ 논쟁이 다시 불거진 것은 하버드신학대학원 역사학자 캐런 킹 박사가 ‘내 아내는…’이란 내용이 담긴 고대 파피루스 문서를 해독,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국제콥트학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면서부터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대 파피루스 조각. ⓒSmithsonian Channel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대 파피루스 조각. ⓒSmithsonian Channel

하지만 대다수 신학자들이나 목회자들은 “위조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당시 여성은 사회적 지위가 낮아서 이름이 불리는 일이 거의 없었던 만큼, 아내라는 단어가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그리스도의 교회’를 의미했을 수 있다”는 추측들을 내놓았다.

논란의 중심에 선 캐런 킹 박사 역시 “이 문서만으로 예수가 결혼했다, 하지 않았다의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무리”라며 “더 많은 전문가들과 논의해 봐야 한다”고 문서의 진위성에 대해 한 발 물러섰다. 킹 박사에 따르면 이 파피루스는 이집트 위쪽 지방에서 발굴된 2세기 초 문서다.

많은 신학자들은 “이 문서의 예수 결혼설 주장은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코드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며 “성경에 대한 진지한 연구나 성찰, 토론은 사라지고 황색 언론의 머리를 장식하는 만연한 선정주의가 개탄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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