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과, 타 학과에 비해 인기 상대적 저조
2013학년도 입학 시즌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국내 각 신학대학교들 역시 신입생 모집을 마무리하고 새 학기 준비에 한창이다. 그렇다면 주요 신학대의 학과별 경쟁률(정시모집 일반전형 기준)은 어떻게 될까.
올해 아직 지원 현황을 공개하지 않은 총신대학교는 지난해 총 307명 모집에 896명이 지원, 2.92: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학과별로 보면 신학과 1.97:1, 아동학과 3.25:1, 사회복지학과 3.06:1, 기독교교육과 3.86:1, 영어교육과 2.17:1, 역사교육과 3.20:1, 유아교육과 2.65:1 등이다. 그리고 예능계열에선 교회음악과(피아노)가 18명 모집에 110명이 지원, 6.11:1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다. 신학과의 경쟁률이 타 학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는 올해 총 113명 모집에 271명이 지원, 2.4: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학과별로는 신학과 2.28:1, 기독교교육과 2.36:1로 각각 집계됐다. 예능계열에선 피아노 전공이 5.2:1로 가장 높았지만 나머지 학과들도 2~3:1 정도의 경쟁률을 유지했다. 총신대에 비해 학과가 많지 않지만 장신대 역시 신학과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었다.
감리교신학대학교는 학부에서 신학부만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경쟁률은 주요 모집군인 나군이 1.77:1, 10명을 모집하는 다군이 8.5:1이었다. 타 학과 자체가 없어 상대적 비교가 어렵지만, 주요 모집군인 나군의 신학부 경쟁률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감리교 계열의 또 다른 대학인 목원대학교는 올해 가군에서 신학과가 3.21: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같은 군의 다른 학과와 비교하면 높지도 낮지도 않은 결과다. 하지만 다른 모집군인 나군에서 신학과는 1.77:1의 경쟁률로, 다른 학과가 대부분 2~4:1의 경쟁률을 보인 것에 비해 낮은 결과를 나타냈다.
서울신학대학교는 올해 총 216명 모집에 1,203명이 지원하면서 경쟁률 5.57:1을 기록했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학과는 실용음악과 보컬 전공으로 무려 39.8:1이었다. 그 밖에 드럼·타악기 전공도 36:1을 기록하는 등 주로 실용음악과의 인기가 높았다. 예능계열 역시 교회음악과 피아노 전공 6.18:1, 성악 6.16:1, 작곡 6:1 등 강세를 보였다. 또 유아교육학과 6:1, 보육학과 4.23:1, 사회복지학과 3.83:1 등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신학과는 3.36:1로 타 학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이처럼 각 학과의 경쟁률을 종합해 보면 신학대에서 주로 예능계열의 학과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반면 신학과는 상대적으로 그 인기가 떨어졌다. 한 신학대 입학 관련 부서의 관계자는 “특히 음악 관련 학과의 경우 졸업 후 교회에서의 활동이 어느 정도 보장돼 있어 인기가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학부에서 신학과는 신대원 등의 영향으로 과거부터 지원률이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학부와 달리 일부 학교에서 신학대학원의 경쟁률은 꽤나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총신대 신대원(M.Div.)의 경우 지난해 304명 모집에 1,020명이 몰려 3.36: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장신대 신대원 역시 올해 300명 모집에 985명이 지원, 3.28: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런 현상은 대개 목사 안수의 기준이 ‘목회학 석사’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학부 신학과 무용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 신학과를 나온 학생이나 그렇지 않은 학생이나 결국 목회자가 되기 위해선 신대원 졸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대원 입학시 학부 신학과 졸업 학생들에게 약간의 가산점이 주어지지만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국내 모 신학대 학부 신학과를 나와 신대원생이 된 한 학생은 “학부에서 배운 것과 대학원에 들어와 배운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교수들도 비슷하다”며 “일반대 갈 것을 괜히 (신학대에) 왔다는 후회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대 출신 신대원생 동기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친구들도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