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들 갑론을박… 의견 모아 노회장회의에 전달
예장합동(총회장 정준모 목사) ‘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서창수 목사, 이하 비대위)’가 자문위원 및 실행위원 연석회의를 20일 오전 11시 서울 대치동 총회회관에서 개최했다.
서창수 위원장은 “비대위 임원들이 속회를 비롯한 여러 총회 문제들의 해결방안을 들어보기 위해 풍부한 경험을 갖고 계신 자문위원들과 실행위원 여러분들을 모셨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회의에 앞서 드린 예배에서는 김인중 목사(안산동산교회)가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막 10:42-45)?’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총회 정상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 자신이 하나님 뜻을 설교하면서 그대로 살고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우리는 모든 사람들을 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교회와 총회, 하나님 나라를 무너뜨리는 길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 먼저 반성하자”고 밝혔다.
이어진 회의에서 서창수 위원장은 “최근 정준모 총회장이 교단 유지재단 이사장에 선임되고, 오는 24일 임원회가 열리기로 하는 등 우려스러운 방향으로 사태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부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해결방안들을 한 분씩 이야기해 달라”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앞으로 있을 파국에 대해 총회장과 총무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서 위원장은 주요 안건으로 △속회를 강행하느냐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느냐 △총회장·총무 문제 등에 연연하지 않고 내년 총회까지 장기적인 흐름으로 개혁을 촉구하느냐 등을 내놓았다. 참석자들은 ‘속회’의 법적·현실적 어려움에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뚜렷한 해결방안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한 참석자는 지난 비대위와 총회장 간의 대화와 관련해 “총회장은 무리한 요구를 했고, 이는 사실상 총회를 열지 말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참석자는 “총회장은 유흥 논란 외에도 20여년 전 미주 한 노회에서 수찬금지를 포함한 정직을 받았지만 해당 노회에서 해벌도 받지 않은 채 대구에서 목회를 시작했다”며 “총회장을 인정하고는 속회를 열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또다른 참석자는 “우리는 치리권이 없으므로, 총회장 요구를 다 받아들여 총회를 여는 것만이 해결책이고, 그렇지 않고서는 서로 인신공격만 계속될 뿐”이라며 “종교개혁이나 자스민 혁명 등 역사를 돌아봐도 지금처럼 회의를 통해 개혁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총회 당시 상황은 파회이지 정회는 아니었으므로, ‘속회’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비상총회를 연다 해도 총회 당시 여러 개혁안으로 불이익을 입은 이들이 결과를 뒤집으려 하거나, 비상총회를 통해 또다른 불이익을 당한 자들이 소송으로 나설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 참석자는 “논란 당사자들의 용퇴 말고는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빌미를 주는 것이 과연 개혁인가”라며 “우리에게 남은 것은 실행위원이나 각종 위원 인선에서 비리 인사를 제외한 참신하고 깨끗한 인사를 넣어달라는 ‘전략적 선택’ 뿐”이라고 했다.
다른 참석자는 “총회를 다시 열려면 실행위를 열어야 하고, 실행위를 하려면 임원회를 인정하는 길 뿐이다”고 했고, 한 참석자는 “총회와 비슷한 규모로 총대들을 모아 세를 과시해서 압력을 가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양쪽 모두 조건 없이 속회하는 건 어떨까”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창수 위원장은 이에 “강제 속회가 불가능하다고 하니 현실적 방안을 말씀해 주시고, 법적으로 가능한 길이 있는지 연구팀을 구성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참석자들은 “속회 방법은 (총회장 측이 이를 알고 먼저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자 서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임시총회를 부총회장이 소집하거나, 비송에 의해 여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두 시간 가까운 회의 끝에 서 위원장은 “우리 목적은 비상총회 또는 속회인데, 열쇠는 총회장이 쥐고 있다”며 “논의된 의견들을 오후에 있을 노회장 회의에 알리겠다”는 말로 회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