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탐방] 축사에서 태어나 구유에 뉘이신 예수님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모든 사람이 호적하러 각각 고향으로 돌아가매 요셉도 다윗의 집 족속인고로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를 향하여 베들레헴이라 하는 다윗의 동네로 그 정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마리아가 이미 잉태하였더라 거기 있을 그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맏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눅 2:3-7)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마을은 유다 산지에 위치한 베들레헴이다.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의 남쪽 약 8km 떨어진 곳에 있다. 베들레헴은 현재 팔레스타인의 큰 도시이다. 해마다 성탄절을 맞으면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오는 순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베들레헴에 도착한 많은 기독교 순례자들은 예수님 탄생 기념교회(Nativity Church)를 방문한다. 예수님 탄생 기념교회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에 속한다. 이 교회는 327-339년 콘스탄틴의 어머니 헬레나가 건축하였다.

이후 6세기에 화재로 파괴된 교회를 565년 황제 유스티니안(Justinian)이 재건축하였다. 이후 탄생 기념교회는 614년 페르시아의 침략과 1009년 무슬림의 al-Hakim 통치 때에도 파괴되지 않고 남았다. 로만 캐톨릭은 예수님께서 굴(cave)에서 태어나셨다고 믿는다. 이것은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영향을 주어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장소를 동굴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베들레헴의 예수님 탄생 기념교회는 예수님의 탄생하신 굴 위에 건축된 교회로 믿게 되었다. 예수님은 정말 굴에서 태어나셨는가?

▲베들레헴의 예수님 탄생 기념교회의 전경.주후 4세기 콘스탄틴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에 의해 건축된, 이스라엘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두루Tentmaker고문 이주섭 목사 제공

▲베들레헴의 예수님 탄생 기념교회의 전경.주후 4세기 콘스탄틴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에 의해 건축된, 이스라엘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두루Tentmaker고문 이주섭 목사 제공

예수님께서 굴에서 태어나셨다는 생각은 순교자 저스틴(100-c. 165 AD)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다. 저스틴의 저서 트리포와의 대화(Dialogue with Trypho)에 보면, 마리아와 요셉은 베들레헴 외곽의 한 동굴을 은신처로 삼았다는 내용이 있다: 요셉은 마을 근처의 한 동굴에 거처를 정했다. 그들이 이곳에 머무는 중에 마리아는 그리스도를 해산했고, 구유에 뉘였다. 아라비아에서 온 박사들은 이곳에서 그리스도를 만났다(Joseph took up his quarters in a certain cave near the village; and while they were there Mary brought forth the Christ and placed Him in a manger, and here the Magi who came from Arabia found Him).

알렉산드리아 출신 오리겐(185–c.254)의 글이다: 베들레헴의 동굴은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곳이고, 동굴에 있는 구유에 예수님은 강보에 싸여 뉘이셨다. 이 지역과 먼 곳에서 온 순례자들의 이야기는, 이 동굴에서 예수님은 태어나셨고, 그리스도인들로부터 경배를 받으셨다는 것이다(In Bethlehem the cave is pointed out where He was born, and the manger in the cave where He was wrapped in swaddling clothes. And the rumor is in those places, and among foreigners of the Faith, that indeed Jesus was born in this cave who is worshipped and reverenced by the Christians)

저스틴의 생각에는 몇 가지 문제들이 있다. 첫째, 예수님은 베들레헴 외곽이 아닌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마 2:1, 눅 2:11). 둘째,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바로 그 날 밤에 메시아를 경배한 이들은 들에서 자기 양떼를 지키던 목자들이었다(눅 2:12). 동방으로부터 온 박사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베들레헴에 나신 예수님을 경배하였다(마 2:1-12).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마리아가 예수님을 해산하던 날에는 사관에 있을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구유에 뉘였지만, 그 다음 날, 며칠 지난 후에도 계속 구유에 뉘인 채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아기 메시아를 돌보았을 것으로 생각할 수 없다. 동방의 박사들이 ‘집에 들어가 (마 2:11)’ 예수님을 경배할 때는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났던 때로, 저스틴은 이런 상황을 간과하였다. 셋째, 저스틴의 생각에 오류는 이스라엘 시대의 집 구조를 몰라 ‘구유에 뉘였다’는 말에 기초하여 예수님의 탄생 장소를 동굴로 연결시켰다. 예수님은 동굴 보다는 가축과 함께 생활하는 집의 축사에서 태어나셨다는 것이 옳다.

