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옥박사 기독문학세계] 빛의 프롤로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잃어버린 낙원을 찾아서(5): 존 밀턴의 <실락원>을 중심으로

▲송영옥 교수(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영남신대 외래교수).
▲송영옥 교수(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영남신대 외래교수).

3권으로 들어가며, 빛의 프롤로그

우리는 빛을 좋아한다. 빛 속에 살기를 원한다. 어둠이 있어야 하고 지옥이 있어야 낙원을 볼 수 있을지라도, 먼저 빛을 노래하고 빛을 구한다. 얼마 전 지적장애인들의 최대 스포츠 축제인 동계 스페셜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렸다. 전체 뇌의 10퍼센트만 가지고 태어난 박모세 군이 애국가를 불렀다. 태어나기 전 생존 불가능 판정을 받았음에도, 그의 어머니는 생명의 주관자인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모세 군을 낳았다. 그러나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어 그는 한 달만에 병원에서 쫒겨났다.

그러나 어머니는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모세의 생명을 맡기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지고한 사랑을 부어 모세를 키웠다. 의학은 모세 군에게 중복장애 1급 판정을 내렸으나, 모세의 뇌는 회복단계에 들어섰고 스페셜올림픽에서 기적의 주인공으로 태어났다.

그의 일화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의 일화는 소망의 빛으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106개국 선수들 2천여명의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투혼 역시 빛이었다. 너무 쉽게 생명을 포기하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워준 빛이었다. 그들의 낙원은 그 빛 속에 있었다. 그들은 이 시대의 또 하나의 밀턴이었다.

나로 하여금 사탄과 어둠과 지옥을 노래한 <실락원> 제1권과 2권을 뛰어넘어 3권으로 먼저 오게 한 것은 ‘이 시대의 밀턴들’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실낙원> 제3권, 이 빛의 서시 속에는 이 노래를 쓸 당시 완전히 시력을 상실한 밀턴 내면의 슬픔이 있고, 그것을 뛰어넘은 빛에의 염원이 절절히 배어 있다. 그의 빛은 하나님 자신이었다. 그는 하나님을 빛 자체로 인식하였다. 그 빛은 창조되지 않은 ‘찬란한 본질의 찬란한 분출’이었다. <실락원> 제3권, ‘빛의 빛’ 프롤로그를 보자.

오오 영광 있으라 거룩한 빛이여, 하늘의 초생아여.
(Hail holy Light, offspring of Heav’n first-born)
그대를 영원자와 공존하는 영원한 빛이라고
(Or of th’ Eternal coeternal beam)
부르는 것이 마땅치 않겠는가? 하나님은 빛이시며
(May I express thee unblamed? Since God is Light)

실명 중에 밀턴이 인식한 빛, 곧 하나님은 영원 전부터 인간이 함부로 접근할 수 없는 빛, 오로지 하나님 자신으로만 계시는 빛이다. 나는 밀턴을 공부하기 전에는 하나님께서 빛을 창조하셨다고 생각하였다. 목사님의 설교에서도 그렇게 들었다. 창세기 1장 3절 말씀이었다.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Let there be light, and there was light)’.

그러나 밀턴은 빛은 창조된 것이 아니라, 근원적인 하나님의 본질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3권 제6행은 ‘빛은 창조되지 않은 찬란한 본질의 찬란한 분출(Bright effluence of bright essence increate)’이라 노래한다. 이것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신학적으로 나는 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밀턴이 인식한 빛, 밀턴이 고백한 하나님의 본질에 동의한다.

<실락원> 제 3권, 이 빛의 서시 속에는 이 노래를 쓸 당시 완전히 시력을 상실한 밀턴의 내면의 슬픔이 있고, 그것을 뛰어넘은 빛에의 염원이 절절히 배어있다. <실락원>은 작품이 발표된 1667년 당시에는 모두 10권이었으나, 1674년 재(再)판에서 밀턴은 12권으로 재편성 하였다. 여기에서 나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밀턴이라는 인물에 대하여 그리고 <실락원> 전체의 개요를 먼저 이야기하려 한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정우성

“나경원 의원, 정우성 혼외자 논란에 생활동반자법 주장?”

동성 간 결합 문호만 열어줄 것 아이에겐 ‘결혼한 가정’ 필요해 시류 영합 치고 빠지기 식 입법 배우 정우성 씨 혼외자 출산 논란에 대해 저출산고령화사회부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비혼 출산 아이 보호 차원의 ‘등록동거혼제’ 도입을 주장…

정년이

<정년이>: 한국형 페미니즘과 폐쇄적 여성우위, 그리고 동덕여대 사태

는 웹툰 원작의 tvN 12부작 드라마로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유행했던 여성들만의 창극인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천재 소리꾼’ 정년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윤정년(김태리)을 비롯해 허영서(신예은), 강소복(라미란), 문옥경(정은채)…

개혁신학포럼

개혁교회, 성경적 이주민 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

개혁신학포럼 제25차 정기세미나가 11월 30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은혜교회 교육관에서 개최됐다. ‘개혁교회와 다문화사회’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는 개회예배 후 최더함 박사(마스터스세미너리 책임교수)가 ‘다문화사회와 개혁교회의 사명과 역할’, 김은홍 …

한가협

2023년 신규 에이즈 감염 1,005명… 전년보다 5.7% 감소

남성이 89.9%, 20-30대 64.1% 감염 경로 99.6% ‘성적 접촉’ 男 56.7%가 ‘동성 간 성접촉’ 마약 주사기 공동사용 0.4% 2023년 신규 에이즈 감염자가 1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한국가족보건협회(대표 김지연 약사, 이하 한가협)가 질병관리청이 발…

샬롬나비

“한미 동맹 인정하면서, 그 산파 ‘이승만·기독교’ 부정하는 건 문제”

제29회 샬롬나비 학술대회가 ‘한미동맹 70주년과 한국 기독교’라는 주제로 11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개최됐다. 2부 주제발표회에서는 김영한 상임대표(기독교학술원 원장)가 ‘이승만의 기독교 정신과 건국, 한미동맹’을 주제로 강연…

통일비전캠프

“물 들어와야 노 젓는다? 통일과 북한선교, 미리 준비합시다”

북한 열리지 않는다 손 놓지 말고 복음통일 믿고 깨어 기도 필요해 주어진 시대적 부르심 반응해야 통일, 예기치 않은 때 오게 될 것 다음 세대, 통일 대한민국 살 것 이번 캠프, 새로운 역사 ‘트리거’ 비전캠프, 하나의 꿈 갖는 과정 치유, 평화, 하나 됨 사…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