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 성탄트리 다시 점등… ‘복음의 빛’ 북녘으로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행사 간소하게 진행

▲본격 성탄트리 점등에 앞서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본격 성탄트리 점등에 앞서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애기봉 성탄트리가 2년 만에 다시 불빛을 밝혔다. 22일 저녁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점등식이 열렸다.

한국기독교목사원로회(총재 방지일 목사)와 탈북난민과북한구원을위한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이하 탈북교연),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신신묵 목사), 북한민주화위원회(위원장 홍순경)가 주최한 이번 점등식은 수많은 취재진의 관심 속에 진행됐다.

점등식 전 예배에서 설교한 최병두 목사(탈북교연 상임회장)는 “예수님은 이 땅에 빛으로 오셨다. 이번 성탄트리 점등식은 바로 그러한 예수님의 빛을 북녘에 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성탄을 맞아 한반도에 분열의 영이 물러가고 사랑과 평화, 그리고 복음의 빛이 임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애기봉 성탄트리가 환하게 불빛을 밝히고 있다. ⓒ김진영 기자

▲애기봉 성탄트리가 환하게 불빛을 밝히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날 점등식은 당초 예배와 성탄트리 점등, 기념촬영 및 기자간담회 등으로 진행되려 했으나 북한이 도발할 경우를 대비해 트리 점등 직후 참석자 전원이 하산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행사를 주도한 탈북교연 사무총장 김충립 박사는 “국방부가 지난 11일 이번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식을 허가했다”며 “대선을 앞두고 있어 미리 발표하지 못하다 선거 후 이를 알리게 됐다”고 일각에서 제기한 ‘대통령 당선자의 선물’ 의혹을 일축했다.

또 북한이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점등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선 “기독교인 중에는 기독교를 받아들이지 않는 공산권에 복음을 전하다 순교한 선교사도 있다”며 “북한에도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 올바른 신앙관·선교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54년 시작된 애기봉 점등식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6월 제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계기로 재개됐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함에 따라 다시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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