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욕심 아닌, 아름다운 예배당 위한 열정 있어야”

김은혜 기자  grace@chtoday.co.kr   |  

[교회 건축 이야기]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김대식 대표

교회 건축이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뾰족한 첨탑은 사라지고, 기능성·심미성을 고려한 교회들이 선보이며 한국 건축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 본지는 2013년을 맞아 교회 건축을 위해 밤낮 뛰어다니고 있는 관련 기업들을 탐방한다. 두번째로 지난 28년간 양재동 횃불회관을 시작으로 금란교회와 부산 수영로교회, 연세중앙교회 지명현상, 일산거룩한빛광성교회, 울산 우정교회 등 굵직한 교회건축설계를 수행해온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김대식 대표를 만났다.

-교회 건축에 뛰어드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1985년 하나그룹 내 계열사에서 건축일을 시작했는데, 사회 초년생일 때 양재동 횃불센터 건축설계가 당선됐습니다. 그 이후 많은 요청들이 오며 교회 건축을 자연스럽게 맡게 됐습니다. 2004년 교회 건축만 전문적으로 책임질 회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어릴적 꿈은 세상에 다리를 놓는 ‘교량설계자’가 꿈이었으나,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건축가’의 길로 들어섰으며 지금은 사람과 하나님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는 ‘교회건축가’가 되었습니다.”

-시공한 교회 중 대표작으로 꼽는 교회를 소개한다면.

▲김대식 대표는 횃불회관을 시작으로 60여 교회 건축에 참여했다. ⓒ하나플러스건축사사무소
▲김대식 대표는 횃불회관을 시작으로 60여 교회 건축에 참여했다. ⓒ하나플러스건축사사무소

“1987년 양재동 횃불회관을 시작으로 금란교회, 부산 수영로교회, 연세중앙교회 지명현상, 일산 거룩한빛광성교회, 군포제일교회, 강남중앙교회, 세계로금란교회 등이 있으며, 현재 고척교회와 아현교회 등이 건축 중에 있습니다.

▲금란교회.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금란교회.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망우리 금란교회는 우여곡절 끝에 만들었습니다. 금란교회를 건축하며 수영로교회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수영로교회도 7년 정도 걸렸는데, 처음에는 공장부지에 지으려고 했으나 주민 반대로 못했었습니다. 이후 비행장이 해체되고 그 지역이 개발되며 허가가 나, 건물 짓는 것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수영로교회가 완성되며 바로 광성교회 설계가 당선됐는데, 이것이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가 탄생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수영로교회는 건축 후 폭발적인 교회 성장을 경험했다.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수영로교회는 건축 후 폭발적인 교회 성장을 경험했다.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거룩한빛광성교회는 그 이전에 하던 교회설계들이 다 떨어지면서 낙심하고 있을 때 맡게 된 곳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광성교회는 교회 건축한 이들이 한 번씩 와서 보고 가는 곳으로, 교회 디자인의 영향력이 큰 곳입니다. 건축 후 교회 성장도 크게 된 곳이기도 합니다.

▲교회 건축 디자인으로 유명한 광성교회. 이 교회도 건축 후 폭발적인 교회 성장을 이뤘다.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교회 건축 디자인으로 유명한 광성교회. 이 교회도 건축 후 폭발적인 교회 성장을 이뤘다.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하나그룹에서 교회 건축을 할 때는 신앙적 배경이 들어가 작업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작품이다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없었는데, 광성교회는 신앙의 연장선상에서 설계하고 건축했던 곳입니다. 건축도 성공적으로 잘됐으며,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당시 혁신적인 것이었습니다. 광성교회나 수영로교회는 건축을 기점으로 둘 다 양적 성장을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함창감리교회는 작은 규모지만 아름다운 예배당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함창감리교회는 작은 규모지만 아름다운 예배당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건축가와 교회 성도와 목회자가 하나돼 아름다운 건축물로 완공된 도계감리교회.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건축가와 교회 성도와 목회자가 하나돼 아름다운 건축물로 완공된 도계감리교회.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경상북도 상주시 함창읍에 위치한 함창감리교회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에 위치한 도계감리교회는 120평 소규모 교회지만 교회와 건축가 한 마음이 돼 건축한 곳입니다. 대규모 교회는 의사 결정하는 이들이 많기에 건축가가 쓰임받는 부분이 작지만 작은 교회는 건축가가 적극적으로 교회 건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건축하며 교회와 건축가가 하나돼 쓰임받기를 원했는데, 이 교회들은 같은 마음으로 일했기에 더 아름다운 예배당이 됐습니다. 헌당예배를 찾아온 이들이 다 감동받는 그 자체가 교회 건축입니다. 앞으로 한국교회 건축은 규모를 떠나 한 마음으로 건축함으로 완공 후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파주에 있는 세계로금란교회.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파주에 있는 세계로금란교회.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건축 완공을 앞두고 있는 고척교회 투시도.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건축 완공을 앞두고 있는 고척교회 투시도.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현재 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아현성결교회 투시도.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현재 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아현성결교회 투시도.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

-교회 건축에 있어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김대식 대표는 건축가와 교회 관계자들이 한 마음이 되었을 때 아름다운 건축물을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영웅 기자

▲김대식 대표는 건축가와 교회 관계자들이 한 마음이 되었을 때 아름다운 건축물을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영웅 기자

“열정입니다. 필요한 기능이 최적화된 교회 건축 디자인도 뛰어나야 하지만, 아름다운 예배당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건축가에도 교회 관계자들에게도 있어야 합니다. 건축가와 목회자와 성도들이 한 마음이 돼야 합니다.

