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트 몰러 총장 “동성애 논란은 새로운 매카시즘”

미주 기독일보 기자  news@chdaily.com   |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축도자 변경 논란 두고 촌평

▲앨버트 몰러 총장. ⓒ남침례신학교

▲앨버트 몰러 총장. ⓒ남침례신학교

“미국에 새로운 매카시즘이 출현했다.”

남침례신학교의 앨버트 몰러 총장은 루이 기글리오 목사가 동성애 지지자들의 공세로 인해 결국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축도를 포기한 것을 보고 이렇게 한탄했다.

미국 대통령이취임위원회측은 현대판 노예로 살아가고 있는 인신매매 남성과 여성, 어린이들을 구출해 온 기글리오 목사의 공로를 인정해 그를 축도자로 선정했었다. 그는 패션 컨퍼런스(Passion Conference)를 통해 미국의 청년 부흥 운동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기글리오 목사가 20년 전 “동성애는 죄”임을 지적하며 “기독교인들은 동성애 이슈에 관해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 그들은 예수님의 치료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발언한 것이 알려졌다. 이 설교는 한 자유주의 단체의 블로그에 올라 왔으며, 동성애 지지자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결국 기글리오 목사는 축도를 스스로 포기했고 이취임위원회는 “기글리오 목사가 그런 발언을 했는지 몰랐다. 이 (설교)는 미국의 번영과 다양성을 축복하기 위한 우리의 뜻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글리오 목사의 사퇴는 동성애 논쟁과 관련된 미국의 변화에 있어서 중요한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다. 먼저는 동성애 지지자들의 ‘인권 논쟁’이 대세로 기울어졌음을 확증해 주었다. ‘동성애는 죄’라는 등식이 ‘동성애는 인권’이라는 등식으로 확실히 변화된 것이다. 동성애 문제를 인권적 측면에서 접근해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전략은 가히 성공적이었고, 이제 동성애 교육이 공립학교에서 이뤄지고 동성애 치료는 불법으로 규정될 위기까지 왔다.

기글리오 목사가 축도자로 선정된 이유는 현대사회에서 여전히 노예로 살고 있는 2천7백만여명의 사람들을 구호·구출해 낸 공로 덕이었다. 같은 인권인데, 하나는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사람 되게 하는 인권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인권이다. 미국은 오늘날 천부인권이 아닌 방종적 인권을 선택했다.

둘째는 몰러 총장의 말대로 동성애라는 이슈에 대한 매카시즘의 재출현이다. 당신이 어떤 일을 하든지 “동성애에 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을 받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인권’이라 답하면 손잡고, ‘죄’라고 답하면 여러 패거리가 달려 들어서 이것저것 따져 들며 결국 몰아내 버리는 정치 공작과 공세가 주를 이룰 것이다. 누군가를 정치적 이유로 공격하려 한다면 동성애만큼 좋은 주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가 반동성애자라는 소문만 흘리면 이 사회에서 얼마든지 매장시킬 수 있는 시대, 바로 그 시작선을 기글리오 목사 사건이 그었다.

그런 점에서 기글리오 목사의 사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신앙적 소신을 지키기 위한 그의 심적 갈등을 생각할 때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일은 이취임위원회의 해명이다. 그들은 기글리오 목사의 반동성애적 소신이 미국의 번영과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들이 기글리오 목사를 대신할 축도자로 찾는 사람의 첫번째 기준은 친동성애적 소신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제 동성애에 대한 견해는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의 사회 활동을 제약하는 첫번째 기준이 됨과 동시에, 사회에서 출세 여부를 가름하는 첫번째 조건이 되고 있다. 미국에선 정치계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친동성애자라는 눈도장을 찍어야 가능한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느낌이다. 동성애에는 무한한 관용이, 반동성애에는 용납불가한 비관용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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