▲이스라엘의 전형적인 주택의 모습.네 개의 방이 있는 집(four room house) 또는 기둥을 세워 건축한 집이기에 기둥 집(pillared house)이라 부른다. / 두루Tentmaker고문 이주섭 목사 제공

▲이스라엘의 전형적인 주택의 모습.네 개의 방이 있는 집(four room house) 또는 기둥을 세워 건축한 집이기에 기둥 집(pillared house)이라 부른다. / 두루Tentmaker고문 이주섭 목사 제공


이스라엘 시대의 집 구조를 본다. 이스라엘 시대의 전형적인 주택 구조는 사람과 가축이 함께 거하는 집이었다. 집 구조는 두 줄로 기둥들을 세워 지붕을 받쳤다. 집의 내부는 기둥을 중심으로 세 구역으로 나뉘었으며, 안쪽에 또 하나의 방을 마련한 네 개의 방이 있는 집(four room house)으로 또는 기둥을 세운 주택이기에 기둥 집(pillared house)으로도 부른다. 기둥으로 받친 옥상은 롤러를 사용하여 흙이나 석회를 깔고 평평하게 다졌다. 그리고 옥상에 이층 방을 만들었다. 그래서 아래층은 가축의 축사, 음식을 저장하는 창고, 음식을 요리하는 부엌, 가내 작업 공간으로 이용했으며, 위층은 가족의 침실로 사용하였다.

첨부한 그림을 참고하면, 집의 중앙에 불을 피운 화덕이 있다. 화덕 밑에는 한 여인이 맷돌을 사용하여 곡식을 갈고 있다. 그리고 화덕 위에는 석회암을 파서 만든 물 웅덩이에서 물을 긷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옆으로 한 여인이 서서 직조틀에 직물을 짜고 있다. 집으로 들어가는 문 왼쪽으로 축사가 있다. 그 축사 위의 이층은 가족의 침실이다. 침실을 축사 위층에 만든 이유는 겨울철 가축으로부터 온기가 위층으로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이층의 침실은 한 가족이 충분히 잠자고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베들레헴은 동쪽 유대 광야에서 양과 염소를 돌볼 수 있으며, 마을 가까운 곳에서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촌 마을이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그 날 밤에 마리아와 요셉은 이층 방과 같은 여유 공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가축의 축사를 이용하였고, 이곳을 해산의 장소로 이용한 마리아와 요셉은 아기를 강보로 싸서 축사의 구유에 뉘였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곳은 (로만 캐톨릭이 말하는 것처럼) 베들레헴에서 벗어난 마을 외곽의 동굴이 아니라 마을에 위치한 일반 주택의 축사가 유력하다. 그러므로 인류의 첫 크리스마스는 가정집의 축사에서 있었다.

이주섭 목사
현)두루Tentmaker(www.eduru.co.kr/두루투어/두루에듀/두루문화원) 고문
현)조지아 크리스챤 대학교 (Georgia Christain University) 역사 지리학과 교수
현)성서지리연구원 (Institute of the Biblical Geography) 원장
전)예루살렘 대학 역사학과에서 고대 성읍, 히브리 대학 고고학과에서 고대 도로를 수학
전)4X4 지프를 이용하여 방문 가능한 모든 성경적인 유적들을 탐방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전국원로목사연합회(회장 김산복 목사)가 3월 31일 오전 감리교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리교 내 친동성애적·좌파적 기류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며 시정을 촉구했다.

감리교 원로목사들, 교단 내 친동성애적·좌파적 기류 규탄

총회서 퀴어신학 이단 규정한 것 지켜야 요구 관철 안 되면, 감신대 지원 끊어야 좌파세력 준동 광풍 단호히 물리칠 것 기독교대한감리회 전국원로목사연합회(회장 김산복 목사)가 3월 31일 오전 감리교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리교 내 친동성애적·좌파…

꾸란 라마단 이슬람 교도 이슬람 종교 알라

꾸란, 알라로부터 내려온 계시의 책인가?

이슬람 주장에 맞는 꾸란이 없고, 꾸란 주장 맞는 역사적 증거 없어 3단계: 꾸란은 어떤 책인가요? 이슬람의 주장: 꾸란은 알라의 말씀입니다. 114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꾸란은 하늘에 있는 창조되지 않은 영원하신 알라의 말씀이 서판에 있는 그대로 무함마드…

한교봉, 산불 피해 이웃 위한 긴급 구호 활동 시작

한교봉, 산불 피해 이웃 위한 긴급 구호 활동 시작

한국교회봉사단(이하 한교봉)이 대규모 산불 피해를 입은 영남 지역을 대상으로 1차 긴급 구호 활동에 나섰다. 한교봉은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교회와 성도 가정을 직접 방문하며, 무너진 교회와 사택, 비닐하우스와 농기구 등으로 폐허가 된 현장을 점검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