120평 되는 작은 교회를 지을 때 담임 목사님이 이루고자 하는 열정이 강했기에 우리의 디자인을 받아들여 적은 예산으로 아름다운 교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또 그 열정이 하나님을 향해 있어야 합니다. 교회 건물 자체를 향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있을 때 결과물이 더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교회 건축물은 하나님께로 향한 예배를 포함, 전도·교육·봉사·지역선교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한 복합적인 구성체입니다. 교회는 건물을 지으며 성장합니다. 물론 교회는 말씀이 밑바탕이 되지만, 교회 성장에 건축은 필요했습니다. 수영로교회와 거룩한빛광성교회는 건축 후 10배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교회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늘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건축을 하면 안됩니다. 판교 신도시에 필요 이상으로 크게 문제가 된 교회들이 있는데, 사람의 욕심으로 건물을 지으면 안됩니다.

건축은 교회 발전 비전에 맞춰 한 단계씩 나가야 합니다. 세계로금란교회는 건축 연면적 250평을 지었더니 금새 500명의 예배당이 가득 넘쳐, 다음 단계에 2천명이 들어갈 수 있는 예배당을, 그 다음은 연면적 6천평에 5천명이 들어갈 수 있는 교회 건축 계획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군포제일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6천평의 교회 건물을 짓겠다는 것을 말렸습니다. 1,400평의 못생긴 땅에 예배당을 만든 뒤 남게 되는 반듯한 땅은 이후 다양한 건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줬습니다. 한꺼번에 이루려고 하면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성장할 것이라는 욕심만으로 무리하게 건축하면 빚더미에 올라 교인들도 힘들어하며 사라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크리스천들로 구성된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는 매주 예배를 드리며 시작하고 있다. 이들은 매일 12시 15분부터 30분까지 하나플러스의 비전을 위해 기도를 드리고 있다. ⓒ고영웅 기자

▲크리스천들로 구성된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는 매주 예배를 드리며 시작하고 있다. 이들은 매일 12시 15분부터 30분까지 하나플러스의 비전을 위해 기도를 드리고 있다. ⓒ고영웅 기자

-하나플러스건축사 사무소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교회 건축에 있어 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가고 싶습니다. 교회건축물은 우리 믿음의 상징적 장소로서의 경건함과 신앙고백과 죄의 회개를 통한 거듭남의 엄숙함, 하나님과의 영적 교감을 위한 신령함이 그 공간에 내재되어 있어야 합니다. 성도들의 영적 안식처로서 교회 공간이 제 역할을 할 때 우리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바로 세워지는 기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통념과 관습에 얽매인 주류보다는 변화를 수용하고 혁신을 추구하는 적극적 자세로 한국교회 건축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함으로 예술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복음의 전당 디자인에 우리들의 꿈을 펼쳐 보고자 합니다. 물론 우리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하나님이 만들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통일 후 북한에 지을 교회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교회 건축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북녘 땅에 한꺼번에 교회들이 세워질 때 제대로 된 교회들이 세워지기를 기도하고 꿈꾸고 있습니다. 교회 건축물에는 시대적인 철학과 자기 색깔이 묻어나야 합니다. 몇 년밖에 안 됐는데 쓰레기가 되는 건축물이 아니라, 최소 50년 100년 이상 유지되는 건축물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성도들이 예배드리는 공간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교회 건축을 하고 싶습니다. 교회 건축 소명을 가지고 현장에서 일생을 다한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처럼 교회 건축 현장에서 직접 교회와 호흡하며 성전 건축을 완성할 것입니다.”

김대식 대표이사는

1955 년생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홍익대학교 건축도시 대학원 졸업
1984 ~ 2004
(주) 종합건축사 사무소 하나그룹 부사장
교회 건축 디자이너
2004 ~ 현재
(주) 하나플러스 건축사 사무소 대표이사
교회 건축가

건축가 협회 정회원(제1481호)
1984년도 제3회 건축대전 입상
1987년도 횃불회관(양재동) 설계경기 당선
1998년도 천안시 건축문화상: 대성 감리교회
2008년도 경기도 건축문화상: 성문교회

주요 경력

횃불 선교센터
금란교회
창원 상남교회
수영로 교회(부산)
대성 감리교회(천안)
광성교회(일상)
성문교회(부천)
총신대 사회교육 대학원
연세 중앙교회(지명현상)
서울 장신대 해성홀
우정교회(울산)
크리스천 세계 선교센터(신도림)
고척교회(고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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