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탐방] 주전 8세기 예루살렘의 식탁 메뉴 하나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서 양식을 비같이 내리리니 백성이 나가서 일용할 것을 날마다 거둘 것이라 이같이 하여 그들이 나의 율법을 준행하나 아니하나 내가 시험하리라(출 16:4)

매일의 양식은 삶을 유지하는 데 절대 필요하다.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일용할 양식(daily bread)’을 위하여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말씀하셨다(마 6:11, 눅 11:3). 비잔틴 시대의 일부 수도사들은 하루 한 끼, 그것도 소량의 음식만을 섭취하며 수도 생활을 하였다. 1세기 쿰란 공동체의 경건한 유대인들은 정결 의식을 거친 음식을 하루 두 번 식사하였다. 현대인들은 하루에 세 번 식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루에 한 끼 또는 세 끼 식사를 할 수 있지만, 식사를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40년간 만나를 먹고 생활했다. 갈멜산에서 ‘여호와 하나님만이 유일하신 하나님이심’을 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분명히 보여 알게 했던 엘리야 선지자가 이세벨의 위협에 놀라 갈멜산에서 브엘세바를 거쳐 시내산으로 도피했을 때에, 성경은 그 상황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엘리야가) 일어나 먹고 마시고 그 식물의 힘을 의지하여 사십 주 사십 야를 행하여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니라(왕상 19:8).

▲사렛 청과물 가게에서 찍은, 이스라엘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 ⓒ두루Tentmaker[두루투어/두루에듀/두루문화원] 고문 이주섭 목사 제공

▲사렛 청과물 가게에서 찍은, 이스라엘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 ⓒ두루Tentmaker[두루투어/두루에듀/두루문화원] 고문 이주섭 목사 제공

약속의 땅에 들어온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주로 중앙 산지에 정착하였다. 그들은 거친 산지를 개간하여 계단식 경작지로 만들어 부족한 농지를 확보했으며, 바위를 파서 만든 물 웅덩이에 빗물을 저수하여 부족한 물을 활용하였다. 추수하고 남은 잉여 곡식은 거대한 저장 창고를 만들어 저장하였는데, 이런 시설들은 므깃도와 하솔 유적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반 백성들은 가정에 필요한 양식을 크게 만든 토기에 보관하였다.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의 주된 양식은 빵, 포도주, 기름과 관련이 있다. 신명기에는 이렇게 기록하였다: 너를 사랑하시고 복을 주사 너로 번성케 하시되 네게 주리라고 네 열조에게 맹세하신 땅에서 네 소산에게 은혜를 베푸시며 네 토지 소산과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풍성케 하시고 네 소와 양을 번식케 하시리니(신 7:13, 왕하 18:32).

이스라엘 사람들의 양식은 게셀 달력, 아라드 오스트라카, 사마리아 오스트라카와 같은 고대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밭에서 나온 소출 외에도 나무, 가축을 통해서도 양식을 취하였다. 가나안 땅의 대표적인 산물은 밀, 보리, 무화과, 포도, 올리브, 석류, 그리고 종려나무(신 8:8)이다. 성경은 그 땅을 가리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표현한다(출 3:8).

<이스라엘 왕국 시대의 곡식 저장용 대형 토기. 두루Tentmaker[두루투어/두루에듀/두루문화원] 고문 이주섭 목사 제공>

성경에 기록된 이스라엘 백성들의 주된 양식은 새로운 음식이 도입된 이후에도 계속 사용되었다. 쌀은 페르시아 시대에 팔레스틴에 소개되었으며, 먼 나라와의 국제 대상 무역을 전담했던 나바티안이 주로 활동했던 헬라 시대에는 더 많은 음식 종류가 팔레스틴에 소개되었다. 사탕수수는 로마 시대에 소개되었다. 지중해로부터 수입된 생선이 이스라엘의 식탁에 오르기도 했다.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생선의 경우는 식탁 메뉴로 삼기 어렵지만, 그에 대한 고고학적 증거가 있어 이를 소개한다.

2007년 9월, 이스라엘 고고학 협회의 엘리 슈크론(Eli Shukron)과 하이파 대학 고고학 교수 로니 리흐(Ronny Reich)는 예루살렘의 다윗 성을 발굴하고, 한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하였다. 다윗 성 한 주거지에서 다량의 동물 뼈와 생선 뼈들이 발견된 것이다. 이들 뼈들은 대부분 양, 염소의 뼈들이며 또 많은 생선 뼈들도 발견되었다. 예루살렘은 중앙 산지의 높은 언덕에 위치하므로 지중해 바다와 갈릴리, 요단강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싱싱한 물고기를 예루살렘으로 공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예루살렘 마하네 예후다 생선 가게에서 판매하는 생선들. 두루Tentmaker[두루투어/두루에듀/두루문화원] 고문 이주섭 목사 제공>

고고학자들은 발견된 생선 뼈들을 하이파 대학의 이 분야 전문가인 오므리 레나우(Omri Lernau)에게 보내어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래서 레나우(Lernau)는 다윗성에서 발견된 생선 뼈들을 분석한 결과, 나일강의 농어(perch), 지중해에서 잡은 숭어, 도미, 민물에서 잡은 메기도 포함되었다. 나일강의 농어는 이집트에서 수입된 것이다. 사진은 예루살렘, 마하네 예후다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모습이다.

다윗 성에서 발견된 생선 뼈들은 주전 9세기 후반에서 8세기 중반에 해당되는 지층에서 발견되었다. 생선은 당시의 상황에서 볼 때, 쉽게 부패해 운반과 보관이 어려운 비싼 식품이었다. 다윗 성에서 발견된 생선 뼈들은 예루살렘의 부유한 집의 식탁에 올랐던 음식이었을 것이다.

발견된 뼈들의 연대와 비슷한 시기에 예루살렘 성문 가운데 어문(fish gate)으로 불렸던 성문도 있었다(역대하 33:14, 스바냐 1:10, 느헤미야 3:3). 예루살렘에 형성된 어시장은 어문(fish gate) 근처에 있었을 것이다.

주전 5세기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에 거주하던 유력한 사람들을 책망하였는데, 안식일에 매매하는 일과 관련되었기 때문이다. 느헤미야 시대에 예루살렘에 거주하던 두로 사람들은 물고기와 각종 물건을 판매하였는데 특별히 안식일에도 장사하였기 때문이다: 내가 유다 모든 귀인을 꾸짖어 이르기를 너희가 어찌 이 악을 행하여 안식일을 범하느냐(느 13:17).

현대 가정의 식탁에도 올라오는 생선이 과거 예루살렘 사람들 식탁에도 식사 메뉴였다는 증거를 보니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믿음이 날로 새롭다.

이주섭 목사
현)두루Tentmaker(www.eduru.co.kr/두루투어/두루에듀/두루문화원) 고문
현)조지아 크리스챤 대학교 (Georgia Christain University) 역사 지리학과 교수
현)성서지리연구원 (Institute of the Biblical Geography) 원장
전)예루살렘 대학 역사학과에서 고대 성읍, 히브리 대학 고고학과에서 고대 도로를 수학
전)4X4 지프를 이용하여 방문 가능한 모든 성경적인 유적들을